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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혁명기념일/ 마산 중앙부두 김주열 열사 시신인양지에 가보니

추모 벽화 가린 씁쓸한 시민의식
3·15의거벽화 앞 주차장 전락
문화재 보호구역 ‘무색’

  • 기사입력 : 2014-04-1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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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앙부두 김주열 열사 시신인양지 ‘3·15의거 벽화’ 주위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성승건 기자/


    4·19혁명기념일을 이틀 앞둔 17일 오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앙부두 내 김주열 열사 시신인양지는 한마디로 을씨년스러웠다. 김 열사의 영정 앞에 누군가 가져다 놓은 꽃바구니가 비바람에 쓰러져 있다. ‘추모의 벽’ 안까지 차량이 들어와 보호구역 일부가 주차장처럼 쓰이는 것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이곳은 지난 2011년 9월 경상남도 기념물 제277호로 지정됐다. 민주화운동 관련 장소가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국내 처음이다.

    그러나 아파트 단지와 각종 무역업체 건물 사이에 조그맣게 마련된 인양지는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지난 3월 김주열 열사 추모사업회(이하 사업회)는 길이 30m, 높이 1m50㎝의 보호구역 담장 안팎으로 ‘3·15의거 벽화’를 조성했다. 또 문화재 구역 안에 ‘추모의 벽’도 세웠다.

    학생들이 독재타도를 외치는 장면과 최루탄이 얼굴에 박힌 김 열사의 발견 당시 모습이 ‘3·15 의거 벽화’ 담장 바깥면을 장식하고, 안쪽으로 김 열사가 교복을 입고 두 손을 하늘을 향해 활짝 벌린 채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형상이 묘사돼 있다. 동서화합을 의미하는 ‘동서화합대장승’이라는 문구도 새겨져 있다.

    ‘추모의 벽’에는 이동재 시인의 ‘김주열, 그는 역사의 눈이다’와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 4·19혁명 민주영령 186명 영정, 가수 손인호가 부른 추모곡 ‘남원 땅에 잠들었네’의 악보가 걸려 있다. 지난 11일 열사의 모교인 남원 금지중학교와 금지동초등학교, 마산용마고 학생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과 ‘추모의 벽’ 제막식을 갖기도 했다.

    백남해 사업회 회장은 “이번에 조성된 추모의 벽과 3·15의거 벽화는 김 열사의 주된 이미지로 각인된 최루탄이 박힌 모습에서 미래지향적 이미지로의 변화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양지 주변에 불법주정차 단속을 예고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데도 차량 10여대가 벽화를 따라 버젓이 주차돼 있다. ‘협조를 바란다’는 문구가 새겨진 주차금지 장애물도 벽화 쪽으로 모두 밀어붙였다. 때문에 가까이서도 멀리서도 ‘3·15의거 벽화’를 조망하기는 불가능했다.

    사업회 관계자는 “벽화 구간은 역시 문화환경보존구역이고 인양지점과 추모의 벽을 포함한 부둣가 100m 구간은 문화재보호구역인데도 이곳에 접안하는 선박 관계자 등이 주차를 하면서 마찰이 있어 왔다”며 “수차례 항만청에 협조를 구하고 경남도와 창원시에 주차금지구역 설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민들이 인양지를 찾아오면 문화재구역 내 차량문제를 꼭 지적한다”며 “관계 당국의 문화재 취급 소홀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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