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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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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나의 뿌리는 없는가?

  • 기사입력 : 2013-02-0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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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 근교에 산이나 논 등을 매입하여 아파트를 짓는 곳이 많다. 이른바 친환경적인 공동주택의 건설로 쾌적한 삶을 누리기 위한 목적이다. 그런데 토지보상금액이 마치 로또복권에 1등으로 당첨된 경우처럼 어마어마한 돈을 쥐게 되는 이들이 꽤 많이 생긴다. 헐값에 산 계곡 근처의 길도 없는 땅을 엄청난 가격으로 보상을 받는가 하면, 묘를 이장(移葬)하는 조건으로 막대한 돈을 거머쥐면서 인생역전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그릇에 넘치는 행운은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모든 것을 잃는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필자의 주변에도 큰돈을 받고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 생각하면서 기뻐하다가 병으로 갑작스레 운명하는 이들을 보면, 안타까움을 넘어서 화가 나기도 한다. 고생 끝에 낙이 왔으면 좀 누리다가 가도록 하면 좋을 텐데, 하늘은 둘 다를 주지 않으니 화가 난다는 것이다.

    요사이는 조상 묘에 대한 보상을 받으면 화장(火葬)을 해서 흩뿌리는 것을 흔하게 본다. 조상으로 인해 복을 받았으면, 화장을 하는 것은 시대 흐름을 감안할 때 수긍이 가지만, 산골(散骨·화장 후 산이나 강 등에 뼈를 뿌리는 것)은 진지하게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

    간혹 당시에는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주변의 권유로 산골을 했지만, 두고두고 마음에 걸려 후회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장경의 기감편(氣感篇)에 인수체어부모 본해득기 유체수음(人受體於父母 本骸得氣 遺體受蔭)이라는 구절이 있다. ‘조상이나 부모는 자손들의 본원으로서 나무의 뿌리와 같다. 자손들은 뿌리에 근원을 두고 자란 나뭇가지와 같이 부모나 조상으로부터 연유되어 왔다’는 뜻이다. 물론 부모가 산이나 강에 뼈를 뿌려주기 원한다면 문제가 다르지만, 그렇지 않고 묘를 옮겨야 하는 부득이한 사정(도로가 생기거나 아파트 건축 등의 개발행위로 인한 경우)이 생기면 화장을 해 자연장법으로 묘역을 조성하는 것이 후손의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좋은 터를 구해 이장을 하거나 화장을 해 조상을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무덤과 관련된 상담을 받은 의뢰인들은 전문가로부터 설명을 듣고 나서도 간혹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꽤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상세하게 설명을 다시 들어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매일반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참고로 흉한 시신의 대표적인 상태는 광중(壙中·시신이 놓이는 무덤의 구덩이 부분)에 나무뿌리가 시신을 휘감고 있는 목렴(木廉), 바람을 맞아 시신이 검게 되는 화렴(火廉), 시신이 물에 잠겨 있거나 질퍽한 곳에 있는 수렴(水廉) 등이 있는데, 특히 이 중에서도 수렴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상의 묘에 물이 있거나 물이 스며들어 와도 고이지는 않지만 광중이 질퍽질퍽한 상태이거나 수맥(水脈)이 있는 것을 알게 되면 후손들의 마음이 불편하리라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광중에 물이 드는 80% 정도가 장법(葬法)을 제대로 하지 않음으로 인해 지표수가 침투하는 것이며, 그 나머지는 지하수의 유입으로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사람이 직접 땅을 파고 3~4회 달구질을 통해 공극을 줄이며 강회를 사용한 후, 봉분과 광중 간의 간격을 넉넉히 두어서 물 스밈을 방지했지만, 오늘날은 굴착기로 시작해서 굴착기로 마감을 하다 보니 자칫 실수를 하면 건수(乾水·빗물이나 눈 등)가 들어가게 된다. 건수의 경우 서서히 침투하기 때문에 토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냉기로 인해 10년이 지나도 육탈이 되지 않을 수도 있고, 토질의 특성에 따라 광중의 흙이 질퍽한 상태로 있거나 물이 차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수맥(지하 8~40m 사이의 물길-泉水)의 유무가 반드시 광중에 물이 있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광중(1~2m 사이)에서 물이 나오는 천수의 경우와 수맥파로 인한 경우의 두 종류로 나누어서 판단해야 함을 유의해야 한다. 간혹 광중에 물이 있음을 빌미로 자신들이 보유한 토지를 명당으로 둔갑시켜 고가로 매입하도록 하여 이장(移葬)을 권하는 후안무치한 짓을 하는 자들을 본다. 자연은 결코 인간을 속이지 않는다.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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