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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일몰 여행

海 너머 황홀한 이별
저무는 2013년… 도내 일몰 명소를 가다

  • 기사입력 : 2013-12-0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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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 진해구 명동 해양공원 내 솔라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일몰. 태양이 웅도, 소고도, 초리도, 잠도, 실리도, 거제도 등 많은 섬들이 펼쳐진 진해만에 붉은 빛을 남기며 떨어지고 있다.
    창원시 진해구 명동 음지도 해양공원 일대에 해가 지자 거가대교(왼쪽) 야경과 해양솔라타워가 눈에 들어온다.



    참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별(離別)이란 게 짧든 길든, 언제나 쓰립니다.

    한 밤만 지나고 다시 만날 수 있더라도, 잡은 손을 놓기가 무척 힘이 듭니다. 더구나 다시는 내게 돌아오지 않을 님을 마주하며 보내야 하는 낭패스러움이란….

    일생에 단 한 번 만난 어느 날의 태양이 내게 마지막을 고합니다.

    “나는 어둠을 깨고 일어나, 하루 종일 온 힘을 다해 삼라만상에 에너지를 불어넣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지구별 반대편을 밝히려 갑니다”라고.

    떠나는 님을 마지막으로 보기 위해 부랴부랴 떠났습니다.

    조금이라도 예쁜 모습을 가슴에 남기려, 떠나는 뒷모습을 끝까지 보려 높은 곳을 찾았습니다.

    최근 완공된 창원시 진해구 해양공원 내 솔라파크는 지상 136m에 위치해 있습니다. 전망대는 120m 높이이지만, 비좁은 비상사다리를 타고 타워 꼭대기에 올랐습니다.

    시원합니다. 바람이 좋고, 시야도 확 틔어 마치 바다 위에 떠있는 기분입니다.

    다섯 시쯤 되자 발그랗게 변한 님이 먼산 위에 도착했습니다.

    우습게도 까치발을 했습니다. 무척 높은 곳인데도 말이죠. 구름 때문이었습니다. 구름이 자꾸 님의 얼굴을 가립니다.

    해질녘에는 구름이 수시로 변해 해가 숨었다 나왔다를 반복하고, 그래서 더욱 빛이 난다고 하네요. 구름과 님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빛과 모양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다행히 구름이 비켜나기 시작했고, 님이 온전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산 위에 있더니, 어느새 아래쪽은 산속으로 들어갔네요. 해는 순식간에 사라진다고 하니 한눈팔아서는 안되겠죠.

    님의 얼굴이 반쯤 남자, 갑자기 눈앞 풍광이 변했습니다. 바다는 황금빛 호수로, 섬들과 오가는 배들은 까만 형체만 남았습니다. 마치 황금색 비단 위에 그려진 수묵화(水墨畵)를 보는 듯합니다.

    때마침 반짝이기 시작한 붉고 푸른 등대 불빛은 에메랄드나 수정(水晶) 같기도 합니다.

    산 위에 걸쳐진 구름들은 주황, 분홍, 파랑, 검정, 회색 등 세상에 있는 온갖 색을 내고 있습니다. 개구쟁이 여럿이 커다란 욕조에 닥치는 대로 물감을 푸는 장난을 치는 것 같습니다.

    아뿔싸. 황홀경에 빠져 있던 사이 님은 산 뒤로 완전히 모습을 감췄습니다.

    이제 딱 두 가지 빛만 남았습니다. 하늘은 분홍빛, 나머지는 잿빛입니다.

    온 종일 님이 비추던 땅 위의 모든 것들이 휴식에 들어갑니다.

    그러고 보니 고깃배도 멈춰섰군요. 각박하고 치열했던 일상의 짐을 내려놓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려오는 듯합니다.

    님은 세상을 깨우기도, 또 쉬게도 하는 놀라운 능력이 있는가 봅니다.

    순간 ‘하루라는 게, 세월이라는 게 이렇게 흘러가는구나’하는 생각이 스쳐갔습니다. 밀려오는 회한과 아쉬움에 좀체 자리를 뜰 수가 없었습니다.

    님은 자신의 빛이 다하기 직전 마지막 선물을 내놓았습니다. ‘내일’입니다. 꼭 다시 떠오르겠다는군요.

    비로소 나는 걸음을 뗄 수 있었습니다.

    글= 이문재 기자 mjlee@knnews.co.kr·사진= 김승권 기자 skkim@knnews.co.kr



    ◇ 일몰 제대로 보려면

    일몰이나 일출을 보려면 시간 체크가 최우선. 경남지역 일몰 시각은 10일을 기준해 거제지역이 오후 5시 14분, 통영지역은 이보다 1분 늦은 오후 5시 15분, 남해는 오후 5시 17분이다. 또 마산은 오후 5시 14분, 진주는 오후 5시 16분, 거창 오후 5시 15분, 밀양 오후 5시 12분 등이다. 오후 5시 12분부터 5시 17분까지 5분 사이에 다 몰려 있는 셈이다. 일몰이나 일출 시각 모두 전국이 10분 안팎. 정확한 시간 정보는 한국천문연구원(www.kao.re.kr) 홈페이지에서 검색이 가능하다.

    해넘이든 해맞이든 한꺼번에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좋은 전망 포인트를 잡는 게 중요하다. 약간 높은 곳이 가장 좋은데, 전망대나 언덕이 상석이다. 때문에 늦어도 30분 전쯤에는 현장에 도착, 해가 지는 각도를 미리 파악해 포인트를 잡아야 한다. 이때 거리와 소요 시간을 사전에 확인해야 하고, 교통 체증을 대비해 시간을 여유 있게 잡는 게 좋다. 자리가 좋아야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일몰이나 일출을 보려면 최소한 한 시간 정도는 추위를 각오해야 한다. 방한복, 방한모, 트레킹화, 장갑, 목도리 등을 챙겨 추위에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겨울에는 특히 일교차가 매우 크다.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체조를 하거나, 따뜻한 음료를 자주 마셔 추위를 녹여줘야 한다. 대부분 낯선 길이기 때문에 차량 정비를 철저히 하고, 스노체인 등도 챙겨 가는 게 좋다.




    사천 실안해안도로


    창원 주남저수지



    통영 달아공원 전망대


    ◇ 해넘이 명소

    사천 실안해안관광도로. 한국관광공사가 전국 9대 일몰 명소로 지정한 곳이다. 낙조를 배경으로 부채꼴 모양의 죽방렴과 크고 작은 섬들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통영의 달아공원과 욕지도도 일몰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달아공원에는 바다쪽을 바라보는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 오르면 아름다운 다도해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비진도, 학림도, 오곡도, 소지도, 국도, 연대도, 연화도, 욕지도, 두미도, 추도, 가마섬, 곤리도, 쑥섬, 사량도 등이 에메랄드빛 바다 위에 보석처럼 흩어져 있다. 노을이 질 때면 노랑, 주황, 붉은 빛으로 변하다 까만색 점으로 변해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

    거제지역에서는 여차·홍포, 가덕도, 장사도 일원의 일몰이 이름나 있다. 여차·홍포마을 전망대에서는 대·소병대도, 대·소매물도, 여유도, 가왕도 등을 배경으로 지는 해를 볼 수 있다.

    또 남해는 남해대교, 뭍으로 나오면 창원 주남저수지가 호젓한 석양 풍경을 선사하는 곳이다.

    한편 지난해 한국관광공사는 해넘이 명소로 서울 노을공원, 강화도 적석사, 강화도 장화리, 인천 모도 배미꾸미,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 화성 궁평항, 당진 왜목마을, 태안 안면도, 서천 마량포, 부안 변산반도, 영광 백수해안도로, 무안 도리포, 진도 세방리, 해남 땅끝마을, 완도 보길도, 합천 오도산, 부산 동백섬 등을 꼽았다.




    해양솔라타워 전망대에서 촬영한 일몰 풍경.
     


    ◇ 일몰사진 촬영법

    석양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빛이 드러나는 시간대다. 때문에 해질 무렵 모습은 풍경사진 소재로 인기가 높다.

    눈에 비치는 멋진 석양 풍경을 카메라에 제대로 담아보자.

    일몰 촬영은 일출과는 달리 일몰 시간 이전이라도 촬영할 수 있는 소재가 무궁무진하다. 그만큼 부지런을 떨어야 된다는 얘기다. 프레임에 억새나 갈대를 걸치거나, 역광의 실루엣을 넣어도 좋고, 플래시를 이용하는 방법도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렌즈는 광각을 이용하는 게 좋다. 일출 촬영은 소재가 다소 빈곤한 편이라 망원 렌즈로 태양의 웅장함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몰 촬영은 소재가 다양하기 때문에 광각 렌즈를 이용해 전체적인 분위기를 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몰 사진뿐 아니라 모든 역광촬영에서 주의해야 할 것이 플레어(렌즈에 정규 굴절 이외의 광선이 들어와 영상이 뿌옇게 되거나 둥근 흰 반점이 나타나는 현상). 후드 등을 이용해 플레어를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지만 해가 지기 직전(5~10분)에는 별 소용이 없다. 이 시간대를 피하거나, 촬영 이후 포토샵으로 수정하는 게 속 편하다.

    일몰 촬영의 절정은 해가 지고 난 후의 여명 시간대다. 여명 촬영의 경우 여름철의 경우 30분, 요즘 같은 시기에는 10분가량 지속된다. 이때가 하루 중 가장 화려한 빛을 보여주는 시간대이기도 하다.

    대개 날씨가 조금만 좋지 않으면 서둘러 철수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10분 정도 기다려야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여명 촬영의 경우는 시간이 지날수록 셔터 스피드가 떨어지기 때문에 미리 삼각대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해가 지기 직전의 시간대에 셔터 스피드가 많이 나온다면 거추장스럽게 삼각대를 펼치고 촬영할 필요는 없다.

    이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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