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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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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11) 진주 금호지서 보는 월아산 일출

나에게로, 헤엄쳐 오는 햇살
천년 역사를 가진 금호지는
언제 거닐어도 충분히 좋다

  • 기사입력 : 2013-03-2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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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 8경 중 제7경으로 지정돼 있는 월아산 일출. 금호지에서 바라보는 월아산 일출은 아름다움을 넘어서 신비로움을 준다.
    1000년 역사를 가진 자연못 ‘금호지’ 전경.
    울창한 나무 사이를 걸을 수 있는 금호지 산책로.


    진주시 금산면 용아리에는 금호지(금호못)라는 아름다운 저수지와 태고의 신비를 지닌 월아산이 있다.

    최근 이곳의 수려한 풍광이 알려지면서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가족들의 소풍 장소로, 시민들의 산책로로 각광받고 있다.

    금호지는 주위가 울창한 송림으로 둘러싸여 있어 경관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어족자원이 풍부해 낚시터로도 유명해 사시사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낮에 거닐어도 좋지만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평소 보기 힘든 자연의 웅장함과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해 뜨기 전 여명에 금호지 주변 산책로를 거닐어 보라.

    그러다 어느 순간 월아산을 바라보면 수면에 비치던 산 그림자가 천천히 사라지면서 붉은 해가 덩실 떠오른다.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를 지니고 있는 월아산의 장군대봉과 국사봉 사이(질매재)에서 튀어 오르는 해돋이 광경은 금호지와 어우러져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금호지에서 바라보는 월아산의 해 돋이는 이미 진주 8경 중 하나로 지정돼 있다.

    월아산이 지닌 역사와 신비로움은 해돋이도 돋보이게 하지만 밤에 보름달이 떠오르는 모습 또한 가히 절경이라 할 수 있어 일출과 월출 모두가 아름답다.

    월아산은 진주시 금산면 용아리와 진성면 중촌리·하촌리 경계에 우뚝 솟아 있다. 달엄산(또는 달음산)이라고도 하며, 해발 482m로 그리 높지는 않다. 산이 구릉을 이루고 있고, 숲이 아름다운 아담한 형태이다.

    산세가 험하지 않은 데다 시내에서 10여 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곳이어서 가족 단위의 등산객들이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즐겨 찾는 산이다.

    반나절 산행 코스로 적당한 산으로, 봄철에는 철쭉과 진달래가 만개해 아름답고, 여름철에는 하늘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숲이 우거져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면서 시원한 산행을 할 수 있다.

    정상은 ‘장군대’로 예부터 금산, 문산, 진성면 주민들이 가뭄 때 기우제를 지내던 곳으로 유명하며, 임진왜란 때 김덕령 장군이 목책성을 쌓고 왜적을 무찌르는 본영으로 삼았다는 역사적 사실이 있는 곳이다.

    월아산은 동쪽에 천룡사, 남쪽에 두방사가 있지만 서쪽에 있는 청곡사로 더욱더 잘 알려져 있다.

    절 주위에는 울창한 숲과 차나무가 자생하고 있고, 청곡사, 금호지를 비롯해 반성수목원, 산림박물관 등 인근에 가 볼 만한 곳도 많아 하루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

    월아산에서 내려다보면 큰 못이 하나 보이는데 바로 금호지이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 청룡과 황룡이 하늘에서 한창 싸움을 벌이고 있었는데 길을 가던 한 용사가 이것을 보고 “이제 그만 싸움을 멈춰라”고 고함을 치자 청룡이 놀라서 아래로 내려다봤다 한다. 그 순간 황룡이 청룡의 목을 비수로 찔렀다. 비수에 찔린 청룡이 땅에 떨어지면서 꼬리로 땅을 치자 커다란 구덩이가 파여졌고, 그곳에 물이 고이면서 저수지가 생겼는데 그것이 금호지라고 한다.

    금호지의 물이 항상 맑고 푸른 것은 청룡을 닮아서 그렇다고 한다.

    금호지는 둘레가 3㎞로, 굴곡이 많고 ‘W’자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한눈에 못의 전부를 볼 수가 없다. 언제 만들어졌는지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신라시대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면적 약 20만4937㎡, 평균 수심 5.5m의 자연형 저수지로, 250㏊의 논에 물을 촉촉하게 대주는 큰 규모의 못이다. 일제 때 둑의 일부분을 돋우고 물넘이를 새로 만든 것 외에는 1000년이 넘도록 옛날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사람들은 금호못이 워낙 깊어 명주실 꾸리 3개가 들어갔다는 옛 전설을 이야기하곤 한다. 좀 호들갑스럽기도 하지만 2003년에는 못의 깊이를 어림짐작할 수 있는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못 바닥을 준설하기 위해 물을 뺀 것까지는 좋았으나 퇴적물이 너무 많아 엄두도 못 내고 포기했다. 1000년이 넘도록 쌓인 퇴적물이니 보통 장비로는 어림없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금호지는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월아산과 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금호지와 월아산이 어우러져 연출하는 사계절 풍경이 자연미의 극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의 그 어떤 풍경도 새벽에 금호지를 거닐면서 맞게 되는 월아산 일출의 환상적인 풍경, 그 신비감에는 비교될 수 없다.

    연인, 혹은 가족들과 함께 월아산 해돋이를 맞고 금호지를 산책한 뒤 주변 볼 만한 곳을 둘러본다면 평생 기억에 남을 멋진 추억이 되기에 손색없을 것이다.

    진주시는 최근 금호지 주변에 체육공원과 주차장을 조성하는 한편 저수지를 따라 자연적으로 형성된 3㎞의 길을 정비해 ‘월아산 정기 받는 호반길’이라는 테마를 부여하고, ‘걷고 싶은 길-제7로’로 지정해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남해고속도로 문산 톨게이트에서 빠져나와 금산 방면 지방도로 접근할 수 있고, 서진주IC로 빠져 진주시내를 거쳐 금산면으로 들어가 접근하는 길이 있다.

    글= 강진태 기자·사진= 이상훈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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