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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하트세이버’ 조영학 창원소방서 신월119안전센터 구급대원

“위급상황 처한 환자 살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죠”

  • 기사입력 : 2013-07-2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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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트세이버’ 조영학 창원소방서 신월119안전센터 구급대원이 지난 16일 119특수구급차량 안에서 반자동제세동기(전기충격기)를 작동하며 활짝 웃고 있다. 119특수구급차량에는 차량용 산소소생기와 분만세트 등이 갖춰져 있다.
    조영학 구급대원이 창원소방서 신월119안전센터 교육장에서 자동제세동기와 병행한 심폐소생술 교육을 하고 있다.


    “저는 119구급대원입니다. 시민 여러분 모두가 건강하고 안전해 저와 구급차 안에서 만나는 일이 없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지난 3일 창원시청 시민홀에서 열린 전체 직원조회에서 한 30대 소방대원의 강연이 직원들의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일으켰다.



    ◆창원시판 ‘강연 100℃’ 토크쇼 출연

    조영학(33·소방교) 창원소방서 신월119안전센터 구급대원은 창원시가 힘들고 불가능한 시정 업무인데도 역동적으로 추진해 성과를 냈거나 주민을 위해 치열하게 봉사활동을 벌이는 등 시청 직원들의 감동적이고 활력 있는 사례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창원시판 ‘강연 100℃’ 토크쇼의 첫 주인공.

    조 구급대원은 이날 ‘현장에서 배우는 인생수업’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살리는 일을 해보자는 기준을 삼고 일을 하면서 도전하고 싶은 일이 생겨 심폐소생술을 강의했다”며 “현장출동으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내 가족의 행복에 소홀해 하지는 않았는지 등 아주 작지만 실천하지 못한 인생의 가르침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도 만난 사람에게서 무언가를 배워 발전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응급구조사로 소방직 특채

    조 구급대원이 소방공무원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가난했던 가정형편도 작용했다. 그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편모 슬하에서 학업의 꿈을 키워 가던 중 4년제 대학교 공과대학에 합격했으나 보건대 팸플릿을 보던 중 소방관과 구급차의 모습이 있는 사진이 눈에 띄어 전문대인 보건대학교 응급구조학과를 입학·졸업했다. 학자금 대출을 고민하던 어머니를 보고 그때만 해도 등록금을 적게 낼 수 있다는 것과 일찍 사회에 나가 어머니에게 좀 더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진로를 바꿨다.

    조 구급대원은 응급구조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소방에서 응급구조사를 구급대원으로 특별채용하면서 소방공무원으로서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창원소방서 119안전센터 구급대원으로 각종 사고와 응급환자 발생 시 응급구조사로서 응급처지 및 이송을 주로 맡고 있다. 또 화재 발생 시 펌프차량에 탑승해 화재를 진압하는 진압대원으로도 투입되고 화재예방활동 등 각종 대민지원서비스도 한다.



    ◆‘하트세이버’상 3차례 수상

    조 구급대원이 남들로부터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창원소방본부에서 인증하는 ‘하트세이버’에 3차례나 선정되면서부터. 하트세이버는 심폐소생술과 심실제세동기를 병행해 인명을 소생시킨 구조구급대원 등에게 주는 상이다.

    그는 지난 2월 1일에는 화장실에 쓰러져 자발호흡과 맥박이 없는 60대 여성 환자를 심폐소생술과 심실제세동기를 이용해 자발적 호흡이 가능하도록 도왔다.

    앞서 1월 25일에는 아파트 1층 복도에 쓰러져 자발호흡과 심박동이 없으며 대광반사 없는 50대 여성 환자를 같은 응급조치로 살려냈다.

    2012년에는 심장병 전력이 있는 환자가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져 자발호흡과 심박동이 없는 상태에서 심실세동으로 전기충격과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시행해 병원 도착 전 환자의 호흡(self)과 맥박을 회복시켰다.

    “하트세이버로 인증받았다는 사실보다 위급한 상황에 처한 환자를 살릴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구급대원으로서 다른 무엇보다도 위급상황 시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 가장 먼저 접근해 상태가 악화되지 않게 응급처치를 하고 심정지 환자를 소생시켰을 때 그후 그 환자들이 치료 잘 받고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해 들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낌니다.”

    조 구급대원은 주변 사람들이 심정지와 같은 구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침착할 것을 당부한다. 침착한 상태가 돼야 다음 행동이 진행되는 것에 도움이 된다는 것. 그는 최초 환자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의식상태와 호흡 양상을 확인한 후 주변에 다른 사람이 있다면 119에 신고해 줄 것을 주문한다.



    ◆“누군가에 도움되자” 심폐소생술 강의

    구급대원이라는 직업은 여러 현장사건에 나가게 된다. 도움을 주러 갔지만 무시당하고 심지어 맞기도 한다. 행패를 부리고 술을 마셔 생각이 안 난다고 말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배 아프다고 신고하고 집까지 태워달라는 콜택시처럼 이용해 보려는 얌체족들부터, 다리가 부러져서 신고했다고 가보면 비둘기 다리가 부러져 있는 황당한 사건들을 접하면서 사명감보다는 상실감에 빠지기도 했다.

    조 구급대원도 낮과 밤이 바뀌고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긴박한 순간순간 빠른 판단을 해야 하는데서 오는 스트레스에 피로가 쌓이면서 짜증이 늘어만 갔다. 그때 마침 창원시에서 운영하는 상담실을 찾았고 상담 선생님으로부터 “당신은 자신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 남을 위해 그리고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살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였다”는 진단과 함께 마음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들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위치를 서서히 알아가면서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보기로 결심했고, ‘먹고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이 일을 다시 해보자’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놀랍게도 이 작은 생각의 차이가 저의 인생의 기준이 되어 출동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유지되지 않으면 인생은 외롭고 즐겁지 않다’라는 말처럼 ‘먹고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일을 한다’는 생각의 변화가 상실감에 빠져 있던 삶에 한 줄기 빛처럼 크나큰 기준이 되어 지금은 즐거운 마음으로 출동현장을 누비는 구급대원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경상남도 인재개발원 신임인재 교육과정, 한국소방안전협회 소방안전관리자 교육과정, 교통문화연수원 사업용여객운전자 및 공무원을 대상으로 비상대비 응급처치 및 심폐소생술 과정에 출강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경남지방경찰청, 농협, 창원시청, 한국수자원공사, 각 구청, 학교 등에도 응급처치 및 심폐소생술 교육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소방관들 또한 미국 소방관 못지않게 전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소방의 목적에 맡게 각 소방대원 하나하나가 노력해 각자 주어진 업무에 충실한다면 저절로 국민들이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요?”

    출동현장에서 세상을 배우며 남을 위해 헌신하는 젊은 구급대원이 있어 우리나라 소방의 미래가 한층 밝아 보인다.


    ☞조영학 구급대원은= 1980년 광주에서 태어나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편모 슬하에서 자랐다. 광주보건대학교 응급구조과를 졸업했다. 응급구조사 1급과 일반인심폐소생술강사 자격증을 땄다. 대학시절 댄스동아리 회장, 동아리연합회장으로 활동했다. 구급대원 특채로 소방직에 입문, 현재 8년차 소방관이다. 2010년 결혼해 아내와 11개월 된 딸을 두고 있다. 퇴근 후 여가시간에는 국내여행, 아이와 함께 놀기, 가벼운 산책을 한다. ‘조금 더 가까이’가 좌우명이자 생활 신조이다.


    글=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사진= 성승건 기자 mkse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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