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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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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문화기획] 베르디 삶과 음악세계

200년 전 태어난 ‘오페라의 전설’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 ‘아이다’… 주옥같은 작품 남겼지요

  • 기사입력 : 2013-03-1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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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는 19세기 이탈리아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1813년 10월 10일~ 1901년 1월 27일)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올해 도내에서도 베르디 작품 상당수가 무대에 오른다.

    베르디는 ‘이탈리아 가극의 왕’으로 불리며 민족적이면서도 개성적인 오페라를 작곡해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발표하는 오페라마다 최고의 성공을 거두면서 대도시에서의 화려한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었지만 세속의 욕심에 얽매이지 않고 소박한 삶을 살았다.

    세계 오페라사의 의미있는 해를 맞아 베르디의 생애와 음악세계를 소개한다.


    베르디는 북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1813년 10월 10일에 태어났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음에도 작은 도시에서 음악을 공부했다. 후에 베르디의 아내가 되는 마르게리타의 아버지 안토니오 바레치의 원조로 밀라노에 갈 수 있었다.

    밀라노에서는 기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음악원에서 피아니스트의 길을 거부당하자 베르디는 작곡을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의 초기 작품에서는 아름다운 선율을 중시했으나 당시 낭만주의 문예의 영향을 받은 중기 이후 작품에서는 극적 진실을 추구해 극과 음악을 함께 중요시했고 관현악법도 충실한 작품들을 만들었다.

    26세 때인 1839년 밀라노 스칼라 극장으로부터 작곡을 위촉받아 최초의 오페라 ‘산 보니파치오 백작 오베르토’가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됐다.

    스칼라 극장으로부터 또 다른 작품의 집필을 의뢰받아 곡 쓰기에 전념하고 있을 때 두 아이에 이어 젊은 아내까지 잃고 만다. 가수 주제피나 스트레포니를 비롯한 친구들의 격려로 시련을 이겨내고 1842년 스칼라 극장에서 ‘나부코’를 상연해 대성공을 거둔다.

    이때부터 유명해진 베르디는 원하지 않더라도 1년에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오페라를 이탈리아에 있는 대극장을 위해 작곡해야 했고, 외국에서도 작곡 의뢰가 들어왔다.

    젊은 베르디가 작곡한 이 작품들은 최근에 와서 객관적 판단 기준에 따라 재평가됐으며 ‘잔다르크’, ‘두 사람의 포스카리’, ‘아틸라’, ‘알치라’, ‘해적’ 같은 작품은 유례없는 아름다움이 밝혀졌다. 이 오페라에서는 오케스트라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1847년의 ‘맥베드’는 베르디의 극음악 발전 과정의 전환점이 됐다.

    이후 베르디가 이탈리아와 전 세계의 작곡가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곡가로 평가받게 된 것은 3대 걸작 오페라인 ‘리골레토’(1851년), ‘일 트로바토레’(1853년), ‘라 트라비아타’(1853년)에 의해서다.

    경제적으로 보장받은 베르디는 이때부터 작곡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1857년 베네치아에서 ‘시몬 보카네그라’가 실패한 것은 심리적 깊이가 가창보다 앞서는 오페라를 청중들이 아직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1862년에는 ‘운명의 힘’을 페테스부르크에서 초연했다. 이때부터 그의 작곡 리듬은 눈에 띄게 더뎌졌다. 1865년에 ‘맥베드’를 개정한 뒤 베르디는 파리 오페라 극장을 위해서 프랑스어로 오페라 ‘돈 카를로스’(1867)를 작곡해 이탈리아어판으로 런던과 이탈리아에서 상연함으로써 큰 성공을 거뒀다. 이어 1871년 카이로에서 초연한 ‘아이다’는 전대미문의 호화로움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적 영광을 얻었다.

    만초니의 추도를 위해 작곡한 웅대한 레퀴엠의 발표와 시인인 보이토의 협력으로 ‘시몬 보카네그라’의 개정판(1881)의 공연이 대성공을 거두자 그는 다시 보이토에게 ‘오텔로’(1887)와 ‘팔스타프’(1893)의 집필을 의뢰했다.

    이 두 오페라에는 놀랄 만한 젊음이 고동치고 있어서 80대에 이른 베르디의 혁신에 대한 노력이 엿보였다. 친구인 가수 주제피나 스트레포니가 죽은(1897년) 뒤 1898년에 베르디는 4개 성가의 작곡을 끝냈다. 유산 상속인이 없던 그는 밀라노에 음악가들을 위한 휴식의 집을 세웠다.

    1901년 1월 27일 밀라노에서 숨을 거둔 베르디는 그의 희망에 따라 검소한 장례식으로 치러졌고 2월 27일 이 휴식의 집으로 옮겨졌다. 장례식은 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이끄는 900명 가까운 음악가들에 의해 엄숙하게 치러졌으며 이탈리아 주요 일간지는 1면에 검정리본을 인쇄해 작곡가의 마지막 길을 애도했다고 한다.

    양영석 기자 yys@knnews.co.kr



    도내에서 열리는 기념행사·공연

    김해문화의전당·경남오페라단·도문예회관
    정기공연·갈라콘서트 통해 베르디 연주해요

    베르디 탄생 200주년을 맞아 한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베르디를 기념하고 조명하는 행사와 공연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도내에서도 베르디의 탄생을 축하하는 다양한 음악회가 열렸거나 열릴 예정이다.

    김해문화의전당은 2월 아침의음악회에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로 파리 사교계의 꽃인 비올레타와 평범한 청년 알프레도의 이뤄지지 못한 비극적인 사랑을 그려낸 ‘라 트라비아타’를 선보인 데 이어 5월 아침의음악회에서 ‘리골레토’를 부산 YMCA네오필하모니오케스트라와 함께 성악가들의 협연으로 선사한다.

    경남오페라단은 오는 4월 12일 해설이 있는 오페라 갈라콘서트를 통해 ‘아이다’와 ‘라 트라비아타’를 선보인다. ‘아이다’는 조국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다 잔인한 운명에 희생되는 세 젊은이의 비극적 운명을 다루고 있는 베르디의 대표작으로 도내에서는 첫선을 보이는 작품이다.

    이 공연은 국내 최고의 오페라 해설가 장일범의 맛깔나는 해설과 마에스트로 정치용이 이끄는 창원시립교향악단이 협연하며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어 올해 정기공연 작품으로 ‘라 트라비아타’를 10월 24~26일 창원 성산아트홀 무대에 올린다.

    경남도문화예술회관은 5월께 이탈리아 유명 성악가들을 초청, 베르디 3대 오페라 갈라콘서트를 가질 계획이다.

    양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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