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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35) 양산 원동면 천태산

가을이 산에서 내려온다

  • 기사입력 : 2013-10-2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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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산시 원동면 천태산 중턱에 자리 잡은 천태사./성승건 기자/


    밀양시 삼랑진읍과 양산시 원동면에 걸쳐 있는 천태산(630.9m)은 천태호를 품고 있다. 서쪽 능선에 서면 삼랑진읍에 있는 안태호와 유장하게 흐르는 낙동강을 조망할 수 있어 경관이 수려하다. 천성산, 영축산과 함께 양산의 3대 명산으로 불리는 천태산은 큰 바위를 태산같이 쌓아 놓은 것 같다고 해 천태암산으로 불렸다.

    예로부터 경치가 빼어나게 아름답고 남서쪽으로 낙동강, 북서쪽으로 양수발전소댐, 동북쪽으로 배내골과 연계돼 경남은 물론 부산, 대구지역의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특히 천태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낙동강 낙조는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밀양시 삼랑진읍에서 1022번 지방도를 타고 양산시 원동면으로 향한다.

    안태마을을 지나니 벚꽃길이 이어진다.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상춘객들을 불러 모은다고 한다.

    꼬불꼬불한 길이 계속 이어져 멀미가 날 것 같다. 천태사까지 가는 길에 180도로 굽은 급커브가 세 군데나 있을 정도다.

    한참을 가다 보니 오른편에 낙동강과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두 개가 보이고, 강 옆에는 삼랑진 들판이 펼쳐져 가슴이 후련해진다.

    지체하지 않고 차를 몰고 간다. 도로 옆 여기저기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된 갈색 소나무가 눈에 거슬린다.

    이윽고 천태산 중턱에 자리 잡은 천태사가 시야에 들어온다. 산속에 파묻혀 있는 사찰이 한 폭의 그림 같다.

    도로 옆이 바로 천태사 입구다. 차를 세우고 ‘천태산통천제일문’이라는 현판이 붙은 일주문을 지나 올라가니 계곡의 좌측에 축대를 쌓아 조성한 사찰이 나타난다.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많은 고승대덕이 머물렀다고 알려져 있지만 현재의 사찰은 근래에 중창됐다. 지금도 전각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천태산을 오르려면 천태사 경내를 통과해야 한다. 범종각을 지나 길 양쪽으로 전각이 보인다. 천태각, 천태정사, 응진전 뒤로 대웅전이 배치돼 있고, 인근에는 약수가 나오는 용왕당이 있다.

    계곡 맞은편 넓은 부지에 납골당이 있고 암벽에는 ‘무량수궁’이라는 현판 아래에 거대하고 웅장한 마애불이 암각돼 있다. 높이가 16m인 마애불은 자애로운 미소를 띠고 중생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천태사를 뒤로하고 등산길 이정표를 따라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등산길에서 내려다보면 아찔한 높이의 계곡에는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석이 눈에 띈다. 상상력을 더해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계곡 옆을 따라 올라가니 어디선가 물이 흘러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가까이 가보니 커다란 바위에서 작은 물줄기가 흘러내린다. 마른 계절 계곡을 흐르는 물을 만나니 반가웠다.

    폭포 옆 경사면에 설치된 나무데크 길을 따라 조금 더 산을 오르니 물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리면서 4단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70도 이상 깎아지른 암벽에서 20m 높이의 물줄기를 쏟아내는 용연폭포다.

    최근 비가 오지 않아 수량이 적지만 우기에는 장관일 듯싶다. 청량한 물소리와 함께 시원스럽게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보고 있으니 세상사 근심이 사라진다.

    굳이 천태산 정상까지 가지 않아도 천태사에서 용연폭포까지는 1.4㎞로 40분 만에 왕복할 수 있어 산보 코스로 제격이다.

    폭포 위쪽 등산로로 올라가 숲길에 들어서 골짜기를 건너고 100여m 지난 갈림길에서 왼쪽 개울을 다시 건넌다. 능선을 타고 오르면 돌계단이 나오고 곧이어 전망바위가 나온다.

    조금 더 올라가면 한국서부발전(주)에서 설치한 전망대가 있다. 이 전망대에서는 천태호를 코앞에서 감상할 수 있고, 멀리 낙동강과 김해 무척산을 볼 수 있다. 해발 400m의 산중 호수인 천태호는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맑아진다. 잔잔한 호수가 햇살을 받아 은비늘처럼 반짝인다.

    여기서 이정표를 따라 ‘천태공원’ 쪽으로 향했다. 천태공원 갈림길을 지나 송전철탑을 뒤로하면 암봉인 천태산 정상이다. 밀양시에서 세운 반듯한 정상 표석이 눈길을 끈다.

    정상에서는 사방팔방으로 거침없는 조망이 펼쳐진다. 산 아래 천태호에는 푸른 물이 가득하고 산줄기들이 맑은 가을하늘 아래 뻗어 있어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양영석 기자 yys@knnews.co.kr

    ▲산행코스= 천태산 산행코스는 크게 3가지다. 가장 긴 코스는 비석골에서 시작해 비석봉, 천태산, 천태공원, 천태사를 경유해 용당교로 내려서는 14.7㎞로 6시간 30분이 걸린다. 비석골에서 비석봉을 오른 후 천태사로 내려서는 7.9㎞에 4시간 30분, 천태사 입구 용당교에서 원점 회귀하는 코스는 4시간 내외다. 어느 코스에서나 수려한 계곡과 장쾌한 폭포, 기암괴석을 만날 수 있고 낙동강과 천태호가 발아래 펼쳐지는 조망이 보장돼 하루 산행으로 부족함이 없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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