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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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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창조경제는 상생의 경제에서- 이규태(태광중공업 대표이사)

  • 기사입력 : 2013-07-0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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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정 비전으로 ‘국민행복, 희망의 새시대’를 제시하고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구현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천명했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말처럼 안정된 생업 영위는 국민의 삶에서 희망과 행복을 담보하는 불가결한 요소이다.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수의 9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고용 창출에 86.8%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대기업들은 유례없는 호황 속에서도 오히려 종사자 수를 10.3%나 줄였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중소기업들은 350만 명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국가적 과제로 대두한 일자리를 만드는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에 중소-벤처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것은 중소기업인들에 주어진 국민적 소명이라고 할 수 있다.

    창조경제가 무엇이고 창조경제의 생태계를 어떻게 조성할 것이냐를 두고 논의가 분분하지만 자본이나 단순한 노동 위주의 기존 산업경제와 구별해 개인의 창의력, 상상력, 지적 능력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추격형’ 산업구조를 ‘선도형’ 창조산업(creative industries)구조로 패러다임 전환하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중소기업들은 본질상 수많은 동종 업체들 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적자생존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적응력을 호되게 훈련하면서 대기업에 비해 월등히 빠른 변화와 혁신, 의사결정의 신속성,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프론티어 정신에 바탕한 창조경제의 유전자(DNA)를 내재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우리나라의 기업 생태계에서 종국적으로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 도약하는 우점종(優占種)으로 성장하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중소기업의 창의적 기술 개발과 축적을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인재의 확보와 유지, 그리고 기술의 독점적 보호가 어렵기 때문이다.

    힘들여 양성해놓은 핵심 인력들을 대기업들은 중소기업이 감당하기 힘든 유혹적 조건으로 유인해 가는 일이 다반사인데, 이름이 좋아 대기업의 인력 ‘스카우트’이지 사실상 중소기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도용’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중소기업에는 대기업처럼 화려한 학벌과 스펙을 겸비한 ‘영리한’ 인재들은 많지 않지만,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학력 쌓기의 정형화된 프레임에 속하지 않은 다양한 사고방식으로 살아온 이른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들이 많이 있다.

    이들이 중소기업 창업주의 개척정신과 의기투합해 창의적 개발품을 만드는 데 열정을 쏟아 부으면 대기업 연구소 못지않은 성과를 낼 수도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5월 창조경제를 위한 정책방향을 묻는 설문에 중소기업 10개사 중 6개사(56.7%)가 ‘경제 민주화’를 우선으로 꼽았다는 것은 중소기업의 생존환경에 대기업의 민주적 역할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웅변해주고 있다.

    중소기업의 인력유출 방지는 개인의 직업 선택권과 관련이 있으므로 한계가 있겠으나 적어도 중소기업이 천신만고 끝에 개발한 기술을 대기업이 도용할 경우에는 엄격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제도화하고, 이로 인한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막강한 대기업의 호화 법률 군단에 대응해 중소기업의 이익을 지킬 수 있도록 정부나 관련 기관에서 중소기업 소송공제 제도 같은 법률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준다면 든든한 보호막으로 작용할 것이다.

    무엇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공동의 기술 개발을 통한 성과공유제를 제도화하고 ‘원가절감형 공동협력사업’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함께 추구해 나간다면 창조경제의 풀뿌리이자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중소기업의 토양이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이규태(태광중공업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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