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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주소 전면 사용, 생활이 편리해집니다- 이병형(거창군 민원봉사과 새주소담당)

  • 기사입력 : 2014-03-1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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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00여 년간 사용해 온 지번주소를 대신해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구성된 도로명주소가 전면 사용된 지 3개월을 맞고 있다. 하지만 민원실을 방문하는 민원인 가운데 도로명주소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그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다.

    지번주소는 1910년대 일제 강점기 때 세금을 걷기 위해 토지를 나누면서 번호를 붙인 ‘지번’을 사용한 것이다. 처음에는 하나의 토지 위에 건물이 하나씩 있었지만 그 뒤 건물이 많이 들어서면서 지번을 계속 분할·합병해야 했다. 결국 지번 체계가 복잡해지면서 지번만 보고는 위치를 찾기 힘든 상태가 됐다. 이에 2011년 7월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이뤄진 새 주소가 전국적으로 동시에 고시됐다.

    새주소는 간단하면서도 편리한 수학적 원리를 담고 있다. 먼저, 도로명은 대로나 로, 길로 끝난다. 도로 폭이 40m를 넘거나 왕복 8차선 이상 도로는 ‘대로’라고 쓴다. 거창읍 대평리에서 북부주유소를 연결하는 ‘거창대로’와 같은 경우다.

    대로보다 작지만 폭이 12m를 넘거나 왕복 2차선 이상 도로는 ‘로’라고 쓴다. 강변로, 거열로, 아림로, 중앙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밖의 도로에는 과거의 지역적 역사가 반영된 계수나무길이나 빙기실길처럼 ‘길’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큰 도로에서 작은 도로가 갈라진 경우에는 큰 도로명과 함께 숫자를 써서 ‘거창대로1길’처럼 이름 짓기도 한다.

    건물번호는 건물의 정문과 만나는 도로를 기준으로 번호를 붙인다. 도로가 시작하는 곳에서 끝나는 곳 방향으로 20m 구간마다 붙여진 기초번호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때 번호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올라간다.

    동쪽이나 북쪽을 바라볼 때 도로 왼쪽 건물에는 홀수 번호, 오른쪽 건물에는 짝수 번호가 붙기 때문에 20m마다 숫자가 2씩 올라가는 셈이다. 한 구간 안에 여러 건물이 있다면 두 번째 건물부터는 가지번호가 덧붙는다.

    도로명주소의 시작은 1666년 영국 런던에서 대화재가 일어난 뒤 도시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쓰기 시작했다. 도로명주소의 편리성이 알려지면서 대부분의 국가가 도로명주소를 사용하고 있다. 북한 역시 1960년대부터 쓰고 있다. 새 주소는 지도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위치뿐 아니라 거리까지 알려주기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도로명이 대로, 로, 길 중 어떤 이름으로 끝나는지를 보면 도로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고, 건물번호를 보면 방향도 알 수 있는데 길을 갈 때 늘어선 건물의 번호가 커지고 있다면 동쪽이나 북쪽으로 가고 있다는 뜻이다.

    도로명판도 마찬가지다. 막 들어선 도로의 도로명판이 ‘1→100’처럼 작은 숫자부터 적혀 있다면 동쪽이나 북쪽으로 가고 있다는 의미다.

    건물이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집이나 아파트처럼 주거용 건물은 위가 뾰족한 오각형 또는 직사각형의 번호판이 붙어있고 공공기관은 원형의 번호판이 붙어 있다. 문화재나 수승대 같은 관광지는 식빵 모양의 갈색 번호판을 쓴다. 관공서·문화재에는 외국 관광객도 알기 쉽게 국제표준의 그림표지를 같이 넣는다.

    지금이라도 신분증에 도로명주소가 기재 안 된 분들은 가까운 읍·면사무소를 방문해 도로명주소 스티커를 부착할 것을 권한다. 이제 도로명주소 사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만큼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길 찾기, 우편배달은 물론, 실생활 전반에서 생활속 주소로 정착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병형 거창군 민원봉사과 새주소담당


    ※여론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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