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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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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브랜드 택시사업’ 부실 의혹

한기수 시의원, 시 교통행정과서 자료 받아 분석 결과
‘조은섬 콜’ 설치 내비게이션 단말기 구형에 오작동도
택시기사 “사업비 70% 혈세 투입돼도 행정 관심 적어”

  • 기사입력 : 2013-10-2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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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시가 전국 최초로 법인·개인택시를 하나의 브랜드로 야심차게 출발했던 ‘조은섬 콜’ 거제브랜드 택시화 사업이 부실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거제시의회 한기수 의원은 지난 18일 “택시가 승객들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수송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기기인 내비게이션 단말기가 불량품이어서 콜센터와 송수신에 문제가 많다는 제보를 받고 시 교통행정과에서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조은섬 콜의 가장 핵심인 내비게이션 단말기 구매내역서에는 ‘KT-9000’으로 표기돼 있으나 택시에는 ‘KT-1000’이라는 다른 제품이 장착돼 있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주)케이티와 (주)유디텍, (주)메트로폴리직스, 에브리웨어 등 4개 회사가 지난 2011년 9월 거제브랜드택시위원회와 컨소시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돼 있으나, (주)케이티는 계약서에 도장 하나 찍어 주고 이익을 챙기고 나머지 3개 회사가 실질적인 과업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내비게이션 단말기(KT-1000)를 설치한 (주)유디텍은 현재 전화도 연결되지 않고 있으며 부도가 난 지 오래돼 향후 내비게이션 단말기 업그레이드나 A/S시 문제가 우려된다.

    관내 4개 법인택시와 개인택시조합이 설립한 ‘거제시 브랜드택시 운영위원회’는 지난 2011년 6월에 제정해 시에 제출한 운영규정 제2장8조(차량장비 및 부착물)에 ‘휴대폰을 이용하여 GPS 위성 콜 수행이 가능한 내비게이션 겸용 콜 단말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법인택시(183대), 개인택시(409대) 등 597대 조은섬 콜 택시에 실제로 설치된 내비게이션 단말기는 휴대폰을 이용할 수 없고, 콜센터에서 일방적인 문자로 전달되는 메시지만 받고 있어 기사들의 불만이 높다.

    개인택시기사 A(53) 씨는 “현재 택시에 설치된 KT-1000 설명서를 보면 흑백으로 1998년도 사진들이 있는 등 한눈에 봐도 상당히 구형”이라며 “택시 한 대당 48만9000원씩 투입된 시스템이 자료마다 다른 데이터가 수집되는 등 오작동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법인택시기사 B(43) 씨는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콜을 받기 위해서는 계속 택시 안에서 대기해야 한다. 식사하는 것은 물론 화장실 가는 것, 다리 스트레칭 등을 하는 순간 콜을 포기해야 한다”면서 “전체사업비 중 시민 혈세가 70%나 투입된 사업을 행정에서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갖고 챙겨봤더라면 이런 부실로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법인택시 회사 관계자 C(45) 씨는 “내비게이션 단말기가 당초 계약과 다른 구형으로 설치돼 있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라며 “만약 사실이라면 택시업계에서도 그냥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조은섬 콜’은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콜센터 등을 설치하는 데 시 보조금 6억9300만 원과 자부담 2억9700만 원 등 전체 9억9000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 6개월간 시범운영을 거쳐 지난해 7월 출범했다.

    이회근 기자 leeh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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