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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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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드는 행복한 경남 Ⅱ ② 창원 (주)굿윌경남(굿윌스토어 창원점)

장애인에게 일하는 기쁨 주는 ‘희망 작업장’
강승구 창원 남산교회 목사
지난해 4월 교회 복지관에 문 열어

  • 기사입력 : 2013-08-1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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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 성산구 반림동에 있는 예비사회적 기업 굿윌경남 작업장에서 장애인을 비롯한 직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성승건 기자/
     

    창원시 성산구 반림동 1번지(외동 반림로 245)에 가면 사랑이 넘쳐나는 작업장이 있다.

    (주)굿윌경남(굿윌스토어 창원점·대표 강승구 남산교회 목사)이 바로 그곳이다.

    굿윌경남은 지난 2012년 4월 창원시 성산구 반림동 남산교회 복지관 건물을 무상임대해 지하 1층은 매장, 지상 1층은 가구전시장, 지상 2층은 장애인 작업장 및 사무실로 운영하고 있는 일자리제공형 예비사회적기업(1차)이다.

    국제적인 비영리기관인 굿윌(Goodwill)의 국내 7호점인 굿윌경남은 개인 및 기업으로부터 물품을 기증받아 판매하는 과정에서 일자리를 창출한다.

    개인이나 기업이 각종 생활용품이나 상품을 기증하면 굿윌에서는 수거, 분류, 선별, 수리 과정을 거쳐 선별판매한다.

    또 기업체의 전기제품 등 부품을 조립해 납품한다.

    지난 13일 오후 창원시청 일자리창출과의 추천을 받아 굿윌경남 작업장과 스토어를 찾았다.

    작업장에는 10여 명의 남녀노소가 전기제품 부품조립과 옷가지 등 분류작업이 한창이다.

    굿윌경남과 굿윌스토어에는 현재 장애인 12명과 고령 및 저소득층 취약계층 5명, 일반인 4명 등 모두 21명이 근무하고 있다.

    직원은 올해 말까지 장애인 2명을 더 채용하고 내년에는 5명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굿윌경남의 매출은 창립시기인 지난해 4월보다 올해 4월 20.2%, 5월은 30.7%, 6월은 49.0%, 7월은 89.4% 각각 신장됐다.

    굿윌경남은 오는 9월 2차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입사한 최홍식(43·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2동·지적장애 3급) 씨는 “미래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땀이 나도 출근하고, 퇴근해서 집에 가면 허리가 아픈 어머니가 반길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 씨는 기증품에 대한 수리와 복지관 청소를 담당하고 있다.

    안성수(30·창원시 의창구 명서동·정신장애 3급)씨는 “다른 공장에도 갈 곳이 있었는데 부모님이 추천해서 입사했다”며 “열흘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신참이지만 모르는 일이 있으면 가르쳐 주는 등 편안해서 일하기 좋다”고 말했다.

    입사 1년차로 전기제품 부품 조립을 하고 있는 남연심(36·여·창원시 의창구 반지동·지적장애 3급)씨는 간병인으로 일하다 1년 전에 굿윌경남의 직원이 됐다. 남 씨는 작업환경도 좋고 앉아서 일하는 것이 편하다는 말을 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굿윌경남 고령자 4명과 일반인 4명은 예비사회적기업 참여자로 최저임금인 102만 원 정도를 받는다. 장애인들은 70만 원에서 50만 원 정도를 받는다. 굿윌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에서 일하는 장애인들은 일반 기업체에서는 작업을 맡기 어렵다.

    복지관 지하 292㎡ 매장에는 굿윌스토어가 있다. 이곳은 기증받은 의료, 도서, 생활용품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이곳 굿윌커피숍에서 일하는 주은동(22·여·창원시 회원구 내서읍·지적장애 3급) 씨는 김해에서 자동차부품 조립을 하다 지난해 5월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굿윌의 귀염둥이’로 통하는 주 씨는 바리스타가 꿈으로 현재 자격증을 준비 중이다.

    굿윌경남은 한 교회의 이웃에 대한 사랑에서 만들어졌다.

    남산교회 강승구 목사는 “교회가 신도들만의 공간이 아닌 이웃에 필요한 곳이 돼야 한다는 고민을 해 왔다”며 “이웃을 섬기는 취지에 사업을 시작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 시애틀에서 목회활동을 한 강 목사는 굿윌스토어에서 1~2달러로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는 것을 경험하고는 한국으로 돌아와 굿윌을 창원에서도 만들기로 하고 2009년부터 준비를 해 2012년 현재 교회 옆에 건물을 신축해 문을 열었다.

    강 대표는 헌금과 기증, 자원봉사로 이웃사랑을 실천해준 교회 신도들에게 감사 드린다며 신도들이 섬길 수 있는 현장이 열렸다는 점에서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체 혹은 정신 장애로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던 장애인들은 취업한 후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집에만 있다 일을 하게 되자 쉬는 날도 출근하는 직원이 있을 정도.

    (주)굿윌 최창수 상임이사는 “장애인들은 일과 후에는 음악치료를 받거나 춤을 추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며 “다른 직장에 있다가 이곳에 온 사람들은 이곳을 ‘지상천국’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최 상임이사는 “굿윌은 다른 곳에서는 일할 수 없는 사람 위주로 고용을 하고 있다”며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일하는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는 기업과 연계고용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계고용은 각 기업이 의무장애인 고용비율을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벌금 형식으로 내는 비용을 사회적기업에 하청을 주거나 기부금 형태로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또 시가 유휴장소나 시설을 제공한다면 2호점을 여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단순한 자선이 아닌 일자리로 기회를 주는 굿윌의 이념이 창원에서도 피어나고 있다.

    김진호 기자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인터뷰/ 강승구 굿윌경남 대표

    “2호점 열어 장애인들과 나눔의 기적 만들고 싶어”


    “망해도 해보자는 각오로 시작했습니다. 망해도 돈이 망하지 사람이 망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주)굿윌경남 강승구 대표(창원 남산교회 담임목사·사진)는 창립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 당시 시작하길 잘했다며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굿윌은 장애인, 노인, 다문화가정, 탈북자 등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주는 것을 목표로 창립했다며 장애인들이 크게 힘들지 않은 일을 재미있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장애인들이 일과를 마치고 음악치료를 하거나 관광지 탐방을 가면서 표정이 밝아지는 것을 볼 때마다 굿윌에 대한 확신이 더해진다.

    또 굿윌은 교회가 이웃을 섬기기 위해 해야 할 일이다며 신도들의 가구 기증이 늘어 교회 앞마당을 채우는 것을 보며 ‘이곳이 교회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뭉클해진다고 했다.

    그는 창업 1년 3개월 만에 흑자를 내고 직원들에게 급여(수당)를 준다는 것은 기대하지 않았다며, 장애인에 일자리를 주고자 하는 사랑과 나눔이 작은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굿윌의 모든 이익금은 100% 일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갑니다. 창원이 부촌인 만큼 인근에 2호점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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