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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왕릉의 석물

  • 기사입력 : 2013-06-03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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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실문과 부엌문이 서로 마주볼 때, 화장실문에 빨간색의 복(福)자를 거꾸로 붙여두면 비보(裨補, 나쁜 기운을 없애고 좋은 기운 즉 생기를 얻음)가 된다.

    빨강색은 부정이나 나쁜 기운을 피하기 위함이며, 글자를 거꾸로 하는 것은 복을 되돌려서 오게 한다는 뜻이다. 간혹 점포나 주택 등에 매매나 전세라는 글자를 거꾸로 붙여두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전세나 매매가 빨리 이루어져 복이 들어오게 해달라는 염원으로 이해하면 된다.

    집안의 부엌과 식탁은 확연히 구분을 해야 하는데, 만일 경계선이 애매하면 관엽식물이나 꽃 등을 놓으면 된다. 풍수에서는 생기(生氣)를 중요시 여기는데, 생기란 만물을 탄생시키고 건강하게 성장시키며 나아가 큰 결실을 맺게 하는 기운을 뜻한다.

    생기는 살아 있는 사람이 거주하는 양택(陽宅)이나 죽은 사람을 안치하는 음택(陰宅)에 모두 필요로 하는 좋은 기운을 말한다. 음택에 시신을 매장하면 살과 피는 썩어 자연으로 돌아가고, 뼈만 남는다. 이러한 현상을 육탈(肉脫)이라 하는데, 풍수적으로 발복(發福)은 살과 피가 아닌 뼈를 통해 이루어진다.

    왜냐하면 뼈가 산화되는 가운데 그 속에 응결된 유전인자가 속한 원소가 발산되고, 그 원소의 에너지 파장이 동기감응으로 인해 후손에게 복을 주는 것이다. 즉 후손이 복을 빨리 받으려면 육탈이 속히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시신(屍身)이 산소에 최대한 노출이 많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신을 산소와 최대한 많이 접촉할 수 있도록 좌우로 선회시키는 것을 영록(迎祿)과 차록(借祿)이라 한다. 발복을 속히 하도록 인위적으로 유도하는 영록·차록은 조빈모부(朝貧暮富)의 고사를 탄생시켰는데, 조빈모부란 아침에 가난하던 사람이 한낮에 장사를 지내고 나서 저녁에 부자가 되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육탈이 끝난 유골을 이장할 때 영록·차록을 하면 양기가 너무 커져서 유골의 산화가 급속히 진행되기 때문에 유골을 선회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개인이나 종중 땅에 매장할 경우 봉분에 둘레석을 설치하려면 왕릉처럼 봉분의 크기가 엄청나게 커야만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왕릉의 석물은 권위의 상징적인 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설치하는 방식이 오늘날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육중한 돌이 내려앉아 건수(乾水, 빗물이나 눈)가 봉분 내부에 침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봉분을 크게 만들기 때문에 자연히 둘레석도 클 수밖에 없다.

    아울러 기단을 쌓아 중량을 분산시킴으로써 치우침을 방지해 봉분 안쪽으로 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았다. 둘레석을 설치해야 하는 곳은 매장지가 장풍이 되지 않는 곳이거나 짐승들이 묘지를 파손할 우려가 있거나, 토질의 밀도가 약해서 물이 스며들어 시신을 훼손할 염려가 있는 장소 등에 한정하는 것이 좋다.

    만일 설치하지 말아야 할 곳에 설치를 하거나, 작업을 잘못하면 석물의 중량으로 인해 오히려 광중으로 물이 스며들어 화를 당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공원묘원의 경우는 어렵사리 인가를 얻은 대가를 고객인 상주에게 톡톡히 받아내고 있지만, 묘지 조성공사는 두 눈을 뜨고 보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건성으로 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첫째, 성토(盛土, 흙을 쌓음) 작업을 부실하게 하다 보니 곳곳에 비석 등의 석물이 기울어져 있거나 지반이 꺼진 곳이 많다. 둘째, 미리 석물을 조성해 비싼 가격에 사도록 유도하는 곳도 비일비재하다. 셋째, 광중의 깊이는 60㎝ 이상 파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 십중팔구 물이 들어갈 것이 명약관화하다. 또한 공원묘원의 폐해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 어디에서도 감시를 제대로 하는 곳은 없는 실정이다. 황망한 가운데 큰 일을 치르는 상주들에게 또다시 속이 터지게 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줄 수 있는 곳은 과연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

    차라리 전원주택의 어느 곳이든 화단을 조성해 조상의 골분(骨粉)을 뿌려서 흙을 덮고 꽃을 심은 화단장(花壇葬) 곁에서 가족모임을 갖는 것도 좋을 듯싶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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