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9월 16일 (월)
전체메뉴

[경남비경 100선] (39) 함안군 칠원면 무기연당

한눈에 꼭 차는 조선의 산수

  • 기사입력 : 2013-11-21 11:00:00
  •   
  • 함안군 칠원면 무기마을 주씨고가에 있는 무기연당. 노송과 연못, 석가산이 어우러져 있다.


    쌀쌀한 11월. 어디 경치 좋은 곳이 없을까.

    산과 강, 바다는 아무래도 거부감이 생긴다. 추위를 견뎌가며 감탄할 만한 곳이 어디 있으랴….

    수소문하고 고민을 하다 한눈에 반한 비경을 찾았다. 아담한 공간에서 웅장함이 풍겼다.

    비경은 ‘신비스러운 경지’, ‘남이 모르는 곳’, ‘경치가 빼어나게 아름다운 곳’ 세 가지 의미 중 한 가지를 포함해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을 간직한 듯한 함안 무기연당(舞沂蓮塘)에 매료됐다.

    함안군 칠원면 무기마을 경남도 민속자료 제10호 주씨고가에 있는 중요민속자료 제208호 무기연당.

    청렴결백한 사람만 드나들 수 있다는 ‘한서문(寒棲門)’을 열고 들어서면 한 폭의 ‘산수화’가 나온다. 산과 물을 다 갖춘 정원과 정자가 작은 공간에서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300년이 된 소나무가 몸을 비틀며 파릇한 솔잎을 펼치고 있다. 그 소나무 그늘 아래 연못이 있다. 넓이가 대략 10m×15m쯤 될까. 어떻게 이곳에 물이 흘러들고 나가는지 모르지만 숨 쉬고 있는 연못이다. 연못 사방에는 산돌이 쌓여 테두리를 형성하고 물이 채워져 있다.

    그 가운데 우뚝 솟은 석가산(石假山)은 이곳이 조선시대임을 연상하게 한다. 석가산은 여러 개의 돌을 쌓아 산의 형태를 축소시켜 재현한 것이다. 산세를 집 안에서 감상하기 위해서 만든 것으로 조선시대 고택에서 주로 접할 수 있다.

    연못가의 하환정(何換亭)과 풍욕루(風浴樓)는 무기연당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충효사(忠孝祠)’와 ‘영정각(影幀閣)’도 연못을 감싸 안으며 옛 시절 풍미를 더한다.

    무기연당은 조선 1728년 이인좌의 난 때 의병을 일으켜 공을 세운 국담 주재성(1681~1743년)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 선생의 호를 따 연못을 ‘국담(菊潭)’이라 부른다. 주변 정자와 서당 등은 연못이 만들어지고 난 뒤 후대에 조성했다.

    하환정에 ‘삼공불환차강산(三公不換此江山)’이라고 해 삼정승(영의정·우의정·좌의정) 같은 높은 벼슬을 준다고 해도 이와 바꾸지 않겠다는 내용의 시문(詩文)이 걸려 있을 만큼 무기연당의 아름다움을 극찬했다.

    주재성 후손인 주현회 씨는 “연못을 네모 모양으로 판 이유는 중국 송대(宋代)의 유학자 주자(朱子)가 청렴결백을 강조해 만든 연못의 본을 땄기 때문이다”며 “연못의 물에서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항상 보고 마음을 가다듬자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못을 감싼 축조에 앉아 몇 분을 있으니, 세상이 정지된 듯한 정막이 흐른다. 마을도 조용하다. 이곳을 찾는 외지인도 거의 없다.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나를 감싼다.

    그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 왔던 지난 삶이 떠오른다. 여기 이렇게 연못의 아름다움에 계속 취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가다듬어진다.

    무기연당은 창원시 마산회원구 중리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함안군 칠원면에서 무기리로 향하면 무기마을 표지석과 마을회관이 나온다. 왼쪽으로 들어가 계속 앞으로 가면 함안 무기리 주씨고가가 나온다. 주씨고가 내 한서문을 들어서면 연못을 볼 수 있다.

    무기연당은 중요민속자료이지만 주씨 종손이 관리하고 있어 미리 연락을 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가 없다. 입장 여부는 함안군 문화관광과(☏ 055-580-2303)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글= 김호철 기자·사진=성승건 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호철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