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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37) 마산 저도 비치로드에서 본 해안

육지와 섬 사이, 꼬마 지중해

  • 기사입력 : 2013-11-0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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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비치로드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저도 비치로드 제1전망대에서 바라본 ‘경남판 지중해’./성승건 기자/


    쪽빛 물감을 쏟아내릴 듯한 높푸른 하늘, 색색의 단풍과 은빛 갈대 무리, 을씨년스레 귓불을 스치는 스산한 바람….

    엊그제 신록이 흐드러지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가을이 무르익고 있다. 세월 참 빠르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나를 찾아서!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좋다. 일상에 지친 심신을 치유해 줄 앙증맞은 ‘꼬마 지중해’와 해안산책길 ‘비치로드’가 우리 경남에 있으니 말이다.

    동에서 남, 서, 또다시 동으로 이어지는 부산 가덕도~거가대로~거제도~통영시~고성군~창원 마산합포구~진해구 연안에 둘러싸인 지중해와 그 둘레길이 바로 그곳이다.

    지난 2010년 새로 개설된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저도 비치로드에 올라서면 바다 건너 남쪽으로는 거제도, 서쪽으로는 고성군의 산야가 손에 잡힐 듯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그래서일까. 바다는 마치 엄마 가슴속같이 포근하다. 가덕도와 거제도, 고성군이 태평양 파도를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하면서 큰 호수로 착각될 정도로 잔잔하다.

    빙둘러 연안 경관이 수려해 평일에도 수많은 관람 인파가 찾아든다. 생활에 지친 도시인들은 카타르시스를 만끽한다.

    어떤 이름이든 태초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고 역사 속에서 붙여지는 것이니, 이 바다를 감히 경남판 꼬마 지중해로 부르고 싶다. 기실 지중해(地中海)는 남서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대륙으로 감싸인 250만㎢ 면적의 대규모 육지 속 바다이다. 낭만적 풍경일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지중해의 남부와 동부의 해안선은 비교적 단조롭다. 무엇보다 그 너비가 넓어 ‘육지 속 바다’라는 느낌이 덜하다. 그래서 경남판 꼬마 지중해가 상대적으로 더 멋있고 운치가 넘친다.

    꼬마 지중해와 맞닿은 저도로 들어서는 초입도 매우 낭만적이다.

    ‘콰이강의 다리’를 연상시키는 옛 연륙교 옆에 새로 개설한 저도연륙교가 절묘한 신구(新舊) 조화를 이룬다. 특히 주말 저녁마다 밝히는 경관 조명은 이곳을 찾은 연인들을 몽환 속으로 끌어들인다.

    저도 비치로드는 구산면 하포리에서 출발한다.

    새로 개설된 공영주차장에서 동남쪽으로 한 백 보쯤 걸어가면 비치로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초입의 명경알처럼 맑은 바닷물은 도보객들의 심신에 청량감을 더한다.

    이윽고 두 명이 나란히 걷기에도 부족한 오솔길이 나타나고, 무심히 걷다 보면 우거진 소나무 숲 사이로 꼬마 지중해의 속살이 간간이 드러난다. 비치로드 양편으로 늘어선 소나무는 매우 기운차다. 특히 소나무 껍질이 내륙의 그것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두껍고 거칠다. 해를 거듭하면서 거친 해풍을 온몸으로 이겨내느라 그랬지 싶다.

    공영주차장에서 1.5㎞쯤 걷다 보면 섬의 동편에 제1전망대가 있고, 이곳을 지나 400m쯤 더 걷다 보면 제2전망대 데크가 나타난다. 데크에 내려서면, 시야가 툭 트이면서 동·남·서쪽 방향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정면으로 보이는 곳은 거제도다. 첩첩의 크고 작은 산줄기가 장관이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고성군이다. 11월에는 오후 5시를 조금 넘어서면 일몰이 시작되는데 서녘 하늘을 물들이는 불그스레한 채색이 여느 낙조 명소에 뒤지지 않는 황홀경을 연출한다.

    제2전망대를 뒤로하고 서쪽으로 난 오솔길을 1.5㎞쯤 걷다 보면 코스분기점이 나오고 우측 하포길을 포기하고 곧장 나아가면 바다구경길이 펼쳐진다. 여기서 조망하는 바다는 그야말로 비경이다. 군데군데 바다로 내려갈 수 있는 길도 있다. 바다구경길은 제 1, 2, 3코스로 나뉘고 제3바다구경길에서 시작되는 오르막길을 300m만 더 걸으면, 저도에서 가장 높은 용두산 정상에 다다른다. 능선에서는 우거진 숲 때문에 바다가 잘 안 보이고, 정상 부근에 전망포인트가 있다. 정상에서 하포리로 되돌아가는 길은 300m 정도로 짧다.

    해안 비치로드와 꼬마 지중해의 만남이 있는 마산 저도는 틀림없이 경남이 자랑할 만한 또 하나의 비경이다.

    ●찾아가는 길

    마산합포구 구산면 저도로 가는 길은 쉬운 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마산역 앞에서 61번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인 저도 동덕횟집 앞에서 내리면 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현동 옛 검문소에서 국도 5호선을 타고 가다 반동리에 소재한 구남중학교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곧장 진행하면 저도연륙교가 나온다. 연륙교를 건너 섬에 들어서면 얼마 가지 않아 공영주차장이 나타난다.

    다른 시·도에서 갈 경우, 중부내륙고속도로 내서IC에서 마산 방면 좌회전→현동교차로→춘담식물원→반동리 구남중학교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된다.

    이상목 기자 smlee@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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