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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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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사진 찍는 CEO 조성제 원광건설 대표이사

사진도, 경영도, 나눔도… ‘비움의 미학’으로 아름다운 동행

  • 기사입력 : 2013-12-1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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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사진작가이면서 원광건설 대표이사인 조성제 경남장애인재활협회장이 창녕 우포늪에서 카메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성제 회장이 창원시 의창구 신촌동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인 선린보호 작업장에서 제과제빵반 직원들과 환하게 웃고 있다.



    바쁜 가운데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인생을 즐기는 사람이 있다.

    게을러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 목표를 정해 놓고 자신의 길을 가는 기업인이 있다.

    환경사진작가이면서 건설회사 CEO인 조성제(55) 원광건설 대표이사가 바로 그다.

    혼자 앞서 달아난 세월을 좇는 12월의 초입

    조 대표를 만나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이야기를 들었다.


    ◆환경사진작가= 조성제 원광건설 대표이사는 많은 직함을 갖고 있다. 경상남도장애인재활협회장, 경남메세나협의회 운영이사, 경남오페라단 운영이사, 대한적십자사 경남지부 부회장, 합포문화동인회 이사, 경남건설협회 경남도회 부회장, 창원YMCA 이사, 우포늪 따오기학교 이사, 환경사진작가 등이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환경사진작가.

    조 작가는 30여 년째 사진을 찍고 있다. 국내외 개인전을 6번 열었고 ‘습’, ‘햐얀 여백’ 두 권의 사진집도 출간했다. 2012년 제22회 동서미술상을 수상했다. 초기에는 인물 위주로 찍었는데 1990년대 사업을 하면서 너무 바빠 접었다. 그러다 2005년 다시 카메라를 잡았다. 전에 찍었던 사진을 다시 보니 마땅히 집에 걸어놓을 만한 작품이 없었다. 그래서 언제든 찾아가 찍을 수 있고, 또 마음 편히 대화할 수 있는 습지가 눈에 들어왔던 것.

    창원 인근에는 봉암갯벌, 주남저수지, 우포늪 등 습지가 많아 매일같이 찾았다. 그는 마침 2008년 10월 창원에서 열린 람사르총회에서 경남도립미술관 초청으로 작품을 전시하면서 환경사진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지금도 일주일에 두세 번, 특히 흐린 날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습지를 찾아 1시간 정도 사진을 찍고는 회사로 출근한다.

    조 작가의 작품은 하얗고 비어있는 듯하지만 자연과 안개로 꽉 차 있는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현대인들에게 그의 사진은 비움과 기다림의 미학을 전해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자연은 매일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지만 매일 다르다. 기술만으로 좋은 사진을 기대하기란 한계가 있고, 그날그날의 자연환경이 받쳐줘야 하기 때문에 부지런하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그렇게 기다리고 보면 대상과 친숙해지고 소통하게 된다. 끈기가 없으면 결코 좋은 사진을 못 찍는다. 이는 기업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한다.


    ◆착한 건설인= 그는 사진작가 이전에 건설회사를 경영하는 CEO이다. 그는 전공인 경영학을 살려 서울의 중견건설회사인 흥화건설에 입사해 7~8년간 업무를 익힌 뒤 1992년 창원에서 지금의 원광건설을 설립했다. 창원에는 연고가 없었지만 출장을 자주 다녀서 성공에 대한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3개 건설사의 연매출이 700억~800억 원에 이르는 중견기업이 됐다. 초창기 7~8명에 불과하던 직원은 이제 70여 명으로 늘어났다. 주로 관급공사를 하는데 최근엔 환경시설공사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경기를 많이 타는 건설업체인 만큼 위기도 많았다. 특히 IMF 직전에는 공장 신축을 많이 수주했지만 기업들이 하나둘 부도를 맞으면서 회사가 휘청거렸다. 국가 차원에서 경기 활성화를 위해 SOC사업을 많이 맡으면서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그가 건설인으로서 주목받는 것은 건설의 FM, 즉 정도(正道)를 걸어가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1992년 회사 설립 때부터 20여 년간 협력사에 어음이나 당좌 대신 100% 현금지급 원칙을 고수해 왔다. 협력업체 공개모집을 통해 투명한 하도급거래를 정착시키려고 애썼다. 또 매년 기업이윤의 5%가량을 기부한다. 10~15곳에 연평균 1억~1억5000만 원 정도이다.

    그는 이 같은 공로로 2011년 대한건설협회가 처음 제정한 ‘대한민국 건설업 윤리경영 대상’ 중견기업 부문 대상 수상업체로 선정돼 국토해양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또 2012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선정한 하도급거래 모범업체로 선정됐다.


    ◆나눔 인생= 조 대표는 비움의 미학을 실천하는 행동파 기업인이다.

    그는 10년 전부터 넉넉지는 않았지만 사업을 하면서 조금씩 여유가 생겨 봉사활동을 해오다 장애인 재활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10년부터는 경남장애인재활협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우리 사회에 소외계층이 많이 있지만 가장 소외받고 있는 이들이 장애인이라며, 장애인 취업 알선과 예술활동 지원, 장애인 부모 멘토, 장애인이 만든 상품 구입 등에 앞장서고 있다. 그가 장애인 후원에 나선 것은 멘토인 최충경 경남스틸 대표이사이자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의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다. 고령임에도 젊은 사람 못지않게 기부와 장애인 후원, 메세나 활동 등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장애인재활협회장도 최 회장으로부터 이어받았다.

    기업이 문화예술활동에 자금이나 시설을 지원하는 메세나 활동에도 열성적이다. 그는 예술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메세나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가 대표로 있는 원광건설은 지역예술계의 발전을 위해 메세나 운동에 참여, 매년 예술단체를 후원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경남메세나 대상을 수상했다.

    “한 달, 일 년이 너무 빨리 지나갑니다. 미래는 생각보다 빨리 다가옵니다. 60대 중반까지는 기업인, 예술사진작가, 사회공헌 등 활동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사진 찍는 CEO로서 나눔 인생을 실천하고 있는 조성제 대표의 ‘아름다운 동행’이 한창 빛을 발하고 있다.


    글= 김진호 기자·사진= 전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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