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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분리’와 통합 정신- 김재익(논설위원)

  • 기사입력 : 2013-07-19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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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인들의 행동이나 말은 그 반향이 크다. 특히 국회의원이 첨예한 현안에 대해 견해를 밝히면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계기가 된다. 이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나 뚜렷한 중재자가 없으면 갈등만 확대재생산된다. 여론은 양분되고 반목의 날만 세우다 보면 지역 발전을 후퇴시키는 결과를 가져 온다. 그래서 큰 정치를 하는 국회의원들에게 언행이 신중할 것을 국민들은 당부하고 또 당부한다.

    새누리당 이주영 국회의원은 지난 5월 18일 시·도의원, 시민단체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사실상 ‘마산 분리’ 선언을 했다. 통합창원시 청사가 현 시청으로 확정된 상황에서 계속 통합에 참여할 명분을 잃었다는 게 분리의 이유이다. 이 의원은 통합창원시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런 입장에서 자신의 입으로 다시 분리를 주장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이 의원이 마산 분리를 밝힌 지 만 2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창원시의회가 개최한 의원연찬회는 마산 지역 시의원들의 불참으로 반쪽 연찬회가 되었다. 마산살리기범시민연합은 지난달 25일 마산역 광장에서 ‘마산 분리 궐기대회’를 열었다. 여야 정당 지역위원장과 시의원, 시민단체로 구성된 연석회의도 활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정작 마산 분리의 불을 댕긴 이 의원은 지역에서 얼굴을 보기 어렵다. 보도자료를 통해 분리를 주장했을 뿐 공식 석상에서 뜻을 밝힌 바 없다. 두 달 동안 유럽과 아프리카로 의원 외교 활동을 다녀왔으며 틈틈이 ‘마산분리법안’ 발의를 위해 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정치인과 시민·사회단체는 마산 분리를 요구하지만 시민들은 분리에 반대하고 있다. 최근 MBC경남과 KBS창원의 여론조사에서 찬성보다는 분리 반대 의견이 높았다. MBC경남의 조사는 옛 마산 지역이 찬성 42.2%, 반대 51.3%로 나타났고, KBS창원은 옛 마산권이 찬성 36.7%, 반대 60%로 집계됐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방송 조사 모두 옛 창원·진해보다는 마산 지역의 반대가 많았다.

    여기서 잠시 행정구역통합과 관련해 가까운 일본의 사이타마현 사이타마시 사례를 보자. 생활권이 같은 우라와시, 오미야시, 오노시 등 3개 시는 지난 2001년 통합하면서 사이타마시로 명칭을 정하고, 이어 2005년에는 인근 이와츠키시도 합병해 전국 13번째 정령도시(政令都市)로 지정되고, 인구 120만 명의 일본 10번째 인구 도시가 되었다. 통합 이후 많은 사무가 현으로부터 이관되고 교부금도 증가하는 등 재정적으로 통합 효과를 누리고 있다.

    통합 창원시와 사이타마시는 통합을 단순비교하기는 힘든 부분도 있지만 통합 효과가 나타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요구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장기간 논의를 거친 사이타마시도 통합 이후 갈등이 많았는데 주민들과의 충분한 소통 없이 정치권에 의해 주도되고 결정된 통합창원시는 지역 화합과 일체감을 위한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행정구역을 통합하는 데 있어서 주민의 동의는 중요한 요소이며, 설령 통합에 문제가 있어서 다시 원위치로 분리하고자 한다면 이 역시 주민의 의견이 우선이다. 주민이 동의하지 않거나 반대하는 분리는 있을 수 없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마산 분리는 중요한 당사자인 주민은 배제한 채 주민의 뜻과는 다르게 정치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MBC경남의 여론조사에서 통합창원시를 둘러싼 갈등의 책임 소재에 대해 국회의원 31.6%, 시의원 22.7%, 시장 19.6%, 시민사회단체 13.5% 순으로 나왔다. 지역 간 갈등의 책임이 있는 국회의원, 시의원 등은 정치적 승부수나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행동 등 자신들의 입장을 내려놓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주민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를 헤아려보는 게 정치인이 진정으로 할 일이다. 지역 간, 주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경우 통합정신은 사라지고 돌이킬 수 없는 상처만 남기게 된다.

    김재익(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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