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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매쟁이 KBO의 역할/주재현기자

  • 기사입력 : 2013-04-2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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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3일 창원시에 신축 야구장 부지 선정과 관련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창원을 연고로 하는 NC다이노스의 입장을 대변해주기 위해 나선 것으로 보인다.

    KBO는 중매쟁이였다. KBO는 프로야구를 통해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려던 창원시와 야구단을 창단하려는 엔씨소프트의 이해 관계를 맞춰 결혼(?)을 시켰다. 창원시와 엔씨소프트는 협약서를 만들어 신혼 살림을 시작했다. 엔씨소프트는 NC다이노스라는 야구단을 만들었다. NC의 약자가 ‘Next Cinema’이지만 ‘New Changwon’으로도 불리며 연고구단의 의미를 더했다. 또 지난 2011년 3월 31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구단 창단식 때 김택진 구단주는 “오늘부터 엔씨소프트의 고향은 창원이다”고 말해 깊은 애정을 보였다. KBO도 프로야구 불모지인 경남 야구팬들을 위해 이들의 결혼을 축하했다.

    달콤한 신혼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창원시가 지난 1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신축 야구장을 구 진해육군대학부지로 선정하면서부터다. NC는 접근성 등의 이유로 신축 야구장 부지에 대해 반대했다. 급기야 일부 언론에서는 연고지 이전 가능성을 언급했고, NC는 곧바로 “연고지 이전은 없다”고 일축하는 해명자료를 내기도 했다. 이후 진해공설야구장 보수와 마산구장 광고 계약 문제로 창원시와 NC는 불신이 쌓이기 시작했고, 불안한 동거를 이어왔다.

    이런 와중에 KBO가 신축야구장 부지와 관련된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지역팬들에게는 창원시와 NC의 갈등이 표면화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이 계속되면 선수도 팬들도 불안해진다. 모처럼 야구에서 즐거움을 찾던 홈팬들이 야구장을 외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KBO는 창원을 비롯한 경남지역 야구팬들을 위해 창원시와 NC가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중매쟁이에서 중재자로 그 역할을 바꿔야 되지 않을까 싶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해본다.

    주재현기자(문화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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