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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주남저수지 탐조여행

철새들의 사생활 살짝 엿봐도 될까요

  • 기사입력 : 2013-11-2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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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동호인들이 창원 주남저수지의 재두루미 쉼터 앞에서 망원렌즈로 철새들의 나는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창원 주남저수지를 찾은 한 모자가 탐조대 앞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철새를 관찰하고 있다.




    ‘주남저수지에는 철새들이 연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가 있다. 활주로 없이도 수직으로 나는 놈도 있다. 청둥오리, 고니, 기러기들이 활주로를 박차고 오를 때마다 물안개들이 몸을 낮춘다./ 새벽이면 자유행으로 단련된 식성 좋은 떡붕어들이 어젯밤에 삼킨 달을 토하고, 저수지 아랫목에 노숙해 있던 수초들이 이빨을 닦는다. 학원 버스에 실려 온 아이들은 관제탑 같은 탐조 전망대에 올라 망원경 하나씩 붙잡고 새들과 수화를 한다. <이광석 시인의 ‘주남저수지’ 중에서>


    겨울 진객이 돌아왔다.

    가을과 겨울이 만나는 11월의 끝, 해마다 그랬듯 이맘때 창원 주남저수지는 이역만리에서 날아드는 철새맞이로 분주하다.

    추운 북쪽에서 멀고 긴 길을 비행해 온 수만 마리의 새들이 주남저수지에 짐을 풀었다.

    광활한 저수지를 배경으로 유유자적 유영하고, 먹이를 잡고, 줄 지어 나는 새들의 겨울나기는 그 자체로 경이로운 풍광을 만들어 낸다.

    주남저수지 전망대에 따르면 현재 이곳을 찾아 월동하고 있는 겨울 철새는 쇠기러기, 큰기러기, 가창오리, 흰죽지,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등 60여 종 2만 마리에 이른다.

    겨울철새를 만나기 위해 ‘뭐하꼬’ 취재팀은 24일 (사)한국조류보호협회 창원지회 모니터단의 주남저수지 탐조길에 동행했다.

    동판저수지가 첫 번째 탐조지다. 주남의 3개 저수지(동판, 용산, 산남) 중 사람들에게 비교적 덜 알려진 동판저수지는 조용하고 아기자기하게 탐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주남저수지 바로 앞에서 동월마을 쪽으로 진입하면 동판저수지가 나온다.

    자동차를 마을 입구에 세우고 외길을 따라 걷는다. 차량 진입도 가능하지만, 다양한 새를 만나 울음소리를 함께 즐기기엔 걷기 탐조가 더 유리하다.

    인적이 드물어서일까. 버드나무로 둘러싸인 저수지는 이미 수백 마리 철새들의 차지였다. 몇 걸음 들어서자 인기척을 느낀 새들이 멀찍이 물러나 버린다. 새들을 보다 가까이 만나고 싶은 마음에 망원경에 눈을 댄다.

    부리가 유독 커 보이는 큰부리큰기러기가 먹이를 찾는 듯 수중에 머리를 넣었다 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녹색 베레모를 쓴 듯한 청머리오리의 화사한 자태에 감탄이 나온다. 검은 몸에 흰 부리가 인상적인 물닭의 귀여운 수영 솜씨는 제법 가까이서도 관찰이 가능하다. 나무 위에서 깃털을 말리고 있는 가마우지 무리도 만날 수 있다.

    동행한 최종수 씨는 “동판은 수심이 깊어서 주로 잠수성 오리과를 많이 만날 수 있다”며 “또 철새 외에도 산새와 물새를 함께 볼 수 있어 더 매력적이다”고 설명했다.

    20여 분을 걸었을까. 갑자기 ‘끼루룩 끼루룩’ 하는 굉음이 저수지를 뒤덮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200여 마리의 쇠기러기 떼가 하늘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다정하고 품위 있는 비행을 마친 수백 마리의 기러기 떼들이 우아하게 수면 위로 내려앉는 자태가 신비롭기까지 하다.

    “탐조는 마치 클래식을 듣는 것과 같아요. 경이롭고 마음이 안정되고, 사색적이기까지 하니까요.” 동행한 최동석 씨가 지나가듯 내뱉은 감상평이 공감된다.

    동판을 나선 일행은 다시 차를 타고 ‘주남저수지’로 향했다. 주남의 3개 저수지 중 가장 면적이 큰 메인 저수지로, 용산지라 불리던 곳을 통상 주남저수지라고 부른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저수지 입구부터 사람과 차들로 북적였다. 차를 타고 들어서면 람사르문화관과 생태학습관이 먼저 맞이하는데, 아이들과 동행한 부모들이 많이 보인다.

    주남저수지를 탐조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제방 위에 설치된 탐조대에서 새를 관찰하거나, 2층 높이의 전망대로 올라가서 살펴보는 방법이다.

    먼저 전망대로 올라가 본다. 한눈에 봐도 동판에 비해 규모가 광활하다. 넓은 습지 곳곳에 새들이 자리하고 있어, 망원경을 어느 쪽으로 돌려도 새들을 볼 수 있다.

    거꾸로 자맥질해서 먹이를 찾는 고방오리, 주걱처럼 생긴 넓적한 부리를 물에 담그고 좌우로 휙휙 젓는 노랑부리저어새도 눈에 띈다. 우아한 큰고니와 사랑스러운 원앙이, 귀여운 흰죽지가 어울려 쉬고 있다.

    새를 더 가까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면 제방 위로 자리를 옮겨 새를 살핀다. 소문만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새들은 많지 않다. 탐조대 바로 앞으로 연밭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새들이 가까이 오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동행한 회원들의 설명이다.

    몇 해 전만 해도 주남의 가장 큰 매력이었던 수천 마리의 가창오리떼가 거의 실종 상태라는 것도 아쉬웠다. 가창오리는 인근 평야의 먹이가 줄어들면서 더 이상 찾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날 귀한 손님 격인 우아한 재두루미와 희귀종인 흰꼬리수리를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철새들은 12월까지 계속해서 이곳을 찾을 것이고, 2월까지 저수지를 보금자리 삼아 지낼 것이다.

    최종수 씨는 “주남에서 특별하고 멋진 탐조를 원한다면 일출과 일몰을 전후해서 찾는 것이 좋다”며 “거대한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새들의 군무와 새들의 휴식을 즐기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12월 7일부터 9일까지 주남저수지 일대에는 철새축제가 열린다. 때맞춰서 찾으면 탐조와 함께 다양한 행사도 즐길 수 있다.



    지난 24일 해 뜰 무렵 쇠기러기들이 주남저수지에서 먹이터인 논으로 날아가고 있다.


    ◆탐조여행 체크리스트

    탐조여행은 ‘예의’가 필요하다. 사람 중심이 아닌 새가 중심이 돼야 보다 멋진 탐조여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미리 준비해야 할 것과 주의사항에 대해 짚어본다.


    △준비물 리스트

    -망원경·쌍안경: 언제 어디서든지 새를 관찰할 수 있어 유용하며, 자세한 관찰이 가능하다. 망원경은 배율 20~50 정도가 적당하고, 쌍안경은 배율이 7~10 대물렌즈의 지름이 30~40㎜인 제품이면 좋다. 삼각대에 부착하는 탐조용 망원경(필드스코프)은 화면이 밝고 흔들림이 적어 장시간 탐조시 유용하다.

    -카메라·수첩·탐조도감 : 새의 모습을 남기기 위한 카메라도 가져가는 게 좋으며, 그날 탐조한 새의 종류와 주변환경, 새의 특징을 수첩에 함께 적어 놓으면 도움이 된다. 손에 잡히는 탐조용 도감을 챙기면 보다 알찬 탐조여행을 도와준다.

    -복장: 겨울탐조를 위해서는 보온성이 발휘되는 옷을 챙겨 입자. 모자, 귀마개, 마스크 등을 챙겨야 추운 날씨에도 오랫동안 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장시간 걸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등산화처럼 편한 신발이 좋고, 망원경으로 새를 관찰하기에 안경보다는 렌즈가 편하다.


    △주의사항 리스트

    새는 시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빨간색과 같은 원색의 옷은 피하고, 자연과 가까운 색상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향수나 향이 강한 화장품도 삼간다. 가급적 먼 거리(30m 이상)에서 짧은 시간 내에 관찰하는 것이 좋으며, 촬영 등을 위해 인위적으로 자연을 훼손하면 안 된다. 새의 먹이가 되는 열매나 씨앗을 함부로 채취하지 않고, 함부로 먹이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새가 날아가는 것을 보겠다며 돌이나 물건을 던지면 절대 안 된다. 대화는 최대한 작게 해야 한다. 자동차 경적을 울리면 안 되며, 사진을 찍을 때 조명이나 플래시 사용은 금지한다.


    △2배 즐거운 탐조 TIP

    탐조여행도 뚜렷한 목적과 준비가 있어야 재미가 있다. 미리 홈페이지나 문의를 통해 어떤 새가 있는지 체크하고, 특징을 공부해 가면 유익하다. 홈페이지에서 지도, 조류도감, 스케치북, 메모장을 지참해 새들의 생태를 기록하는 것이 알찬 탐조 방법이다. 가능하다면 현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탐조동호회, 환경단체, 생태교육단체가 실시하는 공동 탐사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노랑부리저어새



    큰기러기



    쇠기러기



    큰고니



    재두루미



    고방오리


    주남의 대표 겨울철새들

    △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호로 지정돼 있으며, 멸종위기종 1급이다. 암수 모두 몸 전체가 흰색이다. 주걱 모양의 부리가 특이해 다른 새와 쉽게 구별된다. 부리 끝은 노란색이며 기부와 다리는 검은색이다. 여름 깃은 부리 끝과 윗가슴이 노랗고 다리는 검은색인데, 겨울이 되면 가슴도 하얗게 되며 부리 끝의 노란색도 엷어진다.

    △큰기러기주남저수지에서 가장 많은 개체수가 월동한다. 암수 형태는 같고 몸 전체가 흑갈색. 다리는 살색. 검은색 부리의 중앙에 노란색 띠가 선명하다. 해질 무렵 떼를 지어 논과 밭의 낟알을 먹는다. 무리가 먹이를 먹을 때 무리 중 한 마리가 보초를 선다. 멸종위기종 2급.

    △쇠기러기암수 모두 몸 전체가 회갈색이다. 배에는 불규칙한 검은색 줄무늬가 있다. 부리는 분홍색이고 이마는 선명한 흰색이며 발은 주황색이다. 어린 새에는 이마의 흰무늬와 배의 얼룩 줄무늬가 없다. 대부분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며 밤에는 먹이를 찾고 낮에는 한적한 곳에서 쉰다.

    △큰고니천연기념물 제201-2호로 멸종위기종 2급이다. 몸 전체가 흰색, 부리 끝과 다리는 검은색, 부리와 눈 사이는 노란색이다. 고니에 비해 부리의 노란색 부분이 더 넓게 퍼져 있고, 헤엄칠 땐 목을 곧게 세워 수면과 평행하게 헤엄친다. 겨울이면 떼를 지어 몰려다니면서 물속에서 먹이를 먹는다.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지구상에 약 6500마리가 생존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멸종위기종 2급. 새 중의 새, 부귀와 영광을 상징한다. 눈 주위가 붉고 그 주위가 검으며, 머리와 턱밑 및 목의 뒷부분은 흰색이다. 앞목·가슴·등·배는 진한 회색이고, 날개 앞쪽은 회색이다. 다리와 부리가 길어서 물가나 약간 깊은 곳에서 먹이를 찾는다.

    △고방오리무리를 지어서 생활한다. 목이 다른 오리류에 비해 길게 보이며 꼬리는 뾰족하다. 수컷의 머리는 어두운 갈색이고 앞목과 가슴은 흰색이며 뒷머리까지 가늘게 이어진다. 부리와 발은 회색을 띤다. 암컷의 몸은 전체가 얼룩이 있는 갈색이며 부리는 검은색이다.




    창녕 우포늪



    마산봉암갯벌



    김해 화포천



    인근 탐조여행지

    △창녕 우포늪

    국내 최대의 자연 늪지대다. 올해는 큰기러기, 고니, 청둥오리 등의 겨울 철새가 찾았다. 탐조 포인트는 전망대가 위치한 대대지역, 대대제방, 목포제방 등 3곳이다. 탐조거리가 가깝지는 않지만, 광활한 자연늪과 늪지식물 등 생태체험학습과 탐조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절정기는 12월 초부터 1월 말께다. ☏ 055-530-1559.

    △마산봉암갯벌

    마산 수출자유지역과 창원대로를 연결하는 해안도로 옆 하천에 위치했다. 도심 속에서 새를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많은 무리는 아니지만 매년 흰죽지, 고방오리, 청둥오리 등 겨울철새들이 쉬어간다. 갯벌 인근 어디서든 육안으로 새를 관찰 가능하며, 탐조대도 설치돼 있다. ☏ 055-251-0887.

    △김해 화포천

    김해시 진례면 대암산에서 시작돼 진례면과 진영읍, 한림면을 거쳐 낙동강으로 이어지는 김해의 대표적인 생태하천이다. 최근 겨울철새인 독수리 200여 마리가 찾아와 월동하고 있다. 내년 2월 26일까지 ‘겨울을 준비하는 생물들’이라는 주제로 화포천습지생태공원에서 탐조행사를 개최한다. ☏ 055-342-9834. 조고운 기자



    ▲주남 가는 길= 승용차로 움직인다면 남해고속도로 동창원 나들목을 나와 좌회전해서 국도 14호선을 이용하면 된다. 동읍 용잠 삼거리에서 우회전 후 가월삼거리에서 주남저수지 방면으로 이동하면 된다. 일요일마다 자체 버스(554번)가 운행되는데, 창원역~주남저수지~생태학습관~북면공설운동장~창원역으로 순회한다. 대중교통 이용시 창원역에 내려서 마을버스 1·2번이나 시내버스 40·41·42번을 타고 가월삼거리 입구에서 하차하면 된다. 마산에서는 42번 버스가 주남 입구까지 가고, 창원 시내에서는 30·31·32번 버스를 타면 된다.



    글=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사진= 김승권 기자 skkim@knnews.co.kr

    취재 협조= 한국조류보호협회 창원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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