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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촬영' 마포대교 철통보안…시민들 관심

일부 팬들 밤샘·상경해 대기했다 발길 돌려…여의도에는 벚꽃 인파
현장 통제 속 곳곳 승강이…'CCTV 생중계' 논란 빚기도

  • 기사입력 : 2014-03-30 19: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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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일 서울 마포대교 일대에서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의 촬영이 이뤄졌다.

    마포대교 양방향 통행이 제한된데다 많은 시민과 취재진이 몰려 극심한 체증을 빚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큰 혼잡은 없었다. 다만 오후 들어 여의도에는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나온 시민, 차량들이 몰려 북적였다.

    어벤져스 팬을 자처한 일부 시민들은 망원경까지 챙겨 달려왔지만 현장 접근조차 쉽지 않은 탓에 멀리서 촬영팀의 움직임만 확인한 채 돌아서야 했다.

    ◇현장 철통 보안…기념사진 찍으려는 시민과 승강이

    경찰은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마포대교 양측 통행을 제한했다. 현장 통제는 겹겹이 이뤄졌다.

    촬영장비를 실은 5t 트럭 30여대가 마포대교 북단으로부터 100m 가량 떨어진 불교방송 앞에서부터 마포대교까지 2개 차로를 막았다. 경찰은 또 마포역과 여의나루역 일부 출입구와 마포대교 양 끝단 인도 통행을 제한했다.

    경찰은 마포대교 남단과 북단에 각각 2개 중대(180여명)의 병력을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모범운전자회 60여명, 영화사 측 스태프 70여명도 동원됐다.

    경찰은 마포대교를 향해 가는 시민들을 일일이 붙잡고 "어디로 가시냐"며 묻고 "어차피 촬영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며 돌아갈 것을 권유했다. 통제선에는 경찰차와 소방차, 구급대 등이 배치됐다.

    경찰은 또 안전사고를 우려해 한강변의 상가나 아파트, 오피스텔 등 높은 건물의 출입을 통제했다.

    여의도에 있는 한 12층짜리 아파트의 11층 복도에서 만난 시민 이모(52)씨는 "여의도 트윈타워, 한전, S아파트 등 다 가봤지만 출입을 제지당했다"며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차량이 왔다갔다하는 거 빼고는 보이는 게 없다"고 불평했다.

    서울시내 도로 통행량은 오전에는 평소 일요일보다 한산하다 오후 들어 늘었다.

    서울지방경찰청 도로교통센터 관계자는 "오후 들어 나들이 차량이 늘면서 공덕로터리에서 마포대교 북단 구간이 정체현상을 보였다"며 "신촌로터리와 공덕로터리 등 길목에서 우회를 안내하고 영화 촬영에 대한 홍보가 잘 돼 큰 혼잡은 없었다"고 말했다.

    버스 노선이 변경되는 등 시민들의 불편도 잇따랐다. 평소 마포대교를 오가는 시내버스 160번의 회사 관계자는 "공덕역에서 마포대교로 곧장 가지 않고 서강대교로 돌아와야 하는데다 벚꽃 인파까지 겹쳐 소요 시간이 30분 이상 더 걸렸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엄격한 통제 때문에 곳곳에서 승강이가 벌어졌다.

    한 방송사 취재진이 통제선 밖에서 마포대교를 향해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자 영화사 측 인력들이 "통제선 밖에서 찍는 것도 안 된다"며 막았다.

    도로변에 만개한 목련꽃을 찍으려던 시민들을 촬영장을 찍는 걸로 오해한 영화사 측 관계자들이 막아서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당을 받고 안전요원으로 고용된 한국인들은 "미국 제작사 측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 건물에 몰래 들어가 통화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찜질방서 자고·망원경까지 챙겨왔지만…"보이는 게 없다" 돌아가

    서울 한복판에서 진행되는 할리우드 영화 촬영 현장을 보려고 아침 일찍부터 달려온 시민 수십 명이 있었지만 현장 접근조차 쉽지 않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오후 들어 여의도에는 인파가 몰렸으나 마포대교 쪽으로 잠시 시선을 두긴 했지만 곧 벚꽃 정취를 즐기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다만 오후 5시 30분께 수십대의 촬영 차량이 빠져나가자 혹시 배우는 없는지 확인하겠다며 고개를 돌리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예년 벚꽃 축제 시즌과 비슷한 풍경"이라며 "시민들이 영화 촬영보다는 벚꽃 구경에 더 관심을 둔 듯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망원경과 도시락 등 준비물을 챙겨 먼길을 달려온 '극성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도 광명에 산다는 김종우(20)씨는 "어벤져스 시리즈의 팬"이라고 소개하며 "일찍 도착하려고 친구 3명과 근처 찜질방에서 잤다"고 말했다.

    오전 5시 30분께 도착해 마포대교에 있던 그는 15분 만에 통제선 밖으로 보내져 11시까지 주변을 맴돌았다.

    전북 익산에서 친구와 함께 왔다는 노재현(18) 군은 "금요일 수업이 끝나자마자 출발해 친척집에서 자고 어제 아침에 현장 답사까지 마쳤다"며 "어젯밤에 PC방에서 자고 오전 6시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노군은 "배우와 스태프들이 드나들고 팬서비스 정도는 해줄 줄 알았는데…"라며 돌아가자는 친구의 만류에도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이날 현장에는 특히 외국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경기도 가평에서 온 미국인 영어교사 타마라(40·여)씨는 "망원경까지 챙겨 오전 5시에 출발했다"며 "오늘은 다소 불편하겠지만 나중에 영화를 확인하면 서울 시민들도 자랑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김포에서 출발, 오전 6시께 도착했다는 미국인 영어교사 데릭 로즈(32)씨 등 2명은 정오께 15분 만에 점심을 먹고 돌아와서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지는 않았냐"고 주변에 물었다.

    그는 "원래 영화 촬영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촬영이 끝날 때까지 현장을 지켰다.

    ◇누리꾼 논란 여전…'CCTV 생중계' 소동도

    한산한 현장과는 달리 이날 포털사이트에는 '어벤져스'가 상위 검색어를 차지하면서 관심이 이어졌다. 특히 오전에는 서울시 CC(폐쇄회로)TV를 통해 촬영현장이 생중계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때 서울시설관리공단에 접속이 폭주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언론보도를 통해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오전 11시부터 인터넷으로 볼 수 없도록 조치했다"며 "본래 도로교통정보를 제공하는 게 목적인데 영화 촬영으로 영상을 제공할 필요가 없어진데다 저작권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촬영 지원에 대한 찬반 논란도 여전했다.

    네이버 아이디 'mos*****'s는 "기왕이면 대한민국 서울이 좋은 이미지로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며 "촬영분이 상영시간 20분 정도라고 하던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우리나라 영화 촬영 한다고 미국 뉴욕 거리 통제 가능할까요? 한편으로는 조금 비참하다"(아이디 'nav*****'), "막 때려 부수는 장면이라던데 경제효과가 있을까"(아이디 'so_*****') 라는 의견도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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