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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차상호 기자

  • 기사입력 : 2013-12-0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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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말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누군가 곁에 없어지고서야 비로소 그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뜻이다.

    최근 창원국가산업단지 입주 기업체의 이탈에 우려 시각이 많다. 외국계 기업인 보그워너코리아는 내년 2월 창원공장 문을 닫는다. 매출액도 많지 않고, 종업원도 적어서인지 역외 이전이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중견기업 KBR도 역외이전 우려가 제기돼 노사가 갈등을 겪고 있다.

    전산장비 이전과 물량 축소 문제로 노사가 마찰을 겪고 있는 클라크지게차도 역외이전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회사는 처음에는 임단협 교섭이 답보를 거듭하는 과정에 나온 루머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물량 축소를 공식화했고, 일부 사업부와 인력을 타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선 시대가 되면서 자치단체장이 가장 공을 많이 들이는 것 중 하나가 기업 유치다. 공장 혹은 기업이 지역에 들어오면 세수도 늘어날 것이고, 지역민을 채용함으로써 고용창출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회사든 근로자든 벌어들인 돈을 지역에서 사용하고 소비도 늘어나게 된다. 이른바 ‘선순환’이다.

    기업체가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면 어떻게 될까.

    세수입이 줄어든다. 채용됐던 주민은 실업자 신세가 된다. 기업체는 더 이상 지역에서 소비를 하지 않고, 실업자가 된 근로자는 소비할 돈이 없다. ‘악순환’이다.

    끝이 아니다. 클라크에는 협력업체가 150곳이 넘고, 대부분이 창원산단에 입주해있는 기업체다. 원청이 다른 곳으로 가면 협력관계를 유지한다해도 물류비용이 증가할 것이고, 거래처를 잃을 수 있다. 협력업체의 매출 하락과 그에 따른 지역 경제 타격까지 고려하면 심각하다.

    창원시는 최근 외지에서 기업체가 창원으로 이전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정작 있는 기업이 빠져나가는 것에는 무관심해 보인다.

    지금은 한두 개 기업이지만 쌓이고 쌓이면 지역경제에 엄청난 타격이 될 수 있다. 지금 창원은 속담과 반대로 ‘든 자리는 알고 난 자리는 모르는’ 형국이다.

    차상호 기자(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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