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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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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무엇으로 상대의 마음을 열 수 있을까?- 최환호(경남은혜학교 교장)

미래는 ‘감성시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감성능력 갖춰야

  • 기사입력 : 2013-08-0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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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신을 움직이려면 자기 머리에 이야기하고 남을 움직이려면 그 사람의 마음에 이야기하라’는 말은 협상과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에 관해 말할 때 자주 인용하는 금언이다. 하여 피터 드러커 왈. ‘고객의 마음은 16세 봄처녀의 마음과 같다.’ 문제는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마음을 어떻게 여느냐다.

    “우리의 피가 느끼고 말하는 것은 언제나 옳다. 지성은 재갈이자 고삐일 뿐이다” 영국 작가 D. H. 로런스의 이 말은 더 이상 감성이 ‘을’이 아니라 ‘갑’이라는 선언이다. 지금까지는 ‘기능적으로 의미가 있는 상품’이 히트했으나, 감성시대에는 ‘나로 하여금 사랑하도록, 미치도록 만드는 상품’이 대박 상품이다.

    이제 우리는 필요한 모든 것을 갖췄다.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기에 더 좋은 걸 떠나 더욱 나를 매료시키길 기대한다. 냉정한 합리주의자인 독일인들을 상대로 ‘중요한 구매나 의사 결정에서 감성과 이성이 미치는 영향력’을 조사했다. 그들조차도 감성이 90~95%의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그래서 나온 말. 경영의 귀재인 스티브 잡스를 “상상력과 감각으로 세상을 개척한 천재”라고 하며, “사진 한 장이 단어 1000개보다 더 힘이 있고, 하나의 잘 만들어진 비유는 사진 1000장보다도 더 힘이 세다”고 한다. 탁월한 비유는 정곡을 찌르는 핵심이다.

    다니엘 핑크가 말하는, 다가오는 ‘개념 사회(Conceptual age)’에서는 차가운 지성만으로는 부족하다 못해 허기진다. 감성을 기반으로 한 창조적 역할이 더 중요하다. 현 정부가 역설하는 창조경제든, 정치든, 문화든, 그 무엇이든, 디자인과 스토리가 중요해지는 하이콘셉트(high-concept)가 각광받을 수밖에 없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감성시대에 살아남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 해법은 우리의 감성감옥인 ‘감정정체(Gefuehls-Stau)’에서 탈출하는 게 선결과제이다. 독일 심리학자 한스 요하임 마츠가 정의한, ‘자신의 기쁨을 표현할 수도 없고, 타인의 기쁨을 공유할 능력도 없는 감정정체’에 갇혀 있는데, 언감생심 어떻게 타인의 마음을 열 것인가.

    당신, 살아있는가? 그렇다면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어야 한다. 감정이 물처럼 흐르지 못하고 고여 부패하기에 사회 전체가 집단적 분노와 적개심, 야만과 폭력 등으로 소용돌이치게 된다. 무엇보다 ‘차이’와 ‘다름’에 대한 관용이 사라져 내 생각과 다르고 내 편이 아니면 바로 적이 된다.

    김정운 문화심리학자의 얘기. 최고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CEO, 교수, 고위공무원 집단의 강의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해도 반응이 없단다. 그래서 이 집단을 ‘강사들의 무덤’이라 부르는 이유는 어떤 강사라도 한 번 가면 다 죽어나오기 때문이라나. 강사를 좌절하게 하는 이 세 집단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하나같이 입꼬리가 처져 있다는 거다. 자기 입꼬리 처짐은 자신의 긍정적 정서교감 능력이 다 망가졌음을 알아야 할 터.

    어느 분야에서든 넓고 큰 시야를 갖고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감성전문가가 필요한 시대가 왔음에도 관련 연구들의 결론에 의하면 학력, 나이, 사회적 지위, 분주함과 감성력은 반비례한다는 거다. 소위 대부분의 사회지도자들이 감성결핍증 환자라는 증거다. 해서 다니엘 핑크의 6가지 감성능력이 명약이다. 디자인, 스토리, 심포니, 공감, 놀이, 의미이다. 당신, 한 가지라도 갖추었는가?

    많은 미래학자와 경영학자들이 지적한 바, 미래는 수동적으로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창조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감성능력부터 갖추어야 한다. 예컨대 논어 전체를 관통하는 ‘공자 리더십의 요체’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애써 설명하거나 권유하지 않아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믿음을 갖게 되고 나아가 자발적으로 동참하여 행동하는 것이리니.

    괴테의 대작 ‘파우스트’의 마지막 구절.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끌어 올린다.” 영원히 여성적인 것? 바로 ‘감성’ 아닐까?

    최환호(경남은혜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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