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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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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기술 격차- 이명용 경제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4-03-2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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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중학생들은 고교 진학 시 과학고나 외국어고, 자립형 사립고 등을 선망한다. 하지만 1970년대만 하더라도 평준화되지 않은 명문 인문계 고교나 특성화된 공고가 인기를 끌었다. 특히 공고의 경우 공부는 잘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운 농촌 학생들이 학비 등을 면제받고 학교를 다닐 수 있는 데다 졸업 후에는 바로 취업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았던 것 같다.

    ▼1950년 6·25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우리나라가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성장한 이면에는 정부가 공업국가를 지향, 기술인력 육성 등에 적극 나선 결과다. 당시 우리나라도 독일이나 일본 등 선진국의 각종 기계를 들여와 사용하려다 보니 특성화 공고를 통해 우수 학생을 선발, 양성해 산업현장에 기능인으로 투입했다. 또 전문기술인력 양성을 위해 기능대학(현재 폴리텍대학)을 설립하고 기능인력을 중시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1970년대에 형성된 이런 분위기가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17일 발표한 ‘2013년 주요국별 산업기술 수준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은 일본과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년 사이 격차가 오히려 벌어졌다고 한다. 하확만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면서 우리나라와의 기술 격차는 계속 좁혀지고 있다. 특히 우리가 우위를 점했던 반도체, IT(정보기술) 융합 등 분야에서 격차를 더욱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경제대국으로 떠오른 중국과 전통의 경제강국 일본에 이웃한 한국이 그 틈바구니에 끼여 발전이 정체한다는 ‘샌드위치론’이 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각국 간 생산기술상의 격차가 무역발생의 원인이 되고 무역패턴 결정에 지배적 작용을 한다는 기술격차론의 이론이 우리에게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현재 우리의 주요 먹거리 분야가 세계 시장에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단순한 스펙보다 현장의 기능인을 우대하는 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 

    이명용 경제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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