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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일자리 지키기와 노사안정- 한장규(경남경영자총협회 회장)

  • 기사입력 : 2013-01-1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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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08~2009년의 금융위기 이후 다소 빠른 회복세를 보이던 세계 경제가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에 봉착하면서 또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져 세계적인 경기부진이 지속·심화돼 우리 경제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장률을 보이며 지난 한 해를 마감했다.

    그러나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달성과 세계 8위의 교역국 반열에 오르고, 주요국들의 신용등급이 연이어 하락하는데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상향되는 쾌거를 이룬 것은 다행한 일이며, 우리 경남의 주요 수출기업들이 600억 달러 수출 고지를 지켜낸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로, 우리 지역 근로자들과 기업들이 쏟은 땀과 열정의 결실이었다.

    그동안 경남 수출을 이끌어온 기계와 조선의 산업구조를 고도화, 고부가가치화하는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산업과 항공 복합재·부품 산업 등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고 기울인 우리 경남 기업들의 노력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올해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그늘에서 우리 경제의 저성장 기조는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새 정부 출범과 더불어 불어올 전방위적인 새바람은 경영환경의 다양한 변화를 불러올 것이며, 많은 기대와 책임을 부여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우리 기업은 수출 둔화, 소비 부진, 가계부채 증가 등 3대 악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수익성은 날로 하락하고 부채부담이 가중되는 등 재무 및 사업구조가 악화될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비상경영이 올해의 화두라고 여기고 있으며, 연초 경총에서 실시한 최고경영자 경제 전망 조사에서도 올해의 경영기조를 ‘긴축’으로 설정한 CEO가 전체의 51.2%에 달하는가 하면, 10명 중 4명은 매출급락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의 고용사정도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올해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이 14.9%, 채용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했다는 기업이 10%에 이르고 있다고 하니 고용시장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일자리 만들기의 주체는 기업이다. 기업이 일자리를 늘리는 데 소극적이고 투자를 주저한다면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실업자가 늘어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 기업도 경제성장의 주역인 베이비붐 세대가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여기에 정부도 경제민주화와 복지증진을 위한 정책개발도 중요하지만,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기업과 현장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이고 다각적인 경기부양책을 마련해 하루빨리 위축된 기업의 투자심리를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노사관계이다. 작년은 2011년도에 비해 노사분규 횟수가 2배 가까이 증가했고, 최근 6년 이래 최고치의 근로손실일수를 기록했으며, 분규가 발생하면 대화와 타협으로 풀기보다는 정치적 이슈로 부각시켜 해결하려는 현상, 즉 노조의 정치화가 급속히 진행된 해였다.

    기업의 경쟁력은 노사관계의 안정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강한 경쟁력을 가진 선진기업의 공통점은 모두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유지,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우리가 노사문제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할 때, 경쟁국 기업들은 저만치 앞서서 달려가고 있다.

    과연 다가오는 미래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깊이 성찰해 볼 때이다. 이제 소아적 자세를 버리고 대승적 차원의 담론을 펼쳐 당면한 과제를 하루빨리 해결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한다. 전환기적 혼란을 극복하고, 대립적 관계에서 참여적이며 호혜적인 관계로 발전시켜야 할 시점이며, 오직 이것만이 노와 사가 상생하는 유일무이한 길이다. 미시적이며 단편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미래와 대의를 존중하고 사회적 합의를 추구하는 전향적 자세가 소중하며, 상호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협력적 구도로 전환돼야 할 때이다. 2013년 계사년! 모두의 가슴을 뛰게 하는 작품을 노사가 함께 만들어 가도록 힘을 모으자.

    한장규(경남경영자총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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