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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 격론’ 결론은 “네 탓”… 더 꼬인 정국

성과없이 끝난 3자 회담
박대통령 “국정원 도움 없었다”
민주당, 장외투쟁 강경론 고조

  • 기사입력 : 2013-09-1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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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여야 대표 회담을 마치고 사랑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치정국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16일 3자 회담이 결국 성과 없이 끝나면서 정국이 더욱 얼어붙었다.

    박 대통령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한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사과 및 책임자 처벌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고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압박설도 일축하는 등 민주당 주요 요구사항 전체를 사실상 거부했다. 또 경제 민주화와 감세 문제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충돌하는 등 회담 전보다 오히려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민주당에서는 인식의 차이만 확인했다며 장외투쟁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강경론이 고조되고 있어 정기국회 파행 운영이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47일째 장외투쟁을 이어가는 민주당으로선 국회로 돌아올 명분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게 고민이다. 이에 추석연휴 직후인 23일 의원총회를 열어 향후 투쟁 방침을 논의할 계획이어서 ‘추석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정국 정상화와 파행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박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국회를 찾아가는 성의를 보인 데다 핵심 쟁점에 대해 분명한 답변을 내놓은 만큼 우호적 여론 형성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대통령은 16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새누리당 황우여·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1시간 30분 정도 3자회담을 갖고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채동욱 검찰총장 사의 표명 논란, 정기국회 정상화 방안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으나, 아무런 합의사항도 도출하지 못했다.

    김 대표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자 박 대통령은 “당시 내가 국정원의 활동을 지시할 만한 위치가 아니었고 국정원의 도움을 받은 게 없다”며 “재판 결과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책임자에 대한 법에 따른 문책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여상규 새누리당 대표 비서실장과 노웅래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 등이 회담 후 별도의 개별 브리핑에서 전했다.

    국정원 개혁과 관련, 박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때는 왜 국정원 개혁을 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하며 야당의 국회 내 국정원 개혁특위 구성 주장에 대해 “국정원 개혁은 확고하게 하겠다. 강도 높은 국정원 개혁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정원으로 하여금 자체 개혁안을 마련토록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박 대통령은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파문과 관련해서는 “청와대와 법무부가 배후 조정했다는데 이해할 수 없다”며 “검찰 수장이 의혹이 있는데 어떻게 없는 일로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지난해 12월 14일 대선 유세 과정에 2007년 대화록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정문헌 의원이 그 전에 이미 얘기한 것”이라면서 “내가 직접 관여한 게 아니라서 사과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과 요구를 일축했다.

    남북정상회의록 공개와 관련, 박 대통령은 “새 정부에서 대화록을 공개한 것은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NLL 대화록이 공개된 것처럼 주장해 국정원장이 NLL 대화록의 진정한 내용을 공개해 그런 의문을 해소하겠다는 차원에서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세제 개혁과 관련, 김 대표가 이명박(MB) 정부 때 부자감세를 철회한 것을 원상회복시키는 것이 급하지 않느냐고 지적하자 “MB정부 때도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는 없었다”면서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것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출구조조정과 비과세 축소로 복지재원을 마련하도록 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공감대 하에 증세도 할 수 있다”며 처음으로 ‘증세’ 가능성을 언급했다.

    3자 회담이 끝난 후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민주당은 경제·민생회복에는 관심이 없고 정쟁을 위한 자신들의 일방적 요구사항만 주장하는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며 “어렵게 성사된 회담을 망쳐버린 민주당은 국민들을 실망시킨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의총에서 “대통령과 담판으로 이 땅의 민주주의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무망하다는 게 제 결론”이라며 “대통령의 결단이 없다면 우리가 쟁취해야 한다”고 했다.

    이상권·권태영 기자 s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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