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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 이야기] 간판이 중요하다

  • 기사입력 : 2014-03-3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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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끔 가는 일식집이 있다. 코스요리를 시켜도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데다 무엇보다 맛이 좋다. 주인이 직접 주방을 보는데, 주 재료인 횟감을 새벽 어시장에서 가져온 최고급 자연산만 사용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위기가 있었다. 그렇게 하는데도 장사가 잘 안 됐기 때문이다. 맛을 아는 단골만 간간이 드나드는 정도였다.

    위치가 조금 외지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장사가 안 될 곳도 아니었다. 가게 상호가 ‘△△일식’이었는데 주인의 기운과 맞지 않는 이름이었다.

    그래서 상호를 한 번 바꿔 보자고 설득해 음양(陰陽)의 조화가 맞는 이름으로 고쳐주었다. 이후 얼마 가지 않아서 차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더니 1년 정도 지난 지금은 인근에서 가장 잘 되는 식당 중에 하나가 됐다. 이후 나는 그 식당의 VVIP 손님이 됐다.

    며칠 전에는 미용실 이름을 하나 지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미용전문대학을 졸업하고 개업할 경제적인 능력도 없고, 현장 경험도 부족해 미용실 직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여성이었다.

    그동안 다니던 미용실이 목도 좋고 미용사들이 실력도 있었는데 장사가 안 돼 폐업을 하는 바람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별러 왔던 자신이 원장이 되는 길을 택한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의 가게를 갖게 되는 것인 만큼 그동안 갈고 닦은 기술을 자기 사업장에서 펼쳐 보일 수 있다는 데서 설레고 기대가 크다.

    하지만 대출도 하고 그동안 모아뒀던 돈을 전부 투자한 것이라, 기대가 큰 만큼 ‘안 되면 어쩌지’ 하는 불안하고 걱정되는 것도 숨길 수가 없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간판을 달려고 하니 상호를 짓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 전에 일하던 곳이 망한 이유가 상호도 한몫을 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전번 미용실의 이름은 원장의 이름을 앞에 붙인 ‘000 헤어숍’이었는데, 고객들이 쉽게 기억하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면서 ‘브랜드’는 하나의 화두이고 최상의 가치이기도 하다. 누구나 태어나면서 이름을 가지게 되고, 누구나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그곳이 비록 혼자서 꾸려나가는 조그마한 공간이라고 해도 이름이 있기 마련이다.

    그 이름에 따라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으니 이름이 주는 힘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업종을 불문하고 간판은 고객들의 첫 방문의 기준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체인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본사 규정에 맞게 알아서 제작이 되니 선택의 여지가 있을 수 없지만, 창업이나 재개업하는 경우에는 간판과 상호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미용실의 경우, 눈에 잘 띄는 간판과 세련된 이름으로 시선을 끄는 것이 좋다. 어떠한 것이든 간판의 핵심은 상호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기 위해 이름을 앞에 두고 무슨 ‘헤어숍’, ‘헤어살롱’ 등의 이름은 외우기 쉽다는 장점은 있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가 어렵고 고객이 금세 까먹는다는 아주 큰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이름은 첫째, 간단하게 지어야 한다. 둘째는 흔하지 않게, 셋째는 외우기 쉽게, 넷째는 뜻을 담아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부르기 쉽고 쓰기 쉬운 이름이라고 해도 성명학적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면 감점 요인이다.

    또 무조건 글씨가 크고, 간판을 크게 달아야만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간판이 가게 규모보다 턱없이 큰 것은 그 간판이 가게를 짓누르는 형국이 되므로 좋지 않다.


    역학연구가·정연태이름연구소

    www.jname.kr (☏ 263-3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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