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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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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어느 여인의 죽음

  • 기사입력 : 2013-12-3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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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9세 이전의 죽음을 요절(夭折·젊어서 일찍 죽음)이라 한다. 평소 알고 지내던 부동산 중개업을 하던 소장이 얼마 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어느 죽음인들 슬프지 않겠는가마는 생전에 남편과 자식만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의 삶을 살았던 그녀의 부고(訃告)를 접한 필자는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고인은 죽기 전, 먼저 세상을 떠나 공원묘원에 안치돼 있던 남동생의 골분을 자연에 흩뿌리고 자신도 화장(火葬)을 한 다음 훨훨 날아다니면서 생전에 가보지 못한 곳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게 산이나 강에 뿌려달라는 유언을 했다고 한다.

    안타까운 것은 남은 가족이 고인에 대한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고 고인을 생각하면서, 보다 더 알찬 삶을 살려고 하는 마음을 가지게끔 뼛가루를 흩뿌리지 말고 자연장(自然葬·잔디장, 화단장, 수목장 등)을 했으면 하는 점이다.

    본지를 통해 삼가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는 바이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이 찾아와 몸과 마음이 분리될 때 “영혼은 육체적 욕망의 속박에서 벗어나 천국을 향해 자유롭게 날아갈 것”이라 확신했다고 한다.

    죽음을 바라보면서 이를 거대한 미스터리, 너무 두려운 나머지 감히 마주할 수 없는 압도적이고 위협적인 대상으로 바라보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결코 합리적인 태도라고 볼 수 없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나는 ‘부적절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너무 빨리 죽는다는 사실에 슬퍼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삶의 기회를 부여받은 게 얼마나 놀라운 행운인지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인생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정말로 중요한 건 이것이다. 우리는 죽는다. 때문에 잘 살아야 한다. 죽음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다.(셸리 케이건의 ‘죽음이란 무엇인가’에서)

    참고로 유족이 알아야 하는 염습 및 장법에 관해 간략하게 살펴보면, 임종 후 시신이 굳어지기 전에 손과 팔다리를 골고루 잘 주물러 굽힘이 없도록 바르게 펴서 묶어주는 수시(收屍), 시신을 깨끗이 목욕시키고 수의를 입히는 절차로, 수의를 입힌 다음 베(염베, 멧베)로 시신을 싸서 단단히 동여매는 염습(殮襲), 염습을 끝낸 시신을 관 속에 모시는 입관(入棺), 혼백이나 신위를 모셔 놓은 자리인 영좌(靈座), 초상이 나서 상주들이 상복을 입는 성복(成服), 상가 또는 장례식장에서 영구를 운구하여 장지로 떠나는 발인(發靷), 발인 후 영구를 상여나 장의차에 싣고 장지로 이동하는 운구(運柩), 죽은 사람을 땅에 묻거나 화장하는 장사를 지내는 예법인 장법(葬法), 시신(임신 4개월 이후에 죽은 태아 포함)이나 유골을 땅에 묻어 장사하는 매장(埋葬), 시신이나 유골을 매장해 흙을 쌓은 분묘(墳墓)와 불에 태워 장사하는 화장(火葬), 매장한 시체나 유골을 다른 분묘 또는 봉안시설에 옮기거나 화장 또는 자연장을 하기 위해 봉분을 파는 개장(開場),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수목·화단·잔디 등의 밑이나 주변에 묻어 장사하는 자연장(自然葬)이 있다.

    그런데 한국의 염습과 장법관습 중에 시신이 굳어지기 전에 팔다리를 주물러 주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으나, 옛날과 달리 대부분의 시신을 발인 전까지 냉장실에 안치하기 때문에 썩거나 벌레 등이 들어갈 염려는 없으므로 시신을 꽁꽁 묶거나 입·귀·코 등을 휴지나 솜으로 막는 절차는 없앨 필요가 있다고 본다.

    수의를 입히며 염습을 할 때 화장을 하든지 매장을 하든지 간에 빨리 썩고 빨리 타는 옷이 풍수적으로 제일 좋기 때문에 값비싼 수의를 입힐 필요는 전혀 없으며, 오히려 고인이 생전에 가장 좋아했거나 즐겨 입던 옷을 시신을 꽁꽁 묶지 않은 편안한 자세를 취한 상태에서 수의 대신 입히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특히 매장은 속히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가장 잘 썩는, 값이 싼 관을 택해서 하는 것이 좋으며, 화장을 해서 자연장을 할 경우 잘 썩는 나무에 담아서 하루빨리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고인을 위하는 길이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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