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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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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상상력과 친숙한 일상, 건강한 삶의 바탕- 이훈호(극단 장자번덕 대표)

상상력의 나래로 주변의 일상과 사물 바라보는 사고 가져야

  • 기사입력 : 2014-01-2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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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계획을 정리하기 위해 몇 권의 책을 고르는 중 ‘그림 읽는 CEO’의 서두에 크게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옮겨봅니다.

    벨기에 출신 화가 르네 마그리트가 상식을 파괴하고 지식을 혼란에 빠뜨리는 모순적인 그림을 그린 의도를 알게 됐습니다.

    그가 생경하고 낯선 그림을 제작한 것은 사람들에게 ‘무엇이 옳은가, 혹은 내가 믿고 있는 것은 과연 진실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서 경직된 사고를 유연하게 만들고, 인간의 억압된 감정을 해방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상상력은 지성과 감성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종합적 인지체계로서, 인류 문명·문화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능력입니다.

    인류 역사상 위대한 발명·발견들은 무의식적 직감을 이성적으로 체계화시킨 상상력의 발동으로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런 ‘상상력’이란 단어가 자신과 멀리 떨어진 낯선 세계의 언어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마그리트의 바람처럼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고 자유롭고 유연한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담금질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상력의 시작은 무의식을 열어놓고 깨어있을 때 가능해집니다. 초현실주의 예술가들도 무의식을 자유롭게 풀어줄 때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사회적 통념이나 규율에 갇힌 자아를 벗어나서 상상력과 친숙한 일상을 사는 것은, 유년 시절 순수했던 천진난만함의 회복이며 건강한 삶을 지속시킬 수 있는 바탕이 됩니다.

    상상력의 연극적 활용을 언급하자면 연극적 상상력은 연극이 영상매체와 차별화되어 살아남을 수 있는 큰 힘입니다.

    영화가 수십억 자본과 기술력을 이용하여 표현하는 시공간을, 배우의 손짓 한 번 혹은 무대의 작은 소품 하나로도 충분히 시공간을 넘나들 수 있는 것이 연극적 상상력입니다.

    또한 연극적 상상력은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입니다. 눈과 귀를 가득 채워주는 일방통행의 소통이 아니라, 연극적 상상력은 관객으로 하여금 상상력을 유발시키는 장면들로 관객이 나름의 사유의 공간을 가지면서 연극 속으로 몰입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진정성을 근간으로 하는 연극적 상상력은 과거,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도 연극을 연극답게 지키는 근원이 될 것입니다.

    사랑할 때 눈에 콩깍지가 씐다는 말이 있습니다. 문득 드는 생각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개인의 인생에서 상상력이 아주 풍부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유로운 상상의 나래로 주변의 소소한 일상과 사물들을 사랑으로 바라볼 수 있는 2014년을 준비합니다.

    이훈호 극단 장자번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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