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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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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기업의 터와 건물풍수

  • 기사입력 : 2013-04-0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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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존재현상과 길흉화복은 기의 취산(聚散) 즉 기가 모이고 흩어지는 데 따라 생겨나고 없어지는 것이며, 따라서 이러한 현상을 생명의 근원으로 볼 수 있다. 한나라 때는 음양오행으로 기의 이론이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우주 자연의 운행과 천문지리, 양생(養生)의학 및 길흉화복과 관련되는 일상생활까지 기를 적용해 풀이하고 비보(裨補·살기를 생기로 바꿈)를 실천함으로써 흉함을 제거하던 시대였다.

    한국에서의 일반적인 기에 관한 인식은 ‘산세 기가 세다’라고 하거나 ‘이곳은 터가 너무 세다’라는 의미로 표현하는데 이것은 형세·조짐·기운, 그리고 양생과 관련해 신체상의 생명력·힘·정기 및 생체에너지 등의 뜻으로도 쓰인다. 생기가 있는 터에 건축한 공장, 기업체의 사옥, 여러 종류의 주된 건물 등도 형상과 또 다른 요인으로 인해 살기를 내뿜으면 그곳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되는 일이 없다고 불평을 하거나, 잘 나가다가 갑자기 푹 주저앉는 사례를 허다하게 본다.

    건물 내부의 동선이 뒤틀려 있거나 그 외의 풍수적인 인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 주변의 기운이 어지럽게 돼 안전사고, 불량품 과다발생, 사업계획의 오류나 오판, 기획력의 상실 등으로 한순간에 무너지는 기업도 간혹 볼 수 있다. 풍수적인 인자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알고 보면 극히 자연적인 현상을 간과하거나 기본을 무시한 채 진행하게 되면 발생하는 일이 대부분일 것이다. 한두 가지의 풍수적인 요인이 사업의 성공을 보장해준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러한 풍수적 요인을 정확히 파악하면 통합적인 시각으로 전체의 흐름을 파악할 수가 있다.

    고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의 묘소는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뒤편에 있다. 세간의 풍수사들 중에 재벌묘소의 대표적인 명당이라고도 하는데,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그다지 좋은 터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 에버랜드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웃고 즐기며 가는 곳이어서 자연스레 비보(裨補)가 됨으로 인해 좋은 터가 됐다고 판단한다.

    SK그룹 내 최고 명당으로 꼽히는 서울 회현동에 위치한 SK그린빌딩은 생기가 가득한 최고의 건물로 알려져 있다. 그룹 내 대표적 회사인 SK텔레콤은 1995~1999년 이곳에서 급성장해 대기업 반열에 들어서게 됐다. GS그룹은 GS건설(과거 LG건설)의 남대문로 GS역전타워를 풍수적으로 좋은 건물로 들 수 있는데, LG와 GS가 계열 분리를 하면서 막판까지 서로 차지하기 위해 접전을 벌였던 곳이기도 하다. GS건설은 이 건물에 입주한 뒤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서울 계동 사옥에서 2000년 말에 본사를 양재동 사옥으로 이전한 뒤 현대·기아차는 매출과 당기순이익 등에서 연이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땅을 개발함으로써 지기(地氣·땅의 기운)가 쇠퇴하기도 하고, 반면 개발로 인해 지기가 되살아나 큰돈이 되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한다. 좁은 국토에서 지기가 살아있는 땅을 찾거나, 지기를 살릴 수 있도록 해 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땅을 만드는 것도 풍수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대기업의 기업총수는 경영능력과 부의 사회 환원에 대한 도덕적인 인성도 중요하지만, 땅과 건물의 용도에 따른 기업적 안목도 반드시 갖추어야만 경영자로서의 자질이 있다고 할 것이다.

    개발로 땅의 성격이 바뀐 사례로는 강이 메워지고 건물을 들어서게 한 잠실개발정책이 있다. 1920년도 지도를 보면 잠실은 부리도(浮里島)라는 명칭의 평범한 섬이었다. 남쪽 한강의 본류를 메우고 북쪽의 지류를 넓혀서 강북의 섬이었던 잠실섬을 송파구에 편입시켜 버렸다. 생태환경이 파괴되면서 자연히 땅의 쓰임새도 달라지게 되었다. 즉 땅의 팔자가 완전히 바뀌어버린 것이다. 본래 조선시대에는 의식주 해결의 중심지가 오늘날에는 유원지로서의 용도로 변환된 잠실스타디움, 잠실롯데월드로 되었으니 땅 팔자도 시간 문제인 셈이다. 한편으로는 성격이 바뀐 땅에 잠실롯데월드 오락시설은 적절하게 땅의 기운을 적용했다고 할 수 있겠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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