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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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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 "경계에 선 10년 딛고 전환점… 자아 성찰했죠"

새 앨범 '서브소닉' 발표…27~28일 '스물여섯 그리고' 공연

  • 기사입력 : 2013-12-22 16: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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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데뷔 10주년을 맞는 가수 윤하(25)는 "그간 자아 성찰 기간이었다"며 더욱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금까지 갖고 태어난 걸 우려먹었는데 더는 우릴 게 없는 상황이 돼 이제부터 진짜 노력하지 않으면 끝날 것 같단 생각이 든다"고 자신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최근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새 앨범 '서브소닉'(Subsonic)을 작업하며 가요계에서 모호한 자신의 위치, 앞으로의 음악적인 성장에 대한 고민이 한 뼘 더 커진듯 보였다.


    그는 2004년 일본에서 데뷔해 '오리콘 혜성'으로 떠오른 뒤 국내 음악 시장에 역으로 뛰어들었다. 돌이켜보면 독특한 색깔로 늘 경계에 서 있었다.

    여느 아이돌 가수처럼 10대에 데뷔했지만 수준급 피아노 실력과 작곡 능력을 갖춰 아이돌과 뮤지션 사이를 오갔고, 음악 색을 규정하지 않은 채 록과 발라드, 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다. 실력파란 소리를 들었지만 '윤하'란 브랜드와 그의 음악에 대한 뚜렷한 이미지를 완성하지 못했다.

    "아이돌도, 뮤지션도 아닌 경계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타입이었죠. 이게 득이 된 날이 있었는데 이젠 득이 되지 않을 거란 걸 알아요. 지난 10년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될 수 있으니 지금이 중요한 분기점이죠. 그저 그렇게 끝나고 싶지 않기에 음악적인 커리어를 쌓아가야 해요."

    새 앨범 '서브소닉'도 이러한 고민과 음악에 대한 왕성한 식욕으로 만들었다. 그는 전 소속사와의 전속 계약 분쟁을 끝내고 1년 6개월 만에 돌아오며 자신의 음악적인 정체성을 새롭게 다지기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지난해 7월 4집 '슈퍼소닉'(Supersonic)과 지난 5월 미니앨범 '저스트 리슨'(Just Listen)에 이어 이번 앨범이 그 완결판이다.

    그는 "석 장의 앨범이 개연성을 지녔다"며 "'슈퍼소닉'이 공백기 동안의 음악 갈증을 풀고 싶은 외침과 열정 가득한 앨범이라면 '서브소닉'은 한결 안정된 느낌의 앨범이다. '슈퍼소닉'으로 대중에게 빠르게 다가가고 싶었다면 '서브소닉'은 '이대로 영원히'란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 앨범을 끝으로 고군분투하던 감정을 털어내고 새로운 챕터를 넘기는 '전환점'을 맞고 싶었단다.

    수록곡들은 처음 시도한 장르는 없지만 한층 여유롭고 원숙한 세련미를 풍긴다. 다채로운 장르를 맞춤옷처럼 소화한 건 내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6곡 중 자작곡도 두 곡 수록했다.

    이루펀트가 랩을 더한 타이틀곡 '없어'는 서정적인 현악 연주에 피아노와 랩이 조화를 이룬 곡이다. "'슈퍼소닉' 앨범 이후 '좋은 음악을 담자'는 기준을 세웠다"며 "불렀을 때 내 목소리가 묻는 음악이면 선곡했다"고 설명했다.

    자작곡은 라디오 진행을 마치고 자정부터 동트기 전까지 작업했다. 그 시간이 적막해 좋았단다. 자작곡 '홈'(Home)을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로 꼽았다.

    "'홈'을 쓰면서 집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정신적인 안정을 줘야 진짜 집이죠. 살기 좋은 시대가 됐지만 청소년들은 여전히 외롭잖아요. 진정한 집의 의미를 생각해봤어요."

    수록곡들은 전반적으로 그늘지다. 외로웠다는 복선이 잔뜩 깔렸다.

    그는 "(전 소속사와 분쟁으로) 짧은 공백을 거치며 고립감을 느낀 적도 있다"며 "'난 나의 길을 가야겠다'고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내 몫을 최선을 다해 치열하게 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거기에서 오는 용기, 설렘, 외로움과 박탈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다행히 위로가 돼준 음악 친구가 생겼다고 한다. 그룹 어반자카파와 존박 등 또래들이다. "내가 친구라고 부를 사람들이 생겼다"며 "특히 어반자카파는 자극이 되고 위안이 되는 존재다. 솔메이트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음악 행보를 묻자 만감이 교차하는듯 보였다.

    "제게 뭐가 나올지 무섭기도 하고 기대도 돼요. 올 연말 공연을 끝내고 내년 1월부터 작업할 생각인데 전 음악적으로 박학다식한 사람이 아니니 느끼는 걸 들려줘야 같은 세대가 공감할 것 같아요."

    또 자신의 메시지로 타인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열심히 곡을 쓸 생각이란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동요를 흥얼거리며 만들었지만 가수가 되고는 타의로 시작한 작곡이었다. 그는 "차츰 음악적인 독립을 해나가고 싶다. 저작권시대가 열렸다"고 웃었다.  


    그는 오는 27~28일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콘서트 '스물여섯 그리고'를 연다. "지금의 내 얘기를 하려면 내 나이 스물여섯이란 제목이 필요했다"고 한다.

    지난 대표곡도 선보이는데 10대가 아닌 20대에 부르니 다른 감정이란다.

    그는 "배우도 실제 나이보다 어린 역할을 맡아야 감정 표현이 잘된다더라"며 "나도 이제 청춘들의 설레는 사랑 노래를 잘 부를 나이가 됐다. 그 감정의 설렘을 아니까"라고 웃었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시각도 변했다며 한층 깊어진 속내를 꺼내 보였다.

    "스태프의 뒤치다꺼리를 당연하게 여기며 제 위주의 삶을 살았는데 제가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그 롤에 있을 때 주위를 비출 수 있는 사람이란 걸 깨달았어요. 노력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고 더 늦지 않아 다행이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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