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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부존에너지,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가?- 이창호(한국전기연구원 전력산업연구센터장)

  • 기사입력 : 2014-01-2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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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력수급, 신재생에너지, 원자력 발전, 에너지절약 등 근래 들어 에너지 문제가 자주 거론된다. 당장은 부족한 전력문제에서부터 크게는 지구온난화로 대변되는 기후변화에 이르기까지 이제 에너지문제는 단순히 정부나 에너지공급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에너지 자립과 환경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에너지문제에 있어 주민참여와 지자체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이는 결국 국가나 지역이 보유하고 있는 부존에너지를 효과적으로 개발 이용함으로써 화석연료의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자립도를 높이는 동시에 나아가 이를 새로운 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 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는 에너지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부존자원만 가지고는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다고들 한다. 물론 수긍이 가는 지적이다. 우리처럼 에너지 수요가 많고 더구나 에너지를 생산요소로 많이 소비하는 산업구조에서는 자잘한 부존에너지로는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석유 한 방울 나오지 않고 석탄마저 거의 없는 여건에서 그나마 원자력이 부족한 에너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선택방법의 하나일지도 모른다.

    국토는 협소하고 인구는 많아 가용면적은 턱없이 부족하니 신재생에너지를 설치할 공간도 얼마 되지 않는다. 또한 일사량이나 바람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니 재생에너지의 기여도도 낮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사실 지구상의 많은 나라 중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나라를 꼽으라면 딱히 그리 많지도 않다. 워낙 땅덩이리가 큰 몇몇 나라나 중동 등 몇몇 산유국을 제외하면 유럽의 대부분 국가나 아시아 국가들도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다. 결국 주어진 조건이 열악하더라도 어떻게 노력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 독일은 평균 위도가 50도 이상으로 우리보다 15도나 높아 일사량 조건이 열악함에도 2012년 현재 3200만㎾에 달하는 태양광시스템을 설치했다. 영국, 프랑스, 덴마크, 오스트리아 등도 그리 좋지 않은 여건에서도 부존자원을 이용하고자 노력해 각각 700만~800만㎾의 풍력설비를 운전하고 있다.

    우리도 부존자원이 열악하기 그지없지만 꼼꼼히 챙겨보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보급가능 잠재량은 계획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대체로 태양광, 풍력은 600만~1300만㎾, 수력, 해양에너지, 바이오, 폐기물 등이 20만~180만㎾ 정도로 예상된다. 이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전체 발전량은 80~90TWh로 예상돼 전망대로만 된다면 앞으로 예상되는 전력수요의 10~15%를 충당할 수 있는 규모이다. 개발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금과 같은 속도의 기술진보와 공급비용 하락을 감안하면 앞으로 공급가능한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이다. 태양광의 경우 효율은 개선되는 데 반해 가격은 낮아지고 있으며 다양한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풍력시스템도 날로 대형화되면서 시스템의 실질가격은 하락하는 추세이다. 삼면이 바다인 지리적 장점을 살려 해상풍력 등 새로운 부존자원을 넓혀 나갈 수도 있다. 조력, 조류, 지열이나 바이오메스, 바이오연료 등 지역적 특성에 따라 새롭게 발굴될 수 있는 자원과 기술들도 적지 않다.

    얼마 전 발표된 정부의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신생에너지 목표를 두 자릿수로 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보급에 지속적으로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특히 전력부문에서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국가 신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 앞으로 신재생에너지의 보급과 산업육성은 부존자원의 활용성과 개발 그리고 지역의 참여를 통해 돌파해 나가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지원제도를 만들어 본들 정부의 의지와 사업자의 수익성만을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우리가 보유한 부존자원을 최대한 개발해 우리가 쓰는 에너지를 스스로 충당하고자 하는 노력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에너지절약과 에너지자립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전력산업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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