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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동반성장, 제로섬 관계에서 공생하는 윈윈 관계로- 김덕수(㈜효성 창원공장 총괄공장장)

  • 기사입력 : 2014-03-1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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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콩과(科) 식물과 뿌리혹박테리아는 공생관계이다. 뿌리혹박테리아는 콩과 식물의 뿌리에 살며 물과 양분을 섭취하고 그 대가로 공기중의 질소를 뽑아내 콩과 식물에게 준다. 콩과 식물은 이를 이용해 단백질의 보고인 콩을 생산해 낸다. 이들의 공생관계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서로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콩’이라는 생산물을 함께 만들어 내기 때문일 것이다. 바람직한 모기업과 협력업체의 관계도 이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주고받으며 성장해 나가고 서로의 협력으로 재화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이는 오늘날 대두되는 동반성장의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기업 간의 동반성장을 거시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기업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 이상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첫째, 동반성장은 기업에게 지속가능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수단을 제공한다. 산업의 융·복합화와 기술의 복잡성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경쟁의 양상도 기업 네트워크 간의 경쟁으로 전환됐다. 네트워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 간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동반성장은 국민경제의 차원에서 지속적인 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의 필수 요건이다. 동반성장은 중소기업의 성장 및 창업을 촉진하는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경제 성장은 다시 기업들의 활동을 장려하는 토대가 되며 이를 통해 또다시 경제가 발전하는 긍정적인 선순환이 계속되게 된다.

    마지막으로 동반성장은 공정한 사회의 초석이 된다.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탈피하고 ‘기회 균등, 공정한 경쟁, 노력에 따른 성과공유’라는 풍토를 조성한다. 이를 위해 모기업과 협력업체는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진정한 파트너가 돼 공정 거래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동반성장의 대전제는 모기업과 협력업체의 자발적인 공동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한쪽만의 노력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기업은 동반성장의 선도자로서, 중소기업은 역량 있는 파트너로서 서로 신뢰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하며, 이를 통해 제로섬(zero-sum) 관계가 아니라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진정한 윈윈(win-win) 관계로 도약할 수 있는 것이다.

    ㈜효성은 동반성장을 사회적 책임이자 지속성장가능경영을 위한 핵심으로 여기며, 전담 조직을 갖추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자금 지원, 판로개척·기술지원, 교육·인력지원, 경영지원, 소통강화 등 다섯 영역에 걸쳐 동반성장 프로그램 재정비가 이뤄졌다. 특히 동반성장협약사의 대금지급조건을 익월 10일 현금 지급으로 개선한 것은 기업 거래를 하는 효성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는 결정이었지만, 협력업체가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을 충족시켰던 지원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초고압변압기, 차단기 등 중전기기를 생산하는 창원공장은 협력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지원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다. 공동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기술교육과 컨설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필자는 2013년부터 창원공장 협력업체 생산현장을 매주 방문해 품질지도는 물론, 협력업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협력업체 간담회와 협력업체 임직원이 효성 창원공장을 방문하는 견학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품질 향상 방향성에 대해 공유하고 있다.

    동반성장 추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모기업과 협력업체가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반응하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 무엇을 더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더 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될 때 동반성장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더불어 받을 준비를 하고 받은 것을 잘 이용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동반성장이 풍부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주고받는 쪽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며, 이것이 곧 기업 생태계에서 바람직한 공생 관계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김덕수 ㈜효성 창원공장 총괄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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