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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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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282) 제5화 불을 좋아하는 여자 32

“자기 스키 아주 잘 탄다”

  • 기사입력 : 2014-02-1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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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튿날 장대한은 인터넷으로 박민숙에게 닭강정 레시피와 재료비를 보내준 뒤 오미경과 무주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비행기를 예약할 수 없어서 차로 가야 했다. 고속도로로 들어서자 눈보라가 날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 날이 밝아졌다. 눈보라는 20분쯤 날리다가 그쳤다. 무주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장대한은 운전을 하면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자주 쉬었다.

    “자기 피곤하지 않겠어?”

    하늘은 잿빛으로 잔뜩 흐려 있었다.

    “괜찮아. 쉬엄쉬엄 가면 되니까.”

    장대한은 오미경과 커피를 마시면서 쉬었다. 무주 리조트에 도착한 것은 오후 2시가 되었을 때였다. 호텔에 여장을 풀고 점심식사를 했다. 스키장에는 형형색색의 아웃도어를 입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나 스키 못 타는데 어떻게 해?”

    오미경이 사람들을 살피면서 말했다.

    “괜찮아. 내가 도와줄게.”

    장대한은 오미경과 설렁탕을 먹고 스키장으로 올라갔다. 스키 대여를 하고 두 시간 동안 오미경에게 스키 타는 법을 가르쳤다. 오미경은 운동신경이 발달해서 금방 스키를 배워 초급 코스를 탈 수 있었다. 몇 번씩 넘어지고 구르기는 했으나 바람을 가르면서 달릴 수 있었다.

    장대한은 한 시간쯤 상급코스에서 스키를 탔다. 하얀 눈을 가르면서 스키를 타자 속세의 시름이 한 방에 날아가는 것 같았다.

    “자기 스키 아주 잘 탄다.”

    오미경이 장대한의 팔짱을 끼고 말했다.

    “자기도 상급코스에서 탈 수 있을 거야.”

    장대한은 오미경과 리조트로 돌아와 저녁식사를 했다. 리조트는 밤이 되자 환상적으로 변했다. 마을에 있는 커피숍과 카페가 눈의 나라에 온 것처럼 아름다웠다.

    “눈이 온다.”

    오미경이 눈이 내리는 하늘을 쳐다보고 환성을 질렀다. 리조트는 눈과 야경으로 신세계가 펼쳐진 것 같았다.

    “눈이 푸짐하게 오네.”

    장대한은 탐스럽게 내리는 눈을 보면서 탄성을 내질렀다.

    무주 리조트는 마치 외국처럼 건물이 아름다웠다. 눈까지 내리자 동화의 나라에 온 것 같았다.

    장대한은 오미경과 함께 이튿날 오전에도 스키를 탔다. 스키장에는 가족과 함께 온 사람들도 많았다. 아이들이 스키를 타느라고 환성을 질렀다. 점심식사를 하고 서울로 출발했다. 고속도로는 서울이 가까워질수록 정체되었다. 장대한은 휴게소를 자주 이용하여 쉬엄쉬엄 운전했다. 서울에 도착하자 이미 밤이 되어 있었다.

    “피로하지? 내가 욕조에 물 받을게.”

    오미경의 집에 도착하자 그녀가 욕조에 물을 받았다. 장대한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푹 쉬었다. 오후 내내 운전을 했기 때문에 피곤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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