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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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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불황에 몸부림치는 경남 수출업계- 노성호(한국무역협회 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 2013-10-2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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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년 상반기 내내 마이너스 증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경남수출이 하반기에는 부침을 반복하면서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연초에 자체 수출목표(590억 달러)를 예상하고 작년대비 다소 증가세를 기대했으나 상반기 내내 미국의 경기회복 지연에 이어 일본의 양적완화 조치로 그나마 경쟁력을 보유해 왔던 경남의 수출산업이 주요 수출시장에서 일본 제품에 자리를 잃어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높은 동남아, 중남미 등의 시장도 아직 성숙도가 낮아 본격 진출을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이에 지난 7월에 당초 수출목표치를 하향조정, 530억 달러를 책정하고 보니 하반기에는 260억 달러를 달성해야 한다. 통계적으로는 4개월이 남았지만 7월과 8월의 수출은 평균 40억 달러이고, 9월부터는 매달 45억 달러를 달성한다 해도 전년 대비 5%의 감소가 된다.

    개인적으로 볼 때 위의 예상치 이상을 도달하고 플러스 증가를 보여 경남수출산업의 건재함을 확인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낙관할 수만은 없다. 문제는 이렇게 부정적이고 예측불가능한 글로벌 수출환경이 이제는 일상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양적완화조치는 언젠가는 출구를 찾아갈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지만 현지 경기회복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에 대해 경남수출업계는 반신반의하고 있는데 주 수출품인 차부품, 기계 등의 두 자리 감소세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아베노믹스도 또 하나의 양적완화라고 할 수 있는데 이의 효과는 일본 수출산업이 대부분 거둬 가고 있다. 제로금리의 풍부한 엔화가 중국과 우리나라를 비켜가서 동남아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산업화를 위한 정책적 배려와 산업인프라의 매력이 큰 베트남을 태국 다음으로 산업기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의 재신임을 받은 아베정부는 당분간 이 카드를 백분 활용할 것이 분명하다. 유럽경기도 아직까지는 기대난이다. 상대적이지만 그동안 고성장을 구가하던 인도, 터키 등 신흥국도 미국의 출구준비로 자금유출에 따른 통화가치 약세, 경기침체가 우려되어 이들 국가의 수출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이들 국가 역시 경남수출산업과 동일한 일본, 중국산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어느 중소기업인은 “지금까지는 일본산과 가격 면에서 약 30% 저렴했는데 엔화약세로 이마저도 없어졌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외부환경 외에 국내 기업환경도 그다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경제행정규제가 상당수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회사의 존폐가 염려되어 드러내기를 꺼려하는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뽑히지 않는 가시가 엄연히 존재하고 후생과 복지 등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동시에 증대하여 중소기업은 감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더욱이 제조업의 기반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도 중요하지만 경남에게는 아직 낯설은 중남미, 동남아, 아프리카 등 신시장 진출에 대한 투자가 시급한데도 개별 중소기업으로서는 막대한 비용부담에 망설이고 있다.

    최근 경남무역상사협의회에서는 중소기업의 해외마케팅도 이제는 단독으로 신시장을 진출하는 데 따른 인력 및 막대한 비용 그리고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5~10개의 연관제품을 묶어서 마케팅해 줄 현지교포 혹은 유학생을 발굴, 육성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중소기업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정부지원도 개별기업도 한계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긴 불황 속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을 정부가 더욱 격려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시킬 때 중소기업은 보다 활기찬 발걸음으로 화답할 것이다. 김해의 어느 중소기업인이 실토한 “요즘은 마치 더 이상 중소기업 경영하지 말라고 하는 분위기 같다”는 듣기 거북한 소리가 속히 가라앉기를 기대한다.

    노성호(한국무역협회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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