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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취업제한제도, 제대로 활용하자- 허영희(한국국제대학교 교수)

2006년 제도 도입됐는데도 홍보 부족으로 잘 몰라

  • 기사입력 : 2013-10-1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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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정부는 성폭력을 4대 사회악의 하나로 규정하고, 그 척결을 위해 경찰력을 늘려 민생치안 부서에 우선배치하고, 성범죄 전담반을 운용하여 성범죄자 처벌 및 피해자 지원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에 맞물려 대폭 개정된 성폭력 관련 법률이 지난 6월 19일자로 시행되고 있다. 개정 법률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법정 형량을 상향 조정하고, 피해자 지원 및 보호제가 눈에 띈다. 과거에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수사해 처벌할 수 있었던 친고죄 규정이 폐지돼 이제는 누구든지 신고하면 수사가 가능해졌다. 반의사불벌조항이 폐지돼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합의 여부에 관계없이 범죄자를 처벌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언제 잡히든 반드시 처벌하겠다는 취지에서 공소시효 적용배제 대상 범죄를 확대시켰다. 그런데 성범죄자 처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성범죄자 사후 관리를 위한 법과 제도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성범죄자 사후 관리를 위하여 법령을 마련하고, 이에 근거한 여러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 신상공개제도, 전자발찌부착제도, 약물치료제도, 성범죄자 취업제한제도가 그것이다. 이들 제도들이 완벽하게 집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제도의 존재 여부조차 알지 못해 실효성 논란에 휩싸인 것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성범죄자 취업제한제도’이다.

    성범죄자 취업제한제도는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 및 열람제도와 함께 2006년 6월에 도입돼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는 성범죄를 저지르고 형이 확정된 후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은 출소를 한 후부터 10년 동안 또는 형이 확정된 후 집행이 유예·면제된 날로부터 10년 동안 아동과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기관이나 업소 등을 운영하거나 취업할 수 없도록 해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취업이 제한되는 기관으로는 유치원, 각급 학교, 학원 및 교습소, 아동 청소년 관련 시설, 공동주택의 관리사무소(경비원), 의료기관(의료인) 등인데, 지난 6월 19일부터는 일반 PC방, 멀티방, 청소년활동 기획업소, 대중문화예술기획업소, 일반오락실, 청소년실을 갖춘 노래연습장이 추가됐다. 이러한 기관의 장과 업소의 주인은 그 기관에 취업 중이거나 사실상 노무를 제공 중인 사람, 취업하려고 하거나, 사실상 노무를 제공하려는 사람에 대해 성범죄 경력을 확인해야 한다. 성범죄 경력조회를 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진다. 확인절차는 간단하다. 취업(예정자)자의 동의서를 받아 성범죄경력조회 신청서를 작성해 가까운 경찰서 민원실(형사과)에 제출하면, 경찰서에서 취업제한대상자 해당 여부를 ○, X로 표시해 준다.

    문제는 이러한 제도가 있는지조차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PC방 업주들은 이런 제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한다. 또한 제도가 있다고 해도 수시로 바뀌는 아르바이트 직원에 대해 채용할 때마다 성범죄 조회를 하는 것은 번거롭다고 하소연한다. 교육기관의 장들은 제도의 존재를 알고는 있지만,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들의 성범죄 경력을 조회하는 것은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토로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취업제한기관의 성범죄 경력조회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법과 현실이 따로 놀고 있는 것이다.

    법은 만들어 놓았는데,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제도에 대한 홍보 부족과 성범죄 경력조회 의무자들의 안일한 태도 때문이다. 우리는 성범죄가 발생하면 범죄자 관리를 위한 제도를 만들어줄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만들어진 법과 제도를 알지도 못하고, 활용도 하지 않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취업제한제도를 비롯한 성범죄 관리를 위해 마련된 여러 제도들은 성 범죄 후 죽임을 당한 아이들과 여성들, 남겨진 가족들의 고통의 산물이다. 지금부터라도 경상남도와 도교육청은 경찰청과 연계해 적극적으로 홍보와 계도에 나서야 한다. 또한 성범죄자 경력조회 의무자들은 근무하는 사람들의 성범죄 경력조회를 지금 당장 실시해야 한다.

    허영희(한국국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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