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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11월 태풍을 막기 위한 노력에 모두 동참해야- 성재표(창신대 교무처장)

  • 기사입력 : 2013-10-1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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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8일, 제24호 태풍 ‘다나스’는 대한해협을 지나가며 경남지역에 약간의 피해를 주었다. 2001~2010년 사이에 연간 평균 23개의 태풍이 발생, 그중 2.5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다. 1904년 이후 10월에 우리나라가 태풍의 영향을 받기로는 이번이 9번째이다. ‘다나스’는 1998년 이후 15년 만의 10월 태풍으로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유일한 태풍이다.

    기상청의 9월 27일 보도자료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경우, 21세기 말 지구의 평균기온은 1986~2005년에 비해 3.7℃ 오르고 해수면은 63cm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11월 태풍도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 발전으로 태풍의 진로·위력이 정확하게 예측되고 전달되니 피해는 최소화되고 있다. 재난이 닥치면 소방방재청에서 관련 모바일 문자를 국민들에게 보내고, 지자체에서 도로변 전광판에 관련 소식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등 우리나라의 방재 수준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질 않는다.

    건물을 경제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공학 기술도 컴퓨터의 보편화와 함께 지난 몇 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설계 과정에서 태풍 시 건물이 어떤 상태에 놓이게 되는지가 과거 100년 동안의 통계치를 기준으로 컴퓨터 화면에 재연된다. 이런 모의실험으로 경제적 설계가 가능해지자, 각 나라에서 고층건물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

    고층건물이 도시의 비싼 지가(地價) 해결을 위한 대안이지만, 여기에는 엘리베이터·에어컨 등이 필수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고층건물이 늘어날수록 연료 소비량도 늘어나고, 온실효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도 늘어난다. 2035년에도 총 연료소비량 중 석탄·석유 소비량이 50%를 넘을 것으로 국제에너지기구(IAE)는 전망하고 있다. 1972년의 스톡홀롬 UN인간환경회의 이후, 각 나라는 지구의 환경을 나쁘게 만들지 않는 신·재생에너지 개발·활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인근에 있는 태양열 발전소는 지난 3월부터, 미국의 모하비 사막에 있는 태양열 발전소는 9월 말부터 가동했다. 올해 우리나라에도 한 자동차회사는 부산공장에 20MW급 발전소를 완공했고, 다른 자동차회사는 아산공장에 10MW급 발전소를 착공했다.

    페르시아만에 있는 ‘바레인 세계무역센터(BWTC)’는 두 동의 건물 사이에 브리지(bridge)를 설치하고 이곳에 매달린 3개의 직경 29m 풍력터빈이 돌아가며 전력을 생산하는 건물이다. 세계 최초로 이를 시도한 설계자 숀 킬라(Shaun Killa)는 안전상 불가능하다는 주변의 비난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브리지와 터빈 기술자를 착공 6개월 후에야 만나 2008년 완공했다. 터빈이 건물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연간 1300MWh의 전기를 생산하고, 이는 약 300가구의 1년 전기 사용량이다. 경남의 해변가에 공동주택 설계 시 부대시설로 도입해 볼 만한 사례이다.

    뉴욕 맨해턴에 있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 타워’는 옥상의 빗물이 식물을 통과한 후 배수로를 경유, 5개의 탱크에 저장되어 변기에 사용되는 빗물 재활용 시스템이 도입된 건물이다. 설계자 리처드 쿡(Richard Cook, 1960~현재)은 열병합 발전소를 두어 낮에 전기의 일부를 공급함은 물론, 밤에 지하 탱크에서 만든 얼음으로 낮에 건물을 냉각시키는 독특한 방식을 도입했다. 불과 4년 전인 2009년의 일이다.

    왕·제후·성직자 등 주로 절대 권력자들의 주도로 세워진 유럽의 근대 이전의 뛰어난 건물들! 절대 권력자들이 당대 최고의 건축가·기술자·예술가들을 동원했으니 최고가 될 수밖에. 현상 공모에 의해 건물이 세워지는 오늘날은 그 주도권이 건축가에게 있다. 우리 시대의 건축가 숀 킬라와 리처드 쿡이 어떤 고민을 했는지 건축가들은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되새김하고 있는 건축가에게 지자체는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다. 11월 태풍을 막기 위한 노력에 모두 동참해야 할 시점이다.

    성재표(창신대 교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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