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7월 05일 (일)
전체메뉴

/뭐하꼬/ 단풍구경

단풍 구경, 얼굴 발개진 가을 보러 떠난다
널 보러 간다니 부끄럼 타니? 얼굴 발개진 가을

  • 기사입력 : 2013-10-17 11:00:00
  •   
  • 지난 15일 오후 합천 가야산 홍류동 계곡을 따라 해인사까지 이어지는 ‘소리길’을 찾은 탐방객들이 걷고 있다. 단풍은 아직 이르지만 계곡의 물소리와 선선하게 부는 바람이 가을 여행을 느끼기엔 충분하다./김승권 기자/
    역광을 이용하면 단풍이 더 선명하고 입체적으로 표현된다. /경남신문DB/


    나무는 인간에게 참으로 충성스러운 존재다.

    여름 내내 시원한 바람과 그늘을 선사했던 나무들이 또 한 번의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산과 길에 늘어선 나무들. 온몸을 털어내는 앙상하고 삭막한 겨울로 가기 전 꼼꼼하게 꽃단장을 시작했다.

    임에게 보이는 마지막 모습이어서일까. 유독 진하고 화사할 기세다.

    물론 높고 깊은, 큰 산이 아름다운 단풍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단풍이 가까이 내려올 때쯤이면 사방천지가 오색(五色)이다.

    이 가을. 도심의 가로수에서, 농촌의 가을들녘에서, 갯내음이 좋은 이름 모를 바닷가에서도 나무가 선사하는 마지막 아름다움을 만끽해보자.



    해인사를 오르는 홍류동 계곡.

    소리길을 따라 난 나지막한 길을 걷는 내내 물소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한다.

    아직 단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햇볕을 잘 받은 몇몇 나무에는 제법 노랗고 붉은 빛이 돌았다.

    대구에서 왔다는 한 여성(55) 등산객이 단풍 정보를 일러준다.

    “매년 찾아오지만 11월 초순쯤 돼야 제대로 된 단풍구경을 할 수 있다. 그때면 물과 단풍, 또 상록수가 어우러진 이곳 단풍길은 환상적이다. 특히 길이 험하지 않아 여성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성급한 단풍객들은 다소 실망하는 눈빛이었지만 가야산 정상인 상왕봉·칠불봉, 매화산 정상인 남산제일봉을 물들이기 시작한 단풍에 보상을 받았다.

    그러고 보니 산 정상부에는 진한 유화(油畵)처럼 각각의 색들이 어우러져 한 폭 그림을 보는 듯했다.

    가야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예년과 비슷한 이달 말쯤 단풍이 아래까지 내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단풍은 건조한 날씨로 인해 여느 해보다 곱고 아름다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알려줬다.

    가야산 주요 단풍 탐방로는 네 곳 정도로 산행 소요시간은 보통 1시간30분에서 2시간30분 정도다.

    대장경축전행사장~농산정~영산교 구간(6㎞)은 계곡길로 2시간30분 정도가 걸린다.

    백운동탐방지원센터~만물상~서성재 구간(3㎞)은 능선길로 2시간30분. 청량사~남산제일봉 구간(2.3㎞)도 능선길로 1시간30분을 걸어야 한다.

    해인사 용탑선원~토신길 갈림길~상왕봉 구간(4㎞)은 2시간30분이 소요되는 능선길이다.

    지리산 단풍은 가야산보다는 앞서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올해 지리산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절정기간은 12~20일이고, 저지대의 경우는 11월 초순까지 감상이 가능하다”며 “올해는 여름철 가뭄이 심해 예년보다 1주일 정도 일찍 첫 단풍이 들었고 최근 내린 비로 단풍색이 더욱 선명할 것이다”고 밝혔다.

    첫 단풍은 산 정상에서 아래로 20% 정도 물들었을 때를 말하며, 전체 산의 80% 이상이 물들었을 때를 단풍 절정기라고 한다.

    이곳 사무소는 단풍 조망 탐방로 6곳을 추천했다.

    벽소령~세석~장터목~천왕봉(11.4㎞, 7시간), 중산리~법계사~천왕봉(5.4㎞, 4시간), 쌍계사~불일폭포~상불재~삼성궁(6.7㎞, 3시간30분), 유평~치밭목대피소~써리봉~천왕봉(10.2㎞, 7시30분), 백무동~장터목대피소(5.8㎞, 4시간), 청학동~삼신봉~세석대피소(10㎞, 6시간) 등이다.

    이 중 피아골 단풍은 ‘지리산 10경’ 중의 하나다. 계곡을 따라 가지마다 내걸린 빨갛고 노란 오색단풍 물결이 기암괴석과 어울려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한다.

    올해 지리산피아골단풍축제가 내달 2~3일 개최된다. 전남 구례군 토지면 단풍공원과 피아골 일원에서 펼쳐지는데, 지리산둘레길 트레킹, 음악회, 단풍콘서트 등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됐다.

    지리산국립공원은 입산시간지정제를 시행 중에 있기 때문에 산행 전 각 탐방 구간별 입산시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문의 ☏ 1899-3723

    이문재 기자 mjlee@knnews.co.kr




    ★단풍사진 예쁘게 찍으려면


    좋은 단풍사진을 얻으려면 빛이 비스듬하게 비치는 이른 아침이나 오전이 제일 좋다. 흐린 날이나 비가 온 뒷날에는 채도가 살아나 단풍의 색감이 좋다.

    순광은 단풍의 색감뿐 아니라 질감을 잘 담아내지만 밋밋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역광은 단풍이 반투명하게 표현되기 때문에 극적인 연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적정 노출이 힘든 단점이 있다. 단풍의 풍부한 입체감을 살리고 싶다면 사광(斜光·피사체의 옆과 정면 사이에서 비치는 광선)이 좋다.

    단풍만 달랑 찍는다면 생동감이 없다. 단풍 배경으로 사람들을 아웃포커스로 넣으면 훨씬 사진이 힘을 얻는다. 요즘 등산복이 워낙 화려하기 때문에 좋은 배경이 된다.

    맑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삼아도 좋다. 하늘 아래 붉게 물든 단풍, 햇살 아래 빛나고 있는 단풍은 색감이나 명암 대비에 극적인 효과를 준다.

    카메라를 좀 다룰 줄 안다면 삼각대와 릴리스를 이용한 장노출(저속 셔터)로 냇가 주변의 단풍 풍광을 담아보는 시도도 가능하다. 장노출은 셔터가 열려 있는 동안 피사체의 흐름을 동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냇가 주변의 단풍나무나 물위에 떨어진 단풍잎을 찍기 적절하다. 물위에 떨어진 단풍잎이 이리저리 떠도는 모습을 장노출로 찍으면 훌륭한 작품을 얻을 수 있다.




    ★ 단풍은 어떻게 들까

    단풍은 식물 잎에 함유된 색소들의 분해 시기가 각기 달라서 일어나는 현상. 단풍에 영향을 미치는 색소의 분해는 날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식물의 잎에는 녹색을 띤 색소가 있는데, 광합성에 필요한 햇빛을 붙잡는 엽록소다. 엽록소는 분해되기 쉽지만 나무가 왕성하게 자랄 때는 계속 합성돼 일정량이 유지된다. 그래서 봄, 여름철 나뭇잎은 가을철과 달리 녹색을 띠게 되는 것.

    식물의 잎에는 엽록소 이외에도 카로티노이드와 안토시안 등의 보조색소가 있다. 노란색이나 황색을 띠는 카로티노이드는 나무가 왕성하게 자랄 때는 녹색 엽록소에 가려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안토시안은 붉은 색소로, 그 성분이 세포액에 녹아 있다가 늦여름부터 새롭게 생성돼 잎에 축적된다.

    식물은 해가 짧아지고 기온이 낮아지면 잎자루에 단단한 세포층을 만들어 월동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이 세포층이 만들어지면 잎으로 드나들던 영양분과 수분이 더 이상 공급되지 않고, 그 결과 엽록소의 합성도 멈추게 된다. 이때 엽록소는 햇빛에 분해돼 점차 그 양이 줄어 색깔이 서서히 사라지고, 반면 분해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카로티노이드와 안토시안은 일시적으로 제 색깔인 노란색과 붉은색을 내기 시작한다. 단풍은 나뭇잎 속에 함유된 이들 색소가 각기 다른 분해 순서에 따라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인 셈이다.

    나뭇잎은 노랗고 붉은 단풍을 들게 만든 카로티노이드와 안토시안마저 분해되면 쉽게 분해되지 않는 타닌 색소로 인해 점차 갈색으로 변하게 된다.




    ★단풍 구경 나설 땐

    단풍 구경에 나선 들뜬 마음에 자신의 체력과 몸 상태를 깜박하고 무리하기 쉽다. 나들이가 끝까지 즐겁기 위해서는 매사에 조심이 최선.

    지면이 고르지 못하고 미끄러운 길을 오래 걷는 트레킹의 경우에는 트레킹화를, 오르막이 있는 길이나 등산을 겸한 코스라면 등산화가 좋다.

    평소 허리 통증이 있다면 등산 지팡이를 준비하는 것이 하중이 분산돼 좀 더 편하게 걸을 수 있다. 등산 지팡이는 하나보다는 양손에 각각 하나씩 이용하는 게 좋다. 무릎이 좋지 않다면 무릎 관절을 잡아주는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갑작스런 걷기와 오르기는 척추와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출발하기 전 체조와 스트레칭으로 근육이 놀라지 않도록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산을 오를 때는 허리가 앞으로 굽혀지기 때문에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좋지 않고, 반대로 내려올 때에는 허리가 뒤로 젖혀지기 때문에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좋지 않다. 바위가 많거나 경사가 급한 곳에서는 퇴행성 척추질환자뿐 아니라, 무릎통증이 있는 관절염환자에게도 좋지 않다.

    자신의 몸 상태에 따른 적절한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1시간 산행에 10분 정도 쉬는 것이 바람직하다. 휴식을 취할 때는 뭉친 근육을 가볍게 마사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산은 내려갈 때 더 조심해야 하는데, 체중의 2~3배에 달하는 하중이 허리나 무릎에 실려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내리막을 내려오다 보면 보폭이 자연스레 넓어지고, 무릎을 구부렸다 펼 때 무릎 주위 근육이나 힘줄에 무리가 가고 무릎 통증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내려올 때는 보폭을 좁게 하고, 여유를 갖고 천천히 내려오는 것이 좋다.

    등산 후에는 가벼운 체조로 몸을 되돌린 뒤, 온욕이나 따뜻한 찜질을 통해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문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