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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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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김명희

  • 기사입력 : 2014-04-1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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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도 길바닥에 나앉았구나

    이 빠진 청춘과

    샛노란 추억의 갈림길에서

    구름 한 장 끌어다 덮고

    용케도 참고 있구나

    보도블록 틈새라도

    등때기 붙일 수 있어

    행복하다 고개 끄덕이지만

    흘러간 어둠과 눈물

    헛발로 맴돌지 않도록

    뿌리째 신경통 않는

    무릎 사이

    하얗게 흔들리는

    봄볕이여

    ☞ 시인은요 작은 것에도 감동하고 행복을 느끼는데요, 그런 그녀 보도블록 틈에 핀 민들레를 보았어요. 들판을 두고 먼 곳까지 날아와 하필이면 도심 한복판에 뿌리 내린 작은 민들레를요, 어쩌면 새삼 이 빠진 청춘 같고 흘러가버린 어둠 또는 눈물 같고 낡아서 퇴색한 추억 같지만 의연한 그녀에게도 눈부신 청춘과 빛나고 아름다웠던 시간 있었겠지요. 행복했던 순간이 봄 볕 아래 겹쳐 떠오르면서 하얗게 흔들리는 자신과 닮은 얼굴을 마주했어요. 허전하고 애잔한 마음 애써 고개 끄덕이지만 헛발로 맴돌까 조바심 이는 가슴앓이는요, 가벼운 구름으로도 무릎이 시리고 아파 와요. 누군가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왠지 길바닥에 나앉은 서글픈 기분 문득 위로받기에는 나이를 잊은 여린 그녀 눈물마저도 따뜻한 시인이지요. 김혜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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