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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을 가다] 거창국제연극제 작품 소개

햄릿 볼까, 노틀담 곱추 볼까… 연극 마니아들 즐거운 고민

  • 기사입력 : 2013-07-1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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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드림인터내셔널 ‘100인의 햄릿’


    영국 극단 리브레 ‘아트레우스가(家)’
     

    서울 엔에이 뮤지컬컴퍼니 ‘노틀담의 곱추’


    서울 목화 레퍼토리컴퍼니 ‘김유정의 봄봄’



    올해 거창국제연극제에서는 국내외 11개국 46개 팀이 참가해 17일간의 행사 기간 중 46개 작품을 선보인다.

    연극 마니아들은 다 찾아 관람할 수 있겠지만, 대개는 사정상 그럴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고민 끝에 연극제 집행위원회 홍보국의 추천을 받아 4개 작품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서울 드림인터내셔널 ‘100인의 햄릿’

    거창국제연극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100인의 햄릿’은 물 위에서 펼쳐지는 야외공연이다. 한국의 현대예술을 세계에 알리고자 기획된 창작공연으로 사운드와 이미지를 연극으로 표현한다. 물에 비치는 조명, 물 속에 잠긴 영사막, 그리고 떠오른 영사막의 환상적인 그림에 관객은 감탄할 것이다.

    연극의 주제는 ‘자기 부재(不在)’를 화두로 100인의 동일한 햄릿이 무대에 등장해 현재 정체성을 겪고 있는 현대인들의 혼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이 연극에서는 100명의 햄릿과 함께 단 한 명의 여성 오필리어가 등장한다. 연극을 갓 시작한 20대 배우부터 원로연극인까지 총 100명의 배우가 햄릿1, 햄릿2 등의 배역을 맡았다. 100명의 햄릿이 한꺼번에 무대에 올라 정체성 혼란으로 괴로워하는 현대인의 고민을 들려준다.

    ‘100인의 햄릿’은 파격적이면서도 예술적인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심철종 연출과 사회풍자를 세련된 기법으로 표현하는 오태영 작가, 실험적인 예술창조를 표방하는 표종현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 안무가 김희진 등이 참여해 독특한 형식으로 완성했다. 연출 심철종/ 작가 오태영.



    영국 극단 리브레 ‘아트레우스가(家)’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전설 중의 미케네 왕 아트레우스가(家).

    아트레우스는 펠로포스의 아들이며, 티에스테스와 왕위를 경쟁, 그의 아들 아가멤논은 아내 클리타이메네스트라와 그의 정부 아이기스토스에게 암살되는 등 일족은 음침한 숙명에 빠져서 많은 비극의 소재가 되었다.

    이 공연은 에스킬로스의 그리스 고전 3부작 중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The Libation Bearers)을 신체극 중심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 오레스테스의 내면적 갈등 등 복잡한 내면세계를 통해 아트레우스가의 저주의 끝이 어딘지를 보여준다. 연출 케이틀린 아흐규스.



    서울 엔에이 뮤지컬컴퍼니 ‘노틀담의 곱추’

    뮤지컬 ‘노틀담의 꼽추’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를 원작으로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재해석한 작품.

    자유롭고 정의로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중심으로 자신을 희생한 숭고한 사랑을 보여주는 종지기 콰지모드, 정열적인 사랑을 나누는 근위대장 페뷔스, 욕망으로 인해 파멸하는 플로드 주교 네 사람의 운명을 노래하면서, 외모 지상주의와 왕따 등의 교육적인 문제도 극에 녹여냈다.

    완벽하게 재현한 파리 거리와 노틀담 성당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연 중간에 보여주는 화려하고 열정적인 비보잉은 또 다른 볼거리. 연출 송현지/ 원작 빅토르 위고.



    서울 목화 레퍼토리컴퍼니 ‘김유정의 봄봄’

    김유정의 소설 ‘봄봄’을 재구성한 한국 전통연희에 뿌리를 둔 현대적 음악극.

    1930년대를 배경으로 시골 남녀의 순박한 사랑을 익살스럽고 해학적인 선율로 그려낸 ‘봄봄’과 ‘금 따는 콩밭’의 에피소드를 전통 사위와 장단으로 풀어낸다.

    덕달이와 점순이, 봉필영감과 들병이 등 소설 속 인물들이 토속적이며 우리의 정서를 담아 목화 특유의 역동적이고 유연한 몸짓으로 엎치락뒤치락 풀어가며 공연에서 스물세 곡이 불려진다.

    춘천시를 대표하는 공연작품으로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역임한 오태석 연출. 연출 오태석/ 작가 김유정.




    /인터뷰/ 이종일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

    “문화 황무지에 연극부흥 자긍심 느껴... 거창 전역 연극축제벨트로 조성해야”


    “거창 전역을 연극축제벨트로 조성하고 공연예술지원센터를 설립해 거창국제연극제가 세계적인 문화축제산업의 전초기지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제25회 거창국제연극제 총괄지휘자인 이종일(59·사단법인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 회장) 집행위원장은 지난 15일 만남에서 이같이 밝히고, “힐링이 필요한 현대인들이 거창을 많이 찾아와 휴가철 최고 문화상품인 거창국제연극제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25회를 맞았다. 그간의 소회는.

    ▲25년 전 산간 벽지이던 거창에 고급예술인 연극의 야외축제, 거창국제연극제가 굳건하게 자리잡혔다는 사실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문화의 집산지 서울에서도 해내지 못한 국제연극제가 중소도시가 아닌 문화 황무지인 거창에서 부흥했다는 점에 있어 무한한 자긍심을 느낀다. 거창국제연극제의 위력은 자연적인 공간, 계절적인 시간, 전문적인 인간의 조화력이다. 그동안 땀 흘린 국내외 극단들에게 감사드린다.

    -거창연극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1989년 경남의 5개 극단이 모여 축제를 형성한 ‘시월연극제’가 모태가 됐다. 거창 연극의 주역인 극단 ‘입체’가 1983년 창단된 이후 거창의 연극은 개화기를 거쳐 번영기에 다다랐으며, 극단 ‘입체’의 헌신적인 활동과 열정적 개척정신으로 연극 저변 인구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거창 연극은 한국 연극 속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했다. 프랑스 아비뇽을 벤치마킹한 거창국제연극제가 살아 있는 자연과 인간이, 연극으로 하나 되는 세계적인 야외공연축제로 우뚝 선 것이다.

    -그간의 성과를 꼽는다면.

    ▲첫째는 문화총체적인 차원에서 중앙에 쏠린 문화 분포도를 지역으로 수평 이동시킨 혁신적인 지역 연극축제의 독창적 문화력을 일궈 냈고, 둘째는 기획적인 차원에서 지역축제의 세계화, 관광 자원화, 문화 산업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이다.

    셋째는 예술적인 차원에서 국내외 양질의 연극인 양성과 준수한 야외연극 개발에 힘쓰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역문화경제를 활성화했고, 관객 개발에 상상도 못할 공헌을 했다고 생각한다.

    -올해 연극제의 특징은.

    ▲연극은 곧 인간 혹은 인생예술이다. 연극축제는 인간을 위한 축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의 축제 방향은 인간을 찾고 인생을 위로하는 콘셉트로, ‘연극이 없다는 건 인생이 없다는 것’으로 슬로건을 정한 만큼 물신주의에 짓눌린 인간의 원형과 인생의 축복을 관객과 함께 나누는 축제로 준비했다. 사운드 이미지 실경연극인 개막 축하공연 ‘100인의 햄릿’은 야심찬 기대작으로 많이 관람했으면 좋겠다.

    -거창연극제도 변화를 줘야 한다는 지적이 있던데.

    ▲변화에는 반드시 발전적으로 향하는 변화가 올바른 방향일 것이다. 축제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선 축제를 만드는 고급인력이 반드시 필요한데, 지금 현재 거창국제연극제에서 연극과 축제 경영을 전공한 전문가는 3~4명밖에 없다. 보강돼야 한다. 또한 많은 관객의 유입을 위한 전문적 마케팅이 필요하며, 낮 공연이 가능한 스튜디오형 실내공연장 건립이 시급하다. 그리고 지자체의 파격적인 예산 지원과 숙박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특히 전문성이 떨어지는 지자체의 행정 간섭은 삼가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거창국제연극제가 프랑스 아비뇽, 영국의 에든버러와 함께 세계 3대 야외공연축제로 진입하는 시점이다. 솔숲과 저수지, 폐석장 등을 활용한 자연친화적인 공연장도 만들어서 거창 전역을 연극축제벨트로 조성해야 한다. 아울러 공연예술지원센터를 설립해 거창국제연극제가 세계적인 문화축제산업의 전초기지가 되기를 희망한다. 굴뚝 없이 축제산업으로 먹고사는 문화휴양도시 또는 연극축제도시가 되면 거창의 문화경쟁력은 세계적인 위치에 오를 것이다. 어려운 일이 절대 아니다.

    글·사진= 홍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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