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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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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281) 제5화 불을 좋아하는 여자 31

“어떻게 대기업과 맞서지?”

  • 기사입력 : 2014-02-18 11:00:00
  •   



  • “알았어.”

    오미경이 전화를 끊고 아파트 광장으로 내려왔다.

    “여기에 포장마차가 어디 있어?”

    “다른 술집이라도 있겠지.”

    장대한은 오미경과 함께 아파트단지에 있는 상가에서 술집을 찾다가 꼬치구이 전문점으로 들어갔다. 상가에 마땅한 술집이 없었다. 꼬치구이 전문점은 2층에 있어서 거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시간이 늦었기 때문인지 손님이 거의 없었다.

    장대한은 꼬치구이와 안주로 소주를, 오미경은 사케를 주문했다.

    “내일은 날씨가 괜찮을까 모르겠네. 오늘도 미세먼지로 하루 종일 흐렸는데….”

    “그러게 말이야. 옛날에는 미세먼지 같은 것이 없었는데… 내일 날씨는 괜찮을까?”

    “눈이 조금 온다고 했어.”

    “폭설이 아니면 괜찮을 거야.”

    “만두가 광고에 많이 나오고 있어. 잘되고 있어?”

    오미경이 장대한을 살피면서 물었다. 김정자는 만두를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쟁회사들의 견제가 심각했다.

    “만두는 잘 팔리고 있는데 경쟁회사들이 방해를 하고 있어.”

    “그럼 어떻게 해?”

    “김정자 씨가 잘할 거야.”

    “경쟁회사는 대기업이야. 어떻게 대기업과 맞서지?”

    “경쟁회사들이 불법적인 일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어. 걸리면 매스컴을 동원해 경쟁회사와 맞설 거야.”

    장대한은 필요에 따라 검사인 차준호를 동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일단은 김정자가 밀고 나가야 했다.

    “회사에 나오는 일이 즐거워?”

    장대한은 주문한 술과 안주가 나오자 소주를 한 모금 마시고 오미경에게 물었다.

    “아직도 얼떨떨해. 내가 사장이라는 것도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아.”

    장대한은 오미경의 몸을 살폈다.

    “우린 돈을 벌어 재벌이 되어야 돼. 대부업이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거야.”

    “대부업을 하는 회사도 자꾸 늘어나는 것 같아.”

    장대한은 문득 비장해지는 것을 느꼈다. 옛날에는 직접 회사를 경영하여 돈을 벌었지만 지금은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는 김정자, 송주희, 강연희에게 투자를 했다. 김정자와 송주희는 이미 열정적으로 사업을 해나가고 있었다.

    “논현동 빌딩을 우리가 낙찰받을 수 있을까?”

    “낙찰을 못 받으면 다른 빌딩을 입찰해야지. 낙찰에 목숨 걸 필요는 없어.”

    “아무튼 자기가 있어서 다행이야.”

    오미경이 환하게 웃었다. 사케를 두 잔 마신 그녀의 얼굴이 발그스레했다.

    “이제 그만 돌아갈까?”

    장대한은 소주 한 병을 비우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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