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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근로- 김주경

  • 기사입력 : 2014-04-0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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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청 앞 잔디광장에 희망꽃이 피었다

    속도전에 숨이 가쁜 로터리 한가운데

    온 몸을 풀 더미에 묻은 정중동의 꽃무리



    바닥에서 바닥으로 주소를 옮겨가며

    도시의 환부마다 까무룩 엎드리던

    저들의 거친 손끝에서 도시는 완성된다



    토끼풀 애기똥풀 언제 뽑힐지 모르는

    시한부 이름들이 스크럼 짜고 앉아

    희망을 돋을새김 한다

    꽃, 꽃, 꽃,

    내 어머니

    ☞ 그녀는 토끼풀 애기똥풀 이름만 들어도 작은 꽃 같지, 어쩌다 들여다보면 온 몸으로 망울을 터트리는 씩씩한 꽃 같지, 멋 내지 않았지만 소박해서 더 어여쁜 풀꽃 같지, 시 쓰다 시조로 걸음 바꿔 스스로 정형의 틀 안에 갇히길 원한 조용한 성향처럼, 그녀가 사는 시의 화단에는 언제 뽑혀나갈지 모를 시한부 이름들 찰진 거름이 되지, 버림받고 상처 난 꽃에게도 햇빛 차고 향기 넘치지, 그래서 어머니 사랑처럼 시들지 않는 행복꽃 희망꽃 모두 어울려 피지. 주소지 옮길 일 없이 도시 환부마다 돋을새김으로 완성되는 꽃 피지, 시인과 꼭 닮은 착한 꽃 그 따뜻한 시 담을 넘어 먼 길까지 가득 환하게 꽃꽃꽃 피지. 김혜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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