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뭐하꼬/ MTB 타 보실래요?

내가 가면 그곳이 길… 산바람 맞으며 신바람 라이딩
위험해 보이고 장비가 너무 비싸서 망설인다고요?
일단 시작해봐요. 중독될 거예요, 기분좋은 중독!

  • 기사입력 : 2013-08-22 11:00:00
  •   
  • 지난 17일 오전 창원MTB연합회 소속 회원들이 산악자전거를 타고 창원 안민고개 정상으로 향하는 오르막길을 달리고 있다. 자전거 뒤로 펼쳐진 진해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전강용 기자/

    창원MTB연합회 소속 회원이 내리막길을 질주하며 스릴을 즐기고 있다.
    안민고개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는 창원MTB연합회 소속 회원들.
    회원들이 안민고개 헬기 착륙장으로 자전거를 밀어가며 오르고 있다.
    정상 부근에 도착한 회원들이 음료수를 마시며 시가지를 바라보고 있다.
    다운힐 자전거를 이용해 점프를 하며 극한의 속도를 즐기고 있다.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개인적인 여가활동이나 가족 나들이에 대한 욕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주말이 닥치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마땅한 게 없어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인터넷을 통해 여행지 등 정보를 수집해 보지만, 비교적 거리가 먼 타 시·도의 문화유적지 또는 관광지 중심의 여행지 소개가 대부분이다.

    특히 활동적인 젊은 층의 경우 새로운 레포츠를 배우고 즐기려 해도 교육기관이나 시설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쉽지 않다.

    이에 경남신문은 지난 12일부터 단행한 지면 개편에 따라 주말에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새로운 기획 ‘뭐하꼬’를 매주 목요일 싣는다.

    2개 면에 걸쳐 시원한 사진편집과 함께 다양한 레포츠를 설명하고 역사유적지 답사, 다양한 체험활동, 계절음식 즐기기 등을 소개할 계획이다.

    올해 유난히 길고 긴 폭염이 한풀 꺾이면서 아침저녁으로 제법 찬 기운이 섞인 바람이 분다.

    호시탐탐 자전거 탈 기회만 엿보고 있던 라이더들이 “이때다”를 외치며 거리로 산으로 내달리며 바람을 가르고 있다.

    웬만한 가정마다 자전거 1대 정도는 있을 만큼 자전거가 대세다. 다양한 교통수단이 발달했지만 오염도 없고 운동까지 할 수 있는 자전거는 근거리 교통수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제 몸을 가눌 만한 나이가 되면 쉽게 배울 수 있는 것도 자전거가 가진 장점이다. 창원시를 비롯해 각 지자체에서도 앞다투어 자전거도시를 표방하며 자전거 타기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성능이 뛰어난 자전거가 수입되면서 이제 자전거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당당한 레저로 자리 잡았다. 전국적으로 산악자전거(MTB· Mountain Bicycle)를 즐기는 마니아가 수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3면에 계속


    ◆MTB에 죽고 사는 사람들

    오전 6시 창원 안민고갯길, 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한낮의 폭염을 피해 새벽 운동을 즐기는 산악자전거 라이더들의 페달 밟기가 빨라지고 있다.

    평소 안민고개에는 이 시간대면 조깅족이 많았지만 요즘은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다.

    안민고갯길은 창원 MTB족들에게는 근접성이나 재미에서 환상의 코스다. 창원시내에서 자전거로 20분 거리에 있고, 꾸불꾸불하게 이어진 도로에는 긴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어 자전거 타기 재미의 충분조건이 갖춰져 있다. 힘들게 정상에 올랐다가 충분한 보상을 하듯 긴 내리막길은 40㎞에 달하는 속도의 스릴을 느끼게 한다.

    오전 7시 30분. 안민고개 정상에 있는 안민생태교 아래에 창원MTB연합회 소속 회원 30여 명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250여 명의 회원이 소속돼 있지만 휴일을 맞아 번개모임 자리를 마련했다. 창원에서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동호회를 최근 주원식 문성대 행정실장 등이 주도해 연합회를 만들었다.

    몸에 착 달라붙은 화려한 옷차림과 탄력 있고 굵직한 허벅지. 고글과 안전모를 벗기 전에는 나이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다. 10여 명의 여성 라이더들도 고갯길을 쉬지 않고 올라왔지만 지친 기색 없다.

    오늘의 코스는 창원시가 자전거도시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조성하고 있는 전국산악자전거대회 코스.

    안민고개 입구에서 출발해 안민고개 정상을 지나 안민고개 헬기장과 진해 드림로드를 거치는 장장 20.2㎞의 크로스컨트리 코스와 험한 산길을 타고 내려오는 1.5㎞의 다운힐 코스다. 아직 80%가량 진척을 보이고 있지만 부분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코스는 임도와 등산로를 기본으로 조성하고 있지만 그야말로 산길이다. 일부 구간은 50도가 넘는 경사와 울퉁불퉁 튀어나온 돌들이 쉽게 길을 허락하지 않는다. 저런 길을 어떻게 올라갈까 싶었지만 기우였다. 자유자재로 기어를 변경하며 일렬로 줄을 지어가는 모습은 신기함 그 자체다. 자전거를 타는 순간은 30~40대 젊은 회원이나 50~60대 회원들의 나이와 성별의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추락 위험이 있는 고난도 코스를 지날 때는 보는 이들을 아찔하게 한다. 특히 웅산헬기장 옆 일본군이 파놓은 진지가 있는 곳은 걸어 다니기도 힘든 곳이다. 자칫 옆으로 넘어지기라도 하면 수십m 아래도 추락할 위험도 있지만 재야(?)의 고수들은 아무렇지 않은 듯 잘도 지나다닌다.

    하지만 이들의 라이딩은 점잖은 편이다.

    산 위에서 아래로 쏜살같이 달려오는 또 다른 고수들이 있다. 순식간에 휙 지나가 버리는 이들은 일반 산악자전거 복장과 달리 헬멧과 온몸에 보호장비를 착용한 다운힐족이다. 산악자전거는 험한 산에서도 탈 수 있도록 변속기어와 광폭타이어, 완충기 등이 장착돼 있지만 다운힐은 산위에서 산아래까지 곧바로 질주하며 극한의 속도를 즐기기 때문에 앞 완충기도 다른 자전거에 비해 훨씬 길고 안장 아래에도 쿠션이 뛰어난 완충기가 장착돼 있다. 마치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처럼 생긴 다운힐용 자전거는 산아래로 달리면서 하중을 받기 때문에 충격 완화를 위해 앞 완충기 길이가 일반 산악자전거의 2배가량이나 된다.


    ◆“왜 자전거를 타죠?” - “기분이 좋으니까요”

    “산과 들이 있는 열린 공간을 달리니까 중독이 돼. 기분 좋은 중독. 자전거는 운동 개념보다는 여행으로 생각하면 돼. 풍경이 시시각각 바뀌니까 지루하지 않잖아.”

    올해 자전거를 탄 지 20년이 된 황만영(68) 창원MTB연합회 고문. 젊은 시절 약국을 운영하면서 하루 종일 약국 안에서 생활하며 답답했지만 자전거를 타면서 해방감을 느꼈다.

    창원MTB연합회에는 절대고수가 한 명 있다. 김선녀(여·42) 씨. 전 사이클 국가대표 출신이다. 전국 산악자전거대회를 휩쓸고 있는 그녀는 우습게 보던 남자들의 코를 납작하게 했다. 그녀를 따라잡으려다 넘어진 남자 라이더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녀는 “자전거는 전신운동으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게 몸에 맞게 탈 수 있는 평생운동”이라고 산악자전거 예찬론을 펼친다. 고수답게 창원과 김해 장유지역에서 자전거를 바로 타는 법에 대한 안전교육 강사로도 이름이 났다.

    아내와 같이 자전거를 타는 조학희(58) 씨는 “나이를 먹을수록 자전거를 타야 한다. 다른 종목은 경쟁을 하니까 무리가 오지만 제대로 타는 법을 배우면 오히려 다리가 강해진다. 입문한 지 7년 정도 되는데 아내와 같이 자전거를 타니까 즐겁다”고 말했다.

    한기만(52) 씨는 비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자전거와 생활한다고 할 정도로 자전거에 빠져산다. 그는 창원에 MTB가 정착하는 데 일조를 한 선각자 중 한 명이다. 지금 창원에 있는 상당수의 산악자전거 코스 라인을 만들었고, 지금도 하루에 몇 번씩 안민고개를 찾아 코스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은 알려지거나 정식 코스가 아니지만 바퀴가 굴러갈 수만 있다면 어디라도 페달을 밟는다. “별다른 코스가 있습니까. 내가 가면 그곳이 길이 되지요.”

    글=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사진= 전강용 기자 jky@knnews.co.kr



    ☆MTB고르기

    소재나 기어 따라 수십만원서 수천만원까지 다양

    산악자전거에 대해 일반인들은 위험하고, 장비가 고가라는 선입관을 갖고 있다. 산악자전거는 바퀴를 이용해 속도를 내기 때문에 다소 위험부담이 있지만 사전에 안전교육과 장비를 갖추고, 자신의 능력에 맞는 코스를 택해 다닌다면 안전사고를 대비할 수 있다.

    현재 산악자전거는 대부분 수입 자전거 일색이다. 국내에서 제작하는 자전거도 있지만 외국 유명제품 선호도가 높다.

    험한 길도 다녀야 하는 만큼 티타늄이나 카본 등 가볍고 튼튼한 프레임 소재나 기어변속기 등에 따라 수십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호가한다. 부담 되는 것이 맞다.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처음 배울 때 중고나 저가 자전거로 배우고 차츰 좋은 걸로 바꾸라는 부류와 처음에 비싸더라도 좋은 것을 구입하면 추가 부담이 없다는 쪽으로 나뉜다. 어느 쪽이든 달리고 싶다는 마음만 있다면 선택은 자신에게 달렸다.



    ☆도내 MTB코스

    김해·양산 등서 대회 열려… 다양한 코스 개발 중

    경남에는 김해를 비롯해 양산, 함양, 의령 등 산악자전거대회를 여는 곳이 많다.도내에서 산악자전거대회를 가장 먼저 유치한 김해는 신어산에 ‘대한민국 공인 1호 경기장’을 갖고 있을 만큼 산악자전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양산시가 산악자전거의 메카를 꿈꾸며 다양한 코스 개발에 나서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양산시 상북면 석계공원묘지∼하북면 통도사 장밭뜰 간 8㎞ 구간과 영축산∼배내골∼사자평∼표충사∼밀양댐∼원동자연휴양림을 돌아오는 130㎞의 영남알프스 코스는 환상이다. 양산시는 낙동강 종주길과 금정산, 천성산, 오봉산, 천태산, 토곡산을 잇는 장장 200㎞에 달하는 울트라코스도 계획하고 있다.

    함양군도 도지사배 대회를 유치하면서 백전면 일대 42㎞ 구간을 대회코스로 조성했다. 중간중간에 지리산 천왕봉을 비롯해 주 능선이 보일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의령 자굴산과 한우산을 잇는 임도도 명소로 알려져 있다.

    창원에도 바다와 산을 끼고 있는 지역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 다양한 산악자전거 코스가 개발되고 있다. 마산만과 진해만을 잇는 구산해안도로와 진해 앞바다가 펼쳐진 진해드림, 불모산과 천주산 등이 손꼽힌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