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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27) 통영 한산면 매물도

파란 바다, 푸른 들판, 하얀 등대… 여기는 환상의 섬

  • 기사입력 : 2013-08-0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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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매물도에서 바라본 등대섬과 소매물도. 통영시의 통영 8경 사진공모전에서 은상을 받은 이성묵 작가의 작품이다.
    소매물도와 등대섬./통영시 제공/


    매물도는 정부가 지난 2006년 전국의 많은 섬 가운데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한 4곳 가운데 한 곳으로 전설과 아름다운 풍광이 어우러진 곳이다.

    지금까지 문화체육관광부는 1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옛것을 보존하고 현대인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탐방로와 전망대, 화장실 등 시설과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행정상으로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로, 대매물도와 소매물도, 등대도(글씽이섬) 등 세 개의 섬을 통틀어 ‘매물도’라 부른다. 흔히 소매물도와 등대도를 합쳐 소매물도라 부르기도 한다.

    소매물도와 등대도의 해안암벽은 통 영 8경 중 하나로, 천하의 장관을 연출한다. 통영항에서 20㎞, 여객선 뱃길로 1시간 30분 거리인 소매물도는 통영항에서 동남쪽 바다 위에 떠 있는 0.51㎢, 15가구에 34명이 살고 있는 조그만 섬이다.

    소매물도는 거제도의 해금강과 비교되곤 한다. 혹자는 해금강의 경치를 여성적으로, 소매물도의 투박하면서도 기품 넘치는 기개를 남성적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섬 서쪽과 남쪽 해안에 위치한 천태만상의 기암괴석 층석단애는 남해 제일의 비경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억겁을 두고 풍우에 시달리고 파도에 할퀴어 톱날처럼 요철이 심한 암벽에 신의 손끝으로 오만 가지 모양을 새겨 놓았으니 금방 날아오를 듯 용바위, 의젓한 부처바위, 깎아지른 병풍바위, 목을 내민 거북바위,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촛대바위 등이 둘러섰고 사이사이로 바위굴이 입을 벌리고 있다.

    ‘글씽이굴’이라는 바위굴은 배를 타고 아슬아슬 통과할 수 있어 한층 묘미가 있다. 진나라 서불이 남겼다는 글씨가 있는 글씽이 강정(글씨바위)은 소매물도 등대섬 동쪽 해안 절벽에 글씨가 새겨진 동굴 암벽을 일컫는다. 오랜 세월 풍화로 인해 지금은 겨우 흔적만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이지만 불로불사약을 찾아오라는 진시황의 엄명을 받은 서불이란 신하가 한반도 남해안을 지나다가 그 절경에 감탄해 글을 새겨 놓았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70~80년 전에는 글자를 판독할 수 있을 정도였다는데 지금은 흔적만 찾을 수 있다.

    소매물도와 등대도 사이는 조수가 빠져나가면 걸어서 건너다닐 수 있을 정도로 얕아지는데, 하루에 두 차례씩 ‘모세의 기적’을 연출한다.

    소매물도의 또 다른 명물은 서쪽 암벽 위에 덩그러니 얹혀 있는 집채 만한 바위다. 주민들은 태풍과 해일이 바다 밑에 있는 이 바위를 그곳에 얹어 놓았다고 말한다. 태풍이 일어날 때면 이곳은 바다 밑의 바위들이 굴러다니는 소리가 마치 전차군단이 지나가는 듯 들려온다. 그 바위가 섬 밑바닥 암벽에 부딪칠 때는 지축을 울리는 굉음과 더불어 섬 전체가 지진이라도 난 듯 부르르 떨린다고 한다.

    매물도는 면적 1406㎢로 60가구 135명이 살고 있다. 옛날 대항마을과 당금마을에서 매물(메밀)을 많이 생산했다 해 일컫는 지명(1934년 간행 통영군지에는 매미도로 표기)이다.

    섬 중앙에 해발 127m의 장군봉이 솟아 있고 사면은 급경사를 이룬다. 해안은 해식애가 잘 발달돼 있으며 아열대성 식물이 자라며 풍란이 자생한다. 자연산 김과 미역, 조개류가 채취되고 근해에서는 가자미, 도미 등이 많이 잡힌다.

    매물도에는 마을의 시작을 알리는 꼬돌개가 있다. 꼬돌개는 초기 정착민이 들어와 산 지역으로 대항마을의 남쪽이다. 1810년에 첫 이주민이 들어와 논밭을 일궈 정착했지만 1825년과 그 이듬해 흉년과 괴질로 다 죽었다. 한꺼번에 ‘꼬돌아졌다’고 해 꼬돌개로 불리는 슬픈 이름이다.

    당금마을은 중국의 비단처럼 자연경관이 수려하다고 해 당금(唐錦)이라 했다. 마을 안 문패마다, 산책하는 고갯길마다, 정겨움이 느껴지는 돌담길마다 마을의 이야기가 한 올 한 올 새겨진 마을이다. 아름다운 풍광과 낭만 스토리가 가득한 감성마을이다.

    미역 말리는 철이 되면 당금마을 선착장은 바닥 전체가 흑갈색 미역으로 뒤덮이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이웃의 폐교된 당금마을 학교의 황금색 잔디에 서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동심의 세계로 안내해주고 여름밤 쏟아질 듯한 별들은 검은 벨벳 양탄자에 보석을 뿌려놓은 것 같다. 당금마을 몽돌해수욕장은 조그맣고 아름다운 해변이다.

    대매물도에는 서너 시간이 걸리는 둘레길이 있다. 사정에 따라 1시간 코스로 단축할 수도 있다. 당금마을 선착장을 출발해 골목길~발전소와 전망대~폐교~옛소풍터~장군봉 군마상~대항마을 섬뒷길~꼬들개~대항마을 안길 코스다.

    매물도 당금마을 앞바다에는 어유도와 매섬이 자리하고 있다. 어유도는 ‘어리섬’이라고도 불리며 유달리 고기떼가 많이 몰려들어 바닷물이 말라버릴 정도였다고 해 유래된 지명이다. 풀밭에 누워 되새김질하는 염소처럼 바다 위에 엎드려 있는 형상의 어유도는 한때 여섯 가구까지 산 적이 있으나 1976년 정부의 이주계획에 따라 현재는 무인도다. 매섬은 어유도 앞의 자그마한 섬으로 어유도의 물고기를 노리는 매를 닮았다 해 ‘매섬’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신정철 기자 sinjch@knnews.co.kr


    ◆찾아가는 길= 여객선 이용 하루 2회 운항. 오전 7시와 오후 2시(운임 1만3200원(편도). 주말·공휴일 1회 증회 운항(오전 11시). 선박문의 통영항여객터미널 ☏ 645-3717(http://www.nmmd.co.kr, 한글주소 뉴매물도)

    ◆유람선 해상관광= 통영 유람선터미널에서 수시 운항. 판타지 코스 4시간 10분 소요. 코스: 통영 유람선~해금강~매물도~한산도 제승당(하선, 자유시간 1시간), 2만1000원 유람선터미널 ☏645-2307, 646-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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