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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 학기 교권을 생각하며- 박균열(경상대 윤리교육과 교수)

  • 기사입력 : 2013-09-1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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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교원총연합회는 교권 수호를 위해 다양하면서도 열정적으로 노력해오고 있다. 그러한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장기적이고도 정책적인 교권 수호 노력도 중요하고 동시에 아주 사소한 용어 사용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음을 한 일화를 통해 제시하고자 한다.

    얼마 전 깜짝 놀랄 만한 사실을 알게 됐다. 학교 현장에서 오랫동안 고생하다가 새 학기가 되면서 장학사로 부임하게 된 한 선배와 관련된 얘기다. 축하난이라도 하나 보내려다 소속을 잘 몰라서 교육청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그런데 장학사가 사무관 아래에 표기돼 있었다. 혹시나 해서 국가공무원 급수 체계를 다시 확인해 보니 같은 급수였다. 왠지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교권(敎權)은 ‘가르칠 권리’와 그 과정에서 수반되는 ‘교사의 권위’를 동시에 포괄하는 말이다. 교사들이 잘 가르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는 일종이 직급의 상하로 경중을 구분하고 있다. 문제는 일반 행정직 공무원들의 직급 분류에 따라, 교육공무원들의 권위 자체가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데 있다. 일반 공무원들의 직급은 잘 알려져있는 것처럼, 1급 관리관, 2급 이사관, 3급 부이사관, 4급 서기관, 5급 사무관, 6급 주사, 7급 주사보, 8급 서기, 9급 서기보와 같은 수직 서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6급 이하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끊임없는 문제제기로 현재는 ‘주무관’(主務官)이라는 비공식적인 용어를 중앙부처 홈페이지에까지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산편성권한을 쥐고 있는 일반 행정직 공무원들은 교사(敎師)를 주무관의 공식 명칭인 주사(主事)에서 보듯이 교사(敎事)인 것으로, 더 나아가서 장학사(奬學士)도 주사와 같은 직급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어떤 일이든지 업무의 정체성이 중요하다. 국회의 사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을 국회의원 중에서나 역임했던 인물을 선임하는 것이나 법원행정처장을 판사 중에서 선임하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현재의 공무원 급수 체계상으로 보면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교육공무원들의 권리와 권위를 보장하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

    국가공무원법에서는 법관, 검사, 교육공무원 등 특수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을 특정직공무원이라고 별도로 구분하고 있는 점을 생각해볼 때, 그들의 업무에 대한 권위를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법령과 행정적인 처우 개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혼용되고 있는 교사는 교원으로 그 용어를 통일하고, 장학관(교육연구관), 장학사(교육연구사)는 기존의 교장(원장), 교감(원감)의 독립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용어와 호응하도록 장학장(교육연구장), 장학감(교육연구감)으로 개정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직위를 부여할 때도 일반행정직의 부하 개념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독립성을 보장해주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별도의 장학위원회를 구성하되 교사 출신의 장학담당관들이 주가 되고 일반행정관료가 배치돼야 한다.

    박균열(경상대 윤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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