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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28) 양산 내원사 계곡

가을물 들기 전,여름 끝물에서 누리는 여유

  • 기사입력 : 2013-08-2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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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산 내원사 계곡을 찾은 등산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푸른 숲 사이로 물줄기가 흐르는 내원사 계곡 곳곳.


    미륵보살이 살면서 설법한다는 양산시 하북면 내원사(內院寺). 사람들은 내원사를 신선의 세상인 도솔천에 비유한다.

    이러한 내원사로 가는 길에 펼쳐지는 빼어난 산세는 차치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은 계절마다의 특색으로 이곳을 찾는 이에게 많은 것을 선물한다. 봄에는 철쭉이, 여름에는 신록과 계곡의 옥수가, 가을에는 단풍이, 겨울에는 설경이 찾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내원사 계곡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천성산은 희귀 동식물 수백 종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내원사 계곡과 천성산을 찾는 피서객과 등산객의 발길은 연중 끊이지 않고 내내 이어진다.

    내원사 계곡은 매표소에서 두 가닥으로 갈라진다. 큰 줄기는 내원사로 가는 길과 나란히 약 5㎞나 이어져 있고 작은 줄기는 노전암 쪽으로 6㎞ 정도가 등산로와 기대어 흐르고 있다.

    여름이면 얼음같이 찬물이 흐르는 계곡에 피서온 사람들로 가득 찬다. 취사나 야영은 못하게 돼 있고 오후 6시가 되면 매표소를 통해 계곡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원사 계곡이 비경으로 알려진 데는 내원사가 큰 역할을 했다. 신라 원효대사가 ‘제자가 되겠다’며 당나라에서 건너온 1000명의 사람이 머물 곳을 찾던 중 산신이 마중 나와 안내를 하더니 현재 내원사 산령각이 있는 자리에서 사라졌다. 원효대사는 산신이 점지한 곳과 그 일대에 89개의 암자를 지었고 내원사는 그중 하나이다. 원효의 가르침을 받은 1000명 모두가 성인(聖人)이 됐고 내원사를 품고 있는 산 이름 천성(千聖)도 여기서 유래한다고 전해진다.

    6·25전쟁 때 불탄 것을 1958년 재건해 동국 제일의 비구니 스님 도량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주변에 노전암, 성불암, 금봉암, 안적암, 조계암 등이 있다. 암자들 대부분이 내원사 계곡과 인접해 있다.

    국도 35호선을 따라 양산시 하북면 용연마을 삼거리에 들어서면 이곳이 내원사 계곡의 초입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여기서 내려 도보로 20분 정도 약 2㎞를 걸어가면 되고,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4~5분이면 매표소(산문)에 도착할 수 있다.

    이 길 왼쪽에 내원계곡 하류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에 도보자를 위해 설치된 데크는 통행차량을 피할 수 있어 좋다.

    산문 요금소에서 요금을 내고 들어서면 내원사와 노전암으로 각각 이어지는 잘 정비된 예쁜 길이 나 있어 기분 좋은 산책(산행)이 시작된다. 길은 흐르는 계곡물과 함께한다.

    노전암 쪽은 주로 천성산의 장군봉 2봉(해발 811m) 등을 찾는 등산객들이 이용한다. 계곡을 끼고 있는 수백 년 된 소나무와 기암은 태고의 전설을 전해주는 듯하다.

    내원사 쪽으로 가는 길에는 황토색 보도블록을 깔아 놓아 자연미는 덜하지만 느낌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봄과 여름에는 블록 사이사이로 푸른 이끼나 잔풀이 보이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맨발로 이곳을 걷는 이도 많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잘 정비한 진산교, 금강교, 옥류교를 지나면서 다리 위에서 계곡 한 번, 하늘 한 번 쳐다보는 여유를 누리는 것은 이곳을 찾는 이의 특권이다.

    계곡의 맑은 물소리는 마치 길 안내를 하듯 한순간도 그치지 않고 흐른다. 내원사로 가는 길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계곡과 나란히 걸으며 물소리 바람소리와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송의 솔향과 다양한 새소리는 덤이다.

    ‘원효대사도 그 옛날 이 길을 걸으며 요석공주를 그리워했을까. 아니면 계곡물 소리를 죽비소리 삼아 세속과 연을 끊고 불도에 정진했을까’ 하는 생각은 설총을 낳은 원효와 요석공주의 사랑설화를 알면 그려지는 그림 중의 하나다.

    이 산책길 중간중간에는 부침개와 막걸리를 파는 가게가 문을 열고 있다. 산문 주차장에서 걸어서 30~40분이면 세진교에 다다르고, 이곳을 지나자마자 대리석에 새긴 연꽃 봉오리 그림을 볼 수 있다. 이 연꽃 봉오리는 발길을 옮길 때마다 조금씩 피어나 여섯 번째 만나는 그림에서 활짝 핀다. 계곡에 눈을 빼앗기다 보면 자칫 놓칠 수 있는 그림이다.

    절에 도착하기 전 300m 앞에는 비석과 부도 등을 모아 놓은 곳이 있다. ‘자신의 내면에 깨어 있지 못함이 무지(無知)이다’ 등 비석에 새겨진 다양한 글귀가 마음을 정화시키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

    천 년의 세월을 보낸 산사에는 늘 맑은 샘물이 손님을 반긴다.

    내원사를 품은 천성산(해발 922m)과 소금강이라 불리는 내원사 계곡은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고 손님을 맞이한다.

    만산이 푸르러지는 봄이 오면 계곡과 천성산은 연초록 옷을 입고 화엄벌의 철쭉은 사람들을 부른다. 천성산 철쭉제는 5월 중순에 열리며 내원사 쪽 등산로나 웅상 평산동 쪽에서 올라가면 된다. 5월 중순에서 6월 초까지 철쭉을 보기 위해 많은 등산객이 이곳을 찾는다. 4월부터는 얼레지꽃 등 여러 종의 봄꽃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여름이면 맑은 물의 내원사 계곡이 주는 청량감으로 찾는 이가 아주 많아 북새통이다. 미리 자리를 잡지 않으면 계곡에 발도 한 번 담그지 못하고 돌아가야 할 정도이다. 산문 입구를 기준으로 해서 하류만 입욕이 가능하다.

    내원사 계곡의 가을 단풍을 두고 등산객과 풍류객들은 소금강이라 부른다. 가을 단풍은 노전암 계곡이 빼어나고 천성산 정상인 장군 1봉이나 장군 2봉에서 내려다보면 도화지에 물감을 뿌려 놓은 것 같다. 그야말로 일품이다. 등산로는 노전암 쪽에서 장군 1봉이나 짚북재 방향 등으로 여러 갈래로 나 있으며, 내원사 앞 주차장에서도 천성산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겨울에도 산책하는 사람은 물론 등산을 즐기는 사람이 몰려 평일에도 수천 명이 내원사 계곡을 지나 천성산 산행을 즐긴다.

    먹을거리는 버스가 정차하는 용연마을의 손두부와 돼지고기 두루치기 등이 유명하며 천성산 막걸리 맛도 탁월하다. 산문 입구에도 5~6개의 식당이 닭백숙 등을 판다. 잠잘 곳은 민박은 물론 모텔 등 숙박시설이 입구에서부터 들어서 있다.

    글= 김석호 기자·사진= 양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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