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4일 (수)
전체메뉴

[열린포럼] ‘요우커(遊客)’ 급증에 따른 명암- 남중헌(창신대 호텔관광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3-10-22 11:00:00
  •   



  • ‘요우커(遊客)’란 우리나라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칭하는 말이다. 최근 들어 이들의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 국내 관련업계인들이 희색만면(喜色滿面)하고 있다는 즐거운 이야기가 들린다.

    지난 10월 1일부터 7일까지는 중국 공산당 정부수립일로서 그들의 최대 명절인 국경절이었다. 이 기간 중 한국을 다녀간 중국인은 15만여 명에 달했으며, 이들은 총 3000억 원을 상회하는 거액을 쓴 것으로 관련기관은 추정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모피옷을 비롯해 수백만 원대 이상의 여성옷 브랜드 매장을 찾아와 수천만 원어치의 상품을 구매한 큰손 고객들도 상당수 있었다고 하니 우리로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일반 중국인 관광객이 쇼핑하면서 지출하는 돈은 1인당 평균 70만 원 정도라고 한다. 이것은 여타 나라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쓰는 돈의 2~3배 규모라고 하니 결코 적은 액수라고 볼 수 없다.

    ‘요우커’들은 특히 한국산 화장품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한국 여성들이 하나같이 피부가 고운 것은 질 좋은 화장품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누구나 할 것 없이 매장에 들러 화장품을 쓸어담듯이 구매하므로 이들의 수요를 만족시키려면 항시 제품을 넉넉하게 준비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이들에게 인기있는 것은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전기밥솥, 원액추출기와 다기능중탕기, 로봇청소기 등 소형 가전제품과, 한류스타 라이선스 상품이나 음반 및 DVD 등을 비롯해 그 품목이 수백여 종에 달한다고 하니 가히 한국산 제품이면 무엇이든 구매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으로 관광 가는 중국인이 많았으나 최근부터는 이들의 발길이 한국으로 집중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쏠림 현상이 생겨난 원인을 보면,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방사능 오염수 유출로 인한 불안감이 증가되고,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국가 간 분쟁 때문에 중국인들의 반(反)일본 정서가 높아 가는 데 따른 영향이 크다고 본다.

    이에 반해 한국과 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서 양국 간 정상이 서로 만나 대화하는 등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으며, 민간투자도 늘어나는 등 상호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도 ‘요우커’ 증가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시에 많은 ‘요우커’들이 입국함으로써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큰소리로 떠들면서 시가지를 휩쓸다시피 다니거나 촬영이 금지된 곳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사진을 찍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거리에 침을 뱉고 쓰레기를 투척하는 등 일반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부정적인 행태를 불식시키기 위해 관광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 국가여유국이 최근 들어 ‘문명여행지침서’를 발간해 배포하고 있다고 하니 향후 이들이 성숙한 여행문화 행태를 보일지 지켜볼 일이다.

    우리도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대형 숙박시설과 식당이 부족한 점이 그 첫 번째이다. 따라서 이들이 불편 없이 관광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계속 구축해 나가야 한다. 아파트 단지 내의 게스트하우스를 적극 활용하거나 비어 있는 주거공간을 빌려주는 등 부족한 숙박 문제를 보완하면서 양질의 먹거리와 쇼핑상품을 다양하게 개발해 나가는 것이 긴요하다.

    그리고 한국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문화상품 개발에 더욱 노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 동시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편중돼 있는 관광지를 전국 각지로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요우커들의 반짝 특수’에만 의존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한국 관광이 가능하게 하는 ‘매력 있는 관광 한국’을 만드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다.

    남중헌(창신대 호텔관광학과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