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여자 직원이 순발력있는 대처로 보이스피싱(전화 금융사기)을 막았다.
창원미래신협 봉곡점에 지난 7일 오후 2시께 배모(69·여) 씨가 찾아와 계좌번호를 보여주며 500만 원을 송금해달라고 요청했다.
배 씨가 누군가 통화 중인 것을 수상하게 여긴 직원 김성희(26·여) 씨는 생활비 정도의 금액만 찾아가던 평소와 달리 갑자기 큰 돈을 부쳐달라고 요구해 사기로 직감, 종이에 글씨로 아는 사람인지 적어 물었다.
배 씨는 한참을 머뭇거리다 김 씨에게 "서울에서 공부 중인 아들을 붙잡고 있다며 돈을 보내라면서 신고하면 죽이겠다고 했다"며 "아들이라고 바꿔준 사람의 말투가 어눌해서 수상했지만 많이 맞아서 그렇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창원서부경찰서 명곡지구대에 곧바로 신고한 뒤 다른 직원들과 함께 배 씨의 아들에게 연락했다. 30통 가까이 전화를 걸었지만 아들은 받지 않았고 배 씨는 "빨리 돈을 부쳐달라"고 독촉했다.
김 씨는 돈을 보내지 않고 버티면서 통화를 시도한 끝에 배 씨 아들과 연락이 닿았다.
배 씨는 아들 목소리를 듣고 울음을 터뜨렸다.
입사 10개월 남짓된 김 씨는 "보이스피싱을 대비한 사이버교육을 받았고, 평소에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창원서부경찰서는 14일 김 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김언진 기자 hope@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