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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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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과학기술과 패션, 그리고 경제- 이정숙(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경남지역연합회장 )

  • 기사입력 : 2014-03-3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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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의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의식주라는 말의 순서도 있지 않은가? 특히 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 옷은 자아정체감 형성과 또래집단에 대한 소속감과 동조성에 외형적으로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투습방수성(몸에서 발산한 수증기는 통과시키되 빗방울은 막아주는 성질) 원단으로 유명한 고어텍스(Gore Tex) 재킷이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교복처럼 입힌다고 말들도 많았다. 문제가 된 것은 그 소재로 만든 특정 브랜드 옷이 상당히 고가라는 데 있었다.

    이와 같이 요즈음 뜨고 있는 기능성 의류소재들은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날로 진화하고 있다. 이들이 빛을 발하고 있는 의류 분야는 각종 스포츠 의류와 등산복을 대표로 하고 있는 아웃도어 의류라고 할 수 있다. 지난달에 끝난 러시아 동계 올림픽 경기에서 선수들의 운동복을 보면 그 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

    기록 향상이 생명인 스포츠 경기에서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경기력 향상을 위해 끊임없는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선수들의 기량이 물론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 경기 특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과학적인 소재 개발과 의상디자인 개발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그간의 노력으로 섬유강국인 우리나라에서는 새로운 과학기술을 접목한 신소재, 첨단소재, 고기능성소재, 산업용 소재 등으로 다양한 합섬 소재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서, 과거의 비중보다는 낮아지긴 했지만 수출도 여전히 잘 하고 있다.

    고준한 히말라야 같은 높은 산을 오르는 산악인 광고를 보고 우리는 탁월한 기능성과 감성 이미지에 감동을 받아서 등산복을 구입한다. 뿐만 아니라 꽃구경할 때도 입고, 해외 여행할 때도 입고, 평상시에도 입고 다니고, 심지어는 출근할 때도 입고 다닌다. 그래서 계속 불경기에 경제가 아무리 침체됐다고 해도 용도가 많은 아웃도어 의류 시장은 해마다 계속 성장해 왔다.

    품질의 차이는 물론 있지만 대체로 좋은 기능성 소재에 개성이 넘치는 패션 디자인을 접목한 아웃도어 의류가 메가 트렌드처럼 넘치고 있다. 이런 기능성 의류는 기본적으로 투습방수가 돼 쾌적하고, 질기고, 방풍도 되고, 보온성도 좋고, 신축성도 좋아 활동하기 좋으니 왜 안 좋겠는가? 거기에 촉감과 색채 디자인이 나날이 개선되어 감성적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은근히 패션 브랜드가 주는 남다른 만족감도 즐기면서, 이제는 섬유소재 강국에서 패션문화 강국이 돼야 할 시점이라고 다들 강조하고 있다. 지하철에 타면 모든 이들이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모두들 오직 스마트폰만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우리들 모습에서 IT 강국을 느끼면서, 스마트폰이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잠들 때까지 매시간 함께하는 일상생활의 필수품이 됐다.

    의류에 IT를 접목한 연구도 꽤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지만 아직 일반인을 위한 실용화 단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러 면에서 부족하기만 한 스마트 웨어 (웨어러블 컴퓨터)가 최근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옷이라고 입기에는 너무나 장벽이 높았던 스마트 웨어가 이제는 스마트폰 후속 기기연구 대상으로 되어 패션의 액세서리처럼 응용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구글에서 개발한 안경이나, 애플의 스마트워치 개발이 속도를 더하고 있다. 사람 몸에 걸치는 옷처럼 패션의 속성을 중시해 글로벌 IT 기업들이 패션 업계와 융합 연구를 시작하고 있다. 향후 미래에는 스마트폰이 웨어러블 스마트기기로 전환돼 우리 몸에 부착시키는 형태로 발전돼 갈 것으로 예측된다.

    사람을 중심으로 한 의류패션 분야는 융합적 학문 성격을 갖고 있고, 요즈음 새롭게 조명하고 있는 창조 경제에 매우 적합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IT를 비롯한 과학기술과 패션의 융합연구는 시장의 확장과 더불어 창조경제를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숙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경남지역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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