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6일 (금)
전체메뉴

[촉석루] 향기 있는 삶, 향기로운 팔만대장경- 정기방(고성부군수)

  • 기사입력 : 2013-10-23 11:00:00
  •   


  • 사마광의 제자 유안세가 스승에게 물었다. 이 세상 수많은 글자 중에서 가장 본 받아야 할 글자가 무엇이냐고? 사마광은 ‘성(誠)’이라고 했다. 마음을 참되게 가진다는 의미, 혹은 성실해진다는 것이다. 공자의 제자 자공이 스승에게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아야 할 글자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공자는 ‘서(恕)’라고 했다. 내가 하고자 또는 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시키지 않는 것이다. 용서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검소하면 살림이 넉넉해진다는 의미와도 같다.

    퇴계사상의 핵심은 ‘경(敬)’의 철학이다. 경(敬)의 자세를 취하면 결국은 성(誠)이 된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아주 경건할 정도로 진지한 것이 경의 자세다. 사마광의 제자 유안세의 물음에 대한 답과 같다. 일본 야마자키 안사이(山崎闇齊 1618~1682)가 원래는 승려였는데 퇴계 선생의 주자서절요와 자승록을 읽고 탄복하며 승복을 벗었다고 한다. 진짜 사람 되는 길이 여기에 있다며 말이다. 그는 후일 일본 제일의 성리학자가 되었다.

    서양은 이러하다. 소크라테스(BC 469~399)에 의하면 ‘덕(德)’이란 지식이다. 인간은 이성적 기능을 최고로 발휘할 때 보편적이고 참된 지식을 획득하게 된다. 참된 지식은 실천을 수반한다. 이렇게 하여 덕(德)은 앎과 일치하고, 앎은 행위와 일치하며 나아가 덕은 복이 된다고 했다. 서양역사를 쓴 이는 헤로도토스(BC 484~425)다. 사마천의 사기보다 350년 앞선다. 그도 역사의 아버지다. 그는 독자적인 사상 대신 인간세계의 사건은 신의 뜻에 따르며 인간이 알 수 없는 이법(理法)에 의한다고 했다.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이 한창이다. 대한민국 헌법에도 오자가 있으나 5233만자의 경판에는 오자가 없다고 한다. 성철 스님은 팔만대장경의 그 많은 글자를 ‘마음 심(心)’자 한 자로 요약했다. 또 ‘빌 공(空)’으로 요약한 스님도 있다. 아마도 그 뜻은 퇴계 선생님의 말씀이나, 공자님의 말씀이나, 사마광의 말씀이나 다 같을 것이다. 필자는 2006년 공창석 부지사에게 대장경축전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바 있다. 나름대로 성공을 기원한다. 팔만대장경이 전하는 향기로운 삶의 지혜, 지금 해인사에서 느껴보자!

    정기방 고성부군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