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4) 축구선수가 되고 싶은 경철이
외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9살 소년축구하고 싶지만 형편 어려워 막막외할머니 당뇨 악화되면서 정부보조금으로 생활
- 기사입력 : 2013-10-3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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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철이가 외할머니 곁에서 축구공을 어루만지고 있다.
“꼭 프로축구 선수가 돼 외할머니께 효도하고, 사회에 큰 도움이 되는 인물이 되고 싶어요.”
양볼에 젖살이 남아 있는 9살 경철이는 외할머니와 산다. 하지만 그런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쾌활하면서 당당하다. 다만 젖먹이때부터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한 때문인지 일찍 철이 들어 버린 것 같아 안쓰럽다.
경철이는 양산시 동면에 있는 동산초등학교에 다닌다. 축구를 너무 좋아하다 보니 인근 축구부가 있는 양산초등학교 코치의 눈에 띄었고, 두 달간 통학하며 테스트를 받았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당장 생계가 어려운 외할머니로선 축구를 시킬 수가 없다. 월 20만 원의 축구회비와 통학비용이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슴이 찢어진다. 하지만 3학년이 되면 어떻게 해서든 양산초교로 전학시키고 싶다.
경철이가 사는 양산시 동면 소형 아파트는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립한 서민용 보금자리주택으로 외할머니가 수천만 원을 대출해 보증금을 걸고 사는 임대아파트다. 외할머니는 한때 식당 보조일로 생계비를 벌었지만, 최근 지병인 당뇨가 악화되면서 일을 할 수 없다. 생활비라곤 기초생활수급자로 돼 있는 경철이 앞으로 나오는 정부보조금 40만 원 안팎이 고작이다.
엄마 아빠는 경철이가 돌을 갓 지난 2005년 이혼했다. 아빠는 집을 떠난 이후 연락이 끊겼다. 핏덩이 경철이와 함께 남겨진 엄마는 생계가 막막했다. 하는 수 없이 친정어머니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외할머니라고 먹고살기가 호락호락한 상황이 아니었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뜬 외할아버지를 대신해 식당일 등 온갖 궂은일을 하느라 50대에 몸이 너무 상해버린 것이었다. 경철이가 5살 되던 해에는 엄마마저 생계의 고통으로 발병한 간경화를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뜨고 말았다.
지난 28일 양산시 동면 금산리 집에서 만난 경철이는 내내 자신의 장래 꿈을 이뤄 줄 축구공을 어루만졌다. 소원을 말하라고 하니 쭈뼛거리며 한마디했다.
“축구를 정말 하고 싶은데 형편이 안돼 너무 슬픕니다. 그래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글·사진=이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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