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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원수같은 경조사비

  • 기사입력 : 2013-07-0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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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현직에서 물러난 남녀 500명에게 경조사비(慶弔事費)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크게 부담된다’ 26.2%, ‘약간 부담된다’ 57.2%로 83.4%가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은퇴자 10명 중 8명 정도가 경조사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회사를 경영하거나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 중 을의 위치에 있다면 그 부담은 매우 클 것이다.

    그런데 경조사에 관한 한 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악습을 직접 피부로 느끼면서도 타파하지 않는 나라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경조사 장소에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는 화환은 꼴불견의 극치다. 단지 한 번 사용하고 폐기하거나 다시 수거해 재사용하는 화환은 그 숫자와 화환을 보낸 사람과 단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경조사 당사자의 품격의 높고 낮음을 판단하는 관습은 사라져야만 할 것이다.

    몇 년 전, 당시 잘나가던 도의원의 부친이 돌아가셔서 문상을 간 적이 있었다. 시골집이었는데 화환이 도로에까지 끝도 없이 놓여 있는 것을 보면서, 벼슬아치들이 솔선수범해 변화하지 않으면 이러한 폐습은 결코 타파할 수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경조사비와 화환이 없으면 안 되는 우리나라의 풍습을 매장(埋葬)에서 화장(火葬)으로 장법문화로 변화시켜 가는 것처럼, 변화의 물결이 세차게 일어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시민단체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절대 잊지 않고 있다가 채권자가 빚을 갚으라고 독촉하듯이 악착같이 뒤쫓아 오는 ‘원수 같은 경조사비’라는 말을 들으면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사람은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의 기대수명은 불과 10년 전과 비교해보더라도 놀랄 만큼 늘어났기 때문에 질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로 건강하게 살며 쾌적한 삶을 누리기 위해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있는 전원주택을 선호하는 사람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자연은 우리에게 좋은 친구인 동시에 무서운 존재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자연 속에 집을 지어서 살다가 자연으로 인해 건강을 잃을 수도 있고 우울증이나 조울증을 앓을 수도 있으며, 자칫하면 전원주택이 커다란 애물단지로도 변할 수가 있다.

    최근 합천의 모처에 전원주택 터를 감결(勘決·잘 조사해 결정함)하러 간 적이 있다.

    택지조성작업은 완료된 상태였으며 일반인들이 보면 멋지다고 할 정도로 조망도 탁 트인 곳이었는데, 터 한편에 택지 조성작업 중 지하수가 나와서 작은 연못이 형성돼 있었다. 의뢰인은 연못으로 사용해도 되는지의 여부와 터의 길흉을 문의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곳은 전원주택지로는 합당하지 않은 흉지(凶地)였다.

    첫째, 자연이 눈속임을 한 부분도 있지만 본래 계곡이 연결된 곳이었는데, 예전에 물길을 바꿔 옆으로 돌려놓은 터라 겉은 바뀌었지만 땅 속은 물이 흐르고 있는 곳이었다. 물은 자신이 다니는 길을 결코 잊는 법이 없다. 둘째, 터 앞에 있는 안산(案山)은 수려했고 주변 산도 보통 이상은 되었지만, 본신(本身·본래의 신체)이 무력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곳이었다.

    이를 두고 고서에서 말하길 ‘용혈위주 사수차지’(龍穴爲主, 砂水次之·터를 살피는 데는 용맥과 혈이 우선이요, 주변의 사격과 물은 다음이다)라고 한다.

    양산에서도 한 차례 감결한 적이 있었는데, 필자도 그러한 곳은 오랜만에 보았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주산에서 능선, 즉 용맥은 뻗어내려 왔고 용맥의 좌우측에는 제법 큰 계곡이 있어서 물소리가 꽤 크게 들릴 정도로 많은 물이 내려와 집 앞쪽에서 합수(合水)돼 내려가는 곳이었다. 이러한 곳은 ‘형지기축’(形止氣蓄·형이 그치면 기가 모인다)인 형상으로 터가 센 곳이며, 특히 물소리는 곡(哭)소리가 돼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을 앓기 쉬운 곳으로 일반인들이 거주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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